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이바나시 [노트북, 이웃, 초콜릿]
2011.05.26 05:38
산다이바나시 [노트북, 이웃, 초콜릿]
산다이바나시
노트북
이웃
초콜릿
언제나 그렇듯이 제가 세상을 오래 못 살았다 보니까 현실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점은 지적 좀 해주세요.
크리스(Christopher Clarke)는 집을 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그 옆에서 올리비아(Olivia Jones)가 동시에 나왔다.
"좋은 아침~!"
"응."
아무래도 이웃이다보니 두 사람은 상당히 친했다. 거기다가 학교도 같았다.
"크리스는 숙제 했어?"
"응."
"그럼 나 좀 보여줘라!"
"그러지."
"진짜?"
"버스에서 배껴."
"버스에서는 어지럽단 말이야."
"그럼 언제 배끼려고."
"오늘 아침은 튜터 타임(Tutor Time)이잖아."
"그 때 배끼겠다고?"
"응."
"...알았어."
"와~!"
올리비아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나했다.
"여기!"
올리비아는 크리스에게 노트를 건내주었다. 그는 노트를 받아서 학교 배낭에 넣었다.
"다 배꼈어?"
"조금 남았지만 그건 수업시간에 하지 뭐."
"숙제는 집에서 해오라고."
"히힛."
올리비아의 배가 꼬르륵 하고 울렸다.
"설마 밥도 굶고 숙제한 거냐?"
"어제 깜빡했었던 거라서..."
그는 주머니에서 초콜릿 바를 하나 꺼냈다.
"쉬는 시간에 먹어."
"어? 내가 이거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았어? 고마워!"
"..."
"올리비아!"
"갈께!"
올리비아는 점심용 접시를 들고 친구 옆에 가서 앉았다.
"너희 둘이 사귀어?"
올리비아는 눈동자에 물음표 표시를 띄웠다.
"무슨 소리야?"
"크리스하고 너."
그제서야 올리비아는 콜록콜록 기침을 시작했다.
"무슨 소리야."
"왜. 둘이 잘 어울리는데."
옆에서 다른 아이가 거든다.
"그냥 친구야 친구."
올리비아는 웃으면서 손을 내젓는다.
"아마 쟤도 나 말고 좋아하는 애 있을걸?"
"그럼 너는?"
"너는 쟤 좋아해?"
"...."
올리비아는 얼굴을 붉혔다.
"오오~"
"한 번 고백해 보지 그래?"
"고백은 무슨..."
그녀는 부끄러워서 점심도 다 끝내지 않고 네모난 쟁반을 들고 도망치듯이 친구들에게서 빠져나왔다.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녀는 자꾸 시선을 크리스에게 옮겼다. 얼굴은 이미 빨개져 있었다.
'이...걔네들은 왜 그런 말을 해서!'
빨개진 볼을 감싸쥐고 그녀는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크리스는 돌아보았다.
올리비아는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그녀는 그가 줬던 초콜릿을 한 입 물었다.
크리스는 조용히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살짝 구석에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6시 7분.
그는 노트북 화면을 닫았다. 그리고 방의 불을 켰다. 이제 곧 그녀가 올 것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들켜서는 안 되기에.
"크리~~~~~~~~~~~~~스!!!!!!!!!!!!!"
문이 갑자기 확 열렸다. 그리고 한 여자가 들어와서 크리스를 갑자기 확 껴안았다.
"오늘은 어땠어?"
"윽...놔 좀."
그는 겨우겨우 그녀를 때어놨다. 크리스티나(Christina Clarke)는 그녀의 누나였다. 도대체 남동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언제나 경찰서에서 퇴근한 후에 남동생의 방에 들어와서 한 번 커다란 포옹을 하고 간다.
"좀 그만해."
"왜~? 가슴 때문에 답답해?"
"빨리 나가."
"요즘 차가워졌어~. 좋아하는 애라도 생겼어?"
"빨리 나가!"
그는 누나를 방에서 밀어냈다.
"오오오옷~~~?"
크리스티나는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크리스는 문을 잠갔다. 찰칵 소리가 들리자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열어줘~~!"
"시끄러! 빨리 방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자!"
그는 외쳤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그는 한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다음 날이었다. 역시나 그 둘은 동시에 집을 뛰쳐나왔다.
"안녕!"
"응."
"오늘은 왜 늦었어?"
"늦잠자서!"
"어! 나랑 똑같다!"
"조용히 하고 뛰기나 해! 버스 놓친다!"
