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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11시 41분 시작

전파녀
호랑이
죽도

12시 41분 점심

13시 00분 복귀

"뭐야."
"떨어지자."
"기분나빠."
"저리 가!"
모두가 그녀를 피한다. 항상 이상한 말만 중얼거리고, 눈은 허공을 보고 있으며, 실실 웃고 있다.
그녀는 전파녀? 라고 하는 존재다. 마치 다른 차원의 전파를 받는 듯 모를 말만 하는 존재. 그게 그녀다. 평범한 소년이 그런 그녀의 진실을 보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다.

요시쿠니 카이토는 들어가자마자 옆에 들고 있던 자신의 머리보호대를 떨어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가 피해다니는 그녀가 죽도를 든 채 완벽한 자세로 연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보호대가 바닥을 한 번 치는 순간 그녀는 당황하여 이 곳을 돌아보았다. 커다랗게 눈을 뜨고. 그리고 그녀는 입을 열고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 보였다.
"저..저..저기...저..저길 봐!"
정적만이 흘렀다.
"천사가 구름의 모습으로 내려오고 있어!"
그는 뒤쪽의 문을 닫았다.
"히도이요!"
"제대로 말해봐. 너 정체가 뭐야."
"나..나?"
"그래. 너."
"어..나는...외계인! 그래 외계인!"
카이토는 갑작스레 죽도를 들어서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
탁!
죽도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말해보라니까?"
"..."
그녀는 입을 꽉 다문 채로 카이토를 노려봤다.
"왜 정신나간 척 하는 건데?"
"..."
"아, 모에를 노린 거구나!"
이번에는 그녀 쪽에서 죽도로 나를 내리쳤다. 나는 그걸 막아냈다.
"죽기...싫어..."
"뭐?"
"죽기 싫다고!"
그녀는 눈물을 흩뿌리며 말했다.
"아..알겠어...안 물어볼 테니까 울지마..."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죽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카이토는 그 날 점심시간을 죽도를 피해다니는 데 모두 써버렸다.

그 날 오후, 그녀는 다시 검도장을 찾았다. 카이토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그녀를 보고 웃었다.
"응. 대답해 줄 마음은 생겼어?"
"생긴 게 아니라 네가 협박한 거잖아. 안 오면 전부 다 떠벌리겠다고."
"어쨌든. 뭐가 죽기 싫다는 거야?"
"...오빠가 날 죽일 것 같아."
"오빠가?"
"응."
"무슨 소리야. 도대체 무슨 가족이길레."
"이미 할아버지도 죽었어. 이제 곧 아버지도 죽을 거야. 그 전에 나부터 먼저 죽을 거야. 무서워."
"...그러면 그 동안은 왜 살아있는 거야?"
"호랑이가 고슴도치를 놓고 하품만 한다는 속담 알아?"
"그게 무슨 뜻인데?"
"만만하기는 하지만 자칫 자기가 피해를 입을까봐 섣불리 해치지 못하고 그저 보고만 있다는 뜻이야."
"적당한 기회가 오면 죽는다...이건가?"
"그래."
"그런데 그게 이런 짓이랑 무슨 상관이야?"
"오빠가 나를 죽이려 하는 이유..."
"그게 뭔데?"
"유산."
"아."
카이토는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 쳤다.
"미안. 생각하지 못해서."
그녀는 또다시 눈을 부릅떴다.
"미안하면 아예 물어보지를 마!"
"어쨌든. 그러면 네가 먼저 죽이면 안 돼?"
"뭐?"
"죽기 전에 죽이면 되잖아."
"그..그건..."
"왜. 안돼?"
"그래도..."
"내가 도와줄까?"
"뭐?"
"죽이는 거."
"도와줄께."
그렇게 카이토는 악마같은 말을 입에서 내뱉었다.

"..."
"..."
정적만이 흘렀다. 두 사람은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그러면 네 비밀을 말한 대가로 내 비밀도 말해줄께."
카이토는 말했다.
"사실 나는 고아야. 부모님은 둘 다 양부모님이셔."
그녀는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부모님은 어릴 때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어. 이 정도?"
"...안 물어봤어."
"그래."
카이토는 일어났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건냈다.
"여기에 휴대폰 번호 좀 저장해 줘. 혹시라도 도움을 요청하고 싶으면 연락할 수 있게."
그녀는 휴대폰을 건내받았다. 그리고 휴대폰 버튼을 꾹꾹 누르더니 다시 그에게 건내줬다.
"야마구치 아키?"
"시끄러. 문자나 보내."
"알았어. 그럼 나중에 보자."
그는 그리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 잠시 후 아키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내용은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요시쿠니 카이토]


