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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산다이바나시 [편의점, 오뎅, 소주]

2011.12.25 07:27

무언가 조회 수:184



회사원 A는 오늘도 술에 절어 동네방네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갈지자 걸음으로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취한 것은 회사에서 자기 말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랫사람과 그것때문에 망친 일을 가지고 자기한테만 뭐라고 하는 윗사람 탓이다. 결국 회사가 끝나고 그는 홧김에 자기 친구를 잡아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소주를 까면서 자기 아랫사람을 까고, 오뎅을 씹으면서 자신의 윗사람을 씹었다. 
"도대체 왜 다들 이러는거지? 진짜 세상사 나한테 불공평한 일만 일어나는 것 같지 않아?"
"그렇지. 그래그래. 나도 그래."
그의 친구는 소주를 술잔에 따르며 말했다. 회사원 A는 그 친구가 자기 말을 건성으로 듣고 대충 대답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지만, 그를 제외하면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끓어오르는 열기를 잠재우며 계속해서 그에게 한탄을 했다. 
그렇게 점점 취기를 올리며 그의 친구에게 하소연하기를 대략 3시간, 그는 그의 친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친구는 집이 반대방향이지라 그 친구와 헤어지고 그는 외로워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몇 분을 걸었을까, 회사원 A는 그의 옆에 밝은 빛이 비추는 걸 보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게 무엇인지 보았다. 흐려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충 편의점이라는 글자는 알아들었다. 그는 취중에 그의 딸이 삼각김밥을 좋아한다는 걸 떠올렸다. 
"우리 귀여운 딸 삼각김밥 사줘야지."
회사원 A는 꼬이는 혀로 그렇게 말하고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편의점 문을 열고 그는 비틀비틀 삼각김밥이 놓여있는 가판대로 가서 삼각김밥을 그냥 보이는대로 대충 몇 개 집어서 계산대에 가져다 놨다. 계산대의 대학생은 얼굴을 찌푸리며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술기운에 그는 괘념치 않았다. 
"5600원입니다."
그는 지갑을 열어 대충 보이는 녹색 종이 하나를 꺼냈다. 대학생은 그 녹색 종이를 한 번 보더니 거스름돈을 준비해서 그의 앞에 던지듯이 놨다. 하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집에서 그가 준비해 온 삼각김밥을 보고 기뻐할 딸을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계산대 위에 있는 돈을 집어서 대충 주머니에 넣고 다시 편의점을 나가 노래를 부르며 집을 향해 갔다. 다만 그전까지의 노래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70년대 유행하던 노래에 가사만 요상하게 바꾼 노래를 불렀다. 
"내 사랑은~ 내 딸 하나 뿐이라네~ 귀엽고 착하고~ 천사라네요~."
결국 우여곡절 끝에 그는 집에 도착했다. 그 때 그는 그의 집에서 누군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가 술에 취한 탓에 잘못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두 개로 보이는 구멍에 넣고 돌렸다. 그리고 문을 열었지만, 무슨 일에선지 열리지 않았다. 
"어허, 요상하다. 왜 이러지."
그는 다시 열쇠를 뺐다가 돌렸다. 이번에는 열렸다. 
"이렇게 취했나."
그는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신발을 벗고 집안에 들어갔다. 묘하게 발바닥이 축축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땀이 찬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딸이 잠들어있을 방에 들어갔다. 그는 딸의 볼에 자기 볼을 부비며 말했다. 
"예리야. 아빠가 오늘 예리가 정말 좋아하는 삼각김밥을 많이많이 사왔어."
그리고 그는 딸의 볼에 뽀뽀를 했다. 
"오늘은 예리랑 같이 자자~."
보통 이맘때쯤이면 그의 아내가 그를 방해하지만 오늘은 그런 게 없어서 그는 마음놓고 그의 딸과 함께 잘 수 있었다. 

다음날, 회사원 A의 아파트에는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었다. 회사원 A는 충격에 휩싸인 채 경찰서에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가 껴안고 자던 건 차가운 시체였다. 거실은 피로 물들어있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집을 나왔다. 결국 신고를 한 건 그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이웃이었다. 
그제서야 그는 어젯밤에 어째서 문이 안 열렸는지, 그의 집에서 누군가 나왔는지 깨달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서서히 복수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술이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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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좀 나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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