둘은 간신히 버스를 붙잡을 수 있었다. 그 둘은 어찌어찌 버스에 탄 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우리 둘은 항상 싱크로가 맞네."
"그러게?"
"신기하다. 그치?"
"그렇네."
그는 창문을 보며 말했다. 올리비아는 한 번 숨을 크게 쉬더니 그에게 작게 속삭였다.
"있잖아, 크리스."
"응?"
"혹시 크리스는...그게..."
"왜."
"좋아하는 사람 있어?"
"뭐?"
크리스는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그건 갑자기 왜."
"그..그냥...그런 나이도 됐고...궁금하잖아."
"꼭 말해야 해?"
"아..아니...말하기 싫으면...그.."
"있어."
"뭐?"
"있어."
'있구나.'
올리비아는 약간 침울해진 기분으로 자리에 앉아서 무릎만 쳐다보았다. 크리스는 계속 창문을 보고 있었다. 귀는 빨개진 상태였다.
"너희 아버지 어머니는 오늘도 안 들어오시는 거야?"
"아니. 아마 오늘 밤에는 돌아오실 거야."
"항상 바쁘시네."
"그렇지 뭐..."
그녀 얼굴에 약간 외로움이 비쳤다.
"심심하면 우리 집 놀러와!"
"진짜? 그래도 돼?"
"응. 놀러와. 다만 6시 10분 전후로 약간 귀찮은 사람이 올거야."
"너희 누나? 왜~. 활기차고 좋던데."
"난 귀찮단 말야."
"너 엄청 못됬다."
"니가 내가 되면 알 걸."
"어쨌든 그러면 5시 40분에 갈께."
"그래."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웃이면서도 한 번도 서로의 집에 가보지 않았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되었다.
'가깝고도 멀게 지냈구나.'
이윽고 올리비아는 옷을 전부 갈아입었다. 짧은 청바지에 위쪽에는 약간 푸른 색 후드 티를 입었다. 그리고 그녀는 초콜릿 두 개를 꺼내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그녀는 방문을 나섰다.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 시야가 흐려지며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건 또 뭐야..."
그는 검은 복면을 한 사내가 올리비아의 방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올리비아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도 전에 그녀는 방을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납치당했다.
"젠장! 도대체 뭐야!"
그는 당장 그 방을 뛰쳐나갔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는 이상한 의자에 묶여있었다. 장소는 폐공장 한가운데. 입에는 청테이프가 붙어있었다. 눈 앞에는 카메라가 한 대 놓여있었다.
"깨어났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복면을 쓴 채로 카메라의 전원을 켰다. 그리고 그녀가 물고 있던 청테이프를 땠다. 그녀는 순간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살고 싶으면 무릎에 있는 종이 그대로 말해."
그리고 그는 목에 칼을 댔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종이에 적힌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만약...저를 살리고 싶다면...돈을...내일 10시까지..."
툭.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에 납치범은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잘못 들었나. 계속 말해!"
"이 곳으로..."
툭.
또다시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입구 쪽을 미심쩍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누구 있는거냐?"
그는 천천히 입구 쪽으로 다가갔다. 확실히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유심히 그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았다.
'드럼통 뒤.'
그는 천천히 드럼통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는 드럼통 뒤를 확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때 크리스는 잡고 있던 철봉으로 납치범을 내려쳤다.
짱!
철봉은 빗나갔다. 납치범은 순간 당황했다.
'젠장!'
크리스는 철봉을 다시 한 번 들었다. 하지만 납치범은 그 전에 제정신을 되찾고 크리스를 발로 찼다.
"이 새끼가!"
그는 그를 마구 발로 찼다.
"이 새끼가! 뭐야 넌! 어디서 굴러들어온 쥐새끼야!"
크리스는 구석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이미 배를 발에 맞은 상태로 오래 도망가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 개새끼가!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고! 영웅놀이는 집에 가서 하든가! 이 새끼가!"
납치범은 이성의 끈을 놓고 그를 발로 찼다.
"그래! 죽고 싶다면 죽어! 죽으라고!"
"꼼짝 마!"
뒤쪽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뒤쪽에는 경찰들이 몰려있었다.
"우선 저 여자애부터 풀어줘!"
크리스티나는 주변의 경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리고는 총을 납치범에게 겨눴다.
"저..저리 가! 이 애를 죽이기 싫으면!"
그는 크리스를 인질로 삼고 있었다. 그의 목을 잡고 얼굴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당장 저리 가!"
탕!
그녀는 공포탄을 쏘았다. 납치범은 순간 놀라 칼을 떨어트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녀는 그 사이를 파고들어 납치범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그렇게 모든 사건이 종료되었다.
