메뉴 건너뛰기

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산다이바나시

여동생
구멍
입덧

22시 57분 시작

11월 9일
눈을 떠도 여동생은 없다.

11월 10일
여동생이 죽은 지도 어느 새 10일이다. 나는 내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내 여동생이 죽은 방법과 똑같이 배에 바람구멍을 뚫어주기로 했다. 소중한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아서.

11월 11일
오늘은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항상 하나 정도는 있었는데.

11월 12일
나는 여동생의 방에 들어가 보았다. 분명히 단서가 있을 것이다.

11월 13일
여동생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무언가를 찾았다.
10월 27일 여동생의 블로그 포스팅.
내 눈을 끄는 단어는 하나였다.
입덧.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11월 14일
마저 블로그 포스팅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그리고 또 다른 글을 발견했다.
10월 1일.
그녀의 포스팅에는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오늘 드디어 했습니다.]

이 녀석이다. 내 여동생의 상대. 이 녀석이 범인일 것이다.

11월 15일
그 녀석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도대체 누구냐.

11월 16일
내 동생과 친하다고 하는 사람들의 정보가 필요하다.

11월 17일
오늘 경찰이 다시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리고는 여러가지 질문을 한 뒤 다시 떠났다.

11월 18일
꽤나 친하게 지낸 것처럼 보이는 친구들의 사진이 나왔다. 한 명은 여자. 한 명은 남자.

11월 19일
여자 쪽을 일단 범인이라고 의심한다. 그리고 조사를 시작한다. 남자는 전혀 동기가 안 보인다. 겨우 임신했다는 이유로 내 동생을 찔러죽일 리가. 사랑하는 사이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1월 20일
우선 남자애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다. 슬픈 기색이 눈에 띈다. 남자는 분명히 범인이 아니다.

11월 21일
여자애를 만났다. 남자애와 똑같았다. 하지만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11월 22일
내가 생각하는 게 완전히 착각일 수도 있겠다.

11월 23일
어제 그녀는 내 동생의 방에 와서 흐느껴 울었다. 어떻게 된 거지. 내 눈이 틀렸던 건가.

11월 24일
완전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무죄다. 그가 범인이다.

11월 25일
그래. 그가 분명하다.

11월 26일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는 문을 닫고 대화를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왔다.

11월 27일
오늘도 그 집을 찾아갔지만 그는 열어주지 않았다.

11월 28일
그 집 앞에 경찰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그리고 나는 들었다.
그가 투신자살했다고.

11월 29일
죄책감...이겠지.


"뭐 사실과 다른 점은 없었나?"
수사반장은 말했다.
"없었습니다. 전부 다 저희가 조사한 그대로입니다."
수사원 한 명이 대답했다.
"다만..."
"다만?"
"아닙니다."
"그럼 됬어. 남의 일기장 너무 오래 들춰보는 것도 나쁜 짓이야. 빨리 돌려줘."
"알겠습니다."

12월 1일
일기장이 다시 돌아왔다. 그래. 진실을 밝혀주지.
내 여동생을 죽인 건 나다.
내 여동생을 임신시킨 것도 나다.
대놓고 남이 보란 듯이 일기장을 거짓으로 적은 것도 나다.
내 여동생의 친구를 밀어버린 것도 나다.
처음에는 여자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랬을 경우 내 일기장의 내용과 꼬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힘들긴 했지만 남자애를 죽였다.
뭐? 겨우 임신했다는 이유로 동생을 찔러죽일 리가 없어?
웃기시네.
사랑하는 사이에는 있을 수 없는 일?
내가 언제 내 동생을 사랑했지? 그저 노리개였을 뿐이었는데.
사회에서 사라지는 건 저 두 사람으로 충분해.
나는 더 살고 싶거든.

그는 종이를 찢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종이를 구긴 후 그걸 화장실 변기 속에 내려버렸다.






23시 40분 종료

====================================================================================
필력의 한계를 실감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창작게시판 사용안내 [12] 하레 2011.04.26 14472
95 [2] 사과박세준 2011.05.25 182
94 산다이바나시 [북극, 산, 바나나] 하루카나 2011.05.25 264
93 본격 내가 결혼해줄게! 하는 만화 (BGM) [8] 횃불남자 2011.05.25 167
92 산다이바나시 [책, 체스, 사과] [5] 하루카나 2011.05.25 165
91 배설 [3] 우동닉 2011.05.24 178
90 산다이바나시 [하나자와 카나, 야동, 홈런] ※15금 [20] 니어리 2011.05.24 485
89 단편소설 (소원) [8] 에일리언 2011.05.24 203
88 산다이바나시 (책,체스,사과) [4] 쓰르 2011.05.24 214
87 산다이바나시 [커피, 인터넷, 리포트] [1] 하루카나 2011.05.24 225
86 자작 단편 소설 『모닥불』 [1] 모순나선 2011.05.24 191
85 11/05/24 산다이바나시{종달새 무지개 풀피리} [6] 모순나선 2011.05.24 185
84 산다이바나시 [전파녀, 호랑이, 죽도] [6] 하루카나 2011.05.23 194
» 산다이바나시 [여동생, 구멍, 입덧] [11] 하루카나 2011.05.23 664
82 모작-집구석에서찾은것 [11] 달이우는밤 2011.05.23 446
81 하치쿠지 미레이토 [8] 전설의잉여 2011.05.23 367
80 공좀 들인 슈타게. 바이토쨩 모에모에큥~ [6] 리카아메 2011.05.22 261
79 모작-그림연습 [5] 오노데라 2011.05.22 230
78 하치쿠지 미레이유가 대세인듯 해서 [8] 에일리언 2011.05.22 261
77 산다이바나시 [인두, 얼룩말, 아프리카 대평원] [2] 하루카나 2011.05.22 183
76 쓰리런 글쓰기 (김밥, 스케치북, 무지개) [8] 하레 2011.05.22 23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