문이 열렸다.
"다녀왔니?"
아키의 오빠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응..."
"학교는 어땠어?"
"여전히 검은 그림자가 엄청 많았어!"
"그렇구나. 들어가서 쉬렴."
아키는 곧바로 자기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아버지가 위층에서 내려오셨다.
"어떻니?"
"안 좋아요. 여전히 그대로에요."
"그렇구나..."
"잘 돌봐줘라."
"예."
아버지는 걱정스런 모습으로 위층으로 들어가셨다. 아키의 오빠도 천천히 아버지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 문틈으로 아키는 오빠를 보고 있었다.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띠리링.
카이토는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그 곳에는 아키로부터의 문자가 있었다.
[도와줘. 무서워. 오빠를 죽여줘.]
카이토는 문자를 보냈다.
[내일은 토요일이지. XXX공원을 거쳐서 구리코마 산으로 가는 길목으로 불러.]

"내가 왜 널 따라가야 하는데."
"전설의 힘을 가진 용사와 있어야 빛이 보여!"
그녀는 소리쳤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XXX공원 입구까지 끌었다.
"난 전설의 힘을 가진 용사가 아니라고."
"그 힘은 용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에게 있는 거야!"
"난 사람의 피를 이어받았다고."
"히히. 같이 가자!"
그녀는 옆에서 팔짱을 끼고 웃었다.
"젠장."
그는 그런 그를 끌고 산 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런 대낮에 무슨 별을 본다는 거야."
'빨리 와줘.'
그녀는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 둘은 점점 인적이 드문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디까지 갈꺼야!"
"저 우주까지!"
그 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직감했다. 드디어 그가 나왔다고.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키의 오빠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이었다.
푹.

아키는 자신의 흰 셔츠를 보았다.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순간 고통이 온몸을 엄습해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쓰러졌다. 그는 자기 몸에 박힌 쇳덩이를 보았다. 어째서...
"킥. 키키키킥.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는 옆을 올려다보았다. 비록 흐린 시야였지만, 그녀의 오빠라는 건 분명했다.
"남을 죽여주겠다는 걸 그대로 믿었어? 크키키킥."
그녀의 오빠는 그녀의 머리를 발로 밟으며 비웃었다.
"그래. 죽기 싫었겠지.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그게 연기인 건. 어처구니가 없지. 뭐? 수영을 하다가 빠져? 니가? 그렇게 체육에 소질있던 니가?"
그리고 그는 아키의 배를 발로 찼다.
"그래. 유산은 내가 가져갈께. 고마웠다. 멍청하게 속아줘서. 아, 할아버지를 죽여준 것도 고맙다. 그래도 날 죽이려고 하진 말았어야지. 아무리 유산이 욕심나도. 나도 욕심내게 되잖아?"
그리고 그는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수고비는 여기."
그는 10만엔을 건냈다. 카이토는 씨익 웃었다.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피로 물들어 있는 칼을 다시 그의 뱃속에 쑤셔넣었다.
"으아아악!"
"당신의 할아버지가 지은 죄를 당신에게 갚겠습니다."
"뭐? 자..잠깐..."
"왜요? 할아버지를 죽인 게 저라는 걸 모르고 계셨다는 듯이?"
그는 다시 한 번 심장 근처를 찔렀다. 그는 쓰러져서는 고통스런 배를 부여잡고 카이토의 반대편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당신의 회사가 저희 부모님을 해고하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은 모두 자살하셨습니다. 그 복수를 하는 것 분이에요. 원망은 당신의 할아버지에게 하세요."
"이미 할아버지는 죽였..."
"아, 분노가 안 풀리더라고요. 그래서요. 그러니까 빨리 죽으세요."
그는 한 번 더 찔렀다.
"으..."
"쉽게 안 죽으시네요. 역시 남자다워요."
그는 그가 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잠시 후 그는 다시 그곳에서 나왔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통이 하나 들려있었다. 그는 그 통을 열었다. 그리고 그 통을 약간 평평한 곳에 놓았다.
"저승에서라도 동생과 행복하게 사세요."
그는 아키의 머리채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오빠의 위에 던졌다. 그는 통을 잡았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액체를 모두 그들에게 부었다. 그리고 그는 씩 웃었다.

그 날 멀리서 카이토는 산불이 번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히는 불을 보며 그는 중얼거렸다.
"드디어 복수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15시 14분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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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인가 전개가 병맛이 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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