"납치범이 처음이라 미숙해서 다행인 줄 알아라. 안 그랬으면 죽을 뻔했어."
그녀는 추궁하듯이 그녀의 동생에게 말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미숙한 납치범은 항상 멀리 나갈 생각을 못 하거든."
"납치라는 건 어떻게 알고."
"노트북도 안 끄고 갈 정도로 급했냐?"
"......"
그는 순간 그가 노트북도 끄지 않고 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누나가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그 방에 들어오는 것도. 그리고 그 노트북으로 보고 있던 건 올리비아의 방이었다는 걸.
"도대체 넌 왜 그걸 보고 있었던 거냐? 어떻게?"
"그..그게..."
"불법인 건 알고 있었지?"
"...응."
"혈기왕성할 때라는 건 알지만..."
"아무것도 안 했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으..."
"어디 보자...내 동생을 구속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제발."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어."
"진짜?"
"그런데 네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무슨 방법인데? 뭐든지 할께!"
그리고 그녀는 귓속말로 그 방법을 가르쳐 줬다. 순간 크리스는 당황했다.
"그..그건 안 돼! 무리야!"
"뭐든 한다며."
"윽...그래도..."
"열심히 빌어 봐. 그래도 봐주지 않으면 경찰서로 와~!"
그리고 그녀는 납치범을 태운 경찰차를 타고 현장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곳에는 크리스와 올리비아만이 남았다.
"자..잠깐! 안 태워주는 거야!"
이미 그 말을 듣기에 경찰차는 저 멀리 가 있었다.
"이..."
"저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온 몸을 벌벌 떨고 있는 올리비아는 겁에 질린 눈으로 크리스를 보고 있었다.
"자전거나 타고 가자."
그는 그리고 주저앉아있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잠시 크리스의 눈을 보더니 손을 잡고 일어났다.
"저기..."
"응?"
뒤쪽에서 크리스의 허리를 잡고 있는 올리비아가 대답했다.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는데..."
"뭔데?"
"너희 방 문 앞하고 방 안에 카메라가 있거든?"
"...뭐?"
"카메라가 있다고. 내가 설치한 카메라."
"도대체 왜..."
순간 그녀는 온몸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아무것도 못 봤어! 내가 올 때면 너는 항상 갈아입는 것을 끝내고 있었어! 진짜야!"
"시끄러! 멈춰! 당장 멈춰!"
"아니! 미안해.."
"멈추라고!"
그는 자전거를 멈췄다. 올리비아는 자전거에서 내려서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미안해! 잠깐만 기다려!"
"따라오지 마!"
"잠깐만!"
그는 자전거를 놓고 올리비아의 앞을 가로막았다.
"제발 좀 들어줘."
그는 그리고 올리비아의 어깨를 잡고 소리쳤다.
"좋아해!"
그는 소리쳤다.
"좋아해서 그랬어!"
그리고 그는 무릎을 꿇었다.
"그러니까 제발. 용서해 줘."
그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올리비아는 가만히 있었다.
"...진심이야?"
"응..."
그녀는 무릎을 꿇어서 그를 안았다.
"뭐야. 그렇게 말했으면 내가 보여줬을 수도 있는데."
그리고 그녀는 몰래 뒤쪽에서 눈물을 훔쳤다.
"미안해..."
"부탁은 그거 뿐이야? 용서해달라는 거?"
"그게...그 영상들을 전부 네가 스스로 찍은 거라고..."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안 돼."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발!!"
"글쎄...초콜릿 다섯 개?"
"줄게!"
"좋아. 그렇게 해 줄께."
그리고 그녀는 일어서서 웃었다.
"아니다. 초콜릿 다섯 개로 안되겠다."
"그럼 또 뭘 원하는데?"
그는 일어서서 당황스런 모습으로 그녀를 보았다.
"음...이거."
그녀는 살짝 눈을 감았다. 그는 순간 고개를 갸웃 했다 이내 깨달았다. 그리고 그도 살짝 눈을 감고 고개를 앞으로 밀었다.
그렇게 그들의 입술은 처음으로 부딪혔다. 그렇게 그들의 행복한 관계가 시작되었다.
===============================================================================================================================
솔직히 나도 누가 자기 방을 몰래 카메라로 찍은 후 그걸 라이브로 전송해서 노트북으로 보고 있었다는 걸 단순히 좋아한다는 이유와 사랑의 힘만으로 넉살좋게 넘어가는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지...
그나저나 평범한 전개가 나와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