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4편

2012.09.23 14:13

하야테2 조회 수:339

5

  화장품 가게에 들어서자 익숙치 않은 진한 화장품 향기가 채미진의 온 몸을 휘어감았다. 그녀에게 화장품이란 먼 세상 이야기였다. 딱히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도 없었고, 애초에 아름다워 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중학교때부터 진환 화장을 해가며 이게 좋다니, 저게 좋다니 떠들어 댔지만 그녀는 그런 대화에 단 한번도 참여 한 적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진한 화장품의 향기는 도저히 익숙해 질 수 없었다.


  사실 어렸을 때 부터 이런 화장품의 냄새가 싫었을 지도 모른다. 채미진은 자기 어머니의 화장품 냄새를 극도로 싫어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화장품을 짙게 바르고 그 악취를 풍기는 날이면, 어김없이 집에 전혀 모르는 남자를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그녀는 그 남자가 누군지도 몰랐고,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지만, 철이 든 이후에는 자신에게 저 여자와 같은 피가 흐른다는 것 자체가 너무 혐오스러웠다.


  그 이후에 그녀의 어머니는 소식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미진은 그것을 그렇게 아쉬워 한 적은 없었다. 단지 원망하고, 또 원망했을 뿐이었다.


  미진이 립스틱 샘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 점원이 다가와서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얼굴을 들어 점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모공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화장으로 범벅되어 있는 얼굴을 보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거 새로나온 립스틱입니다. 샘플이니까 한번 사용 해 보시겠어요?”


  판매원의 말에 미진은 적잖이 당황했다. 사실, 이런 곳에 온 적도 처음인데 신제품이라고 해봤자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기에는 왠지 창피했기 때문에 미진은 약간 허세를 부렸다.


  “아뇨, 이걸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립클로즈도 새로 나온 게 있는데 같이 구매 하시겠어요?”


  “립클로즈는 별로 쓰질 않아서요.”


  “네. 그럼 주문 확인 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미진은 가슴 깊히 후회했다. 그냥 한번 와서 대충 사용 해 보고 컬러로션 정도만 바를까 라고 생각 했는데, 이렇게 진환 화장의 화상인 립스틱을 구매하다니. 그냥 솔직하게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 하는게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화장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채미진이 이렇게 화장품가게까지 온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같은 직장의 그 남자. 이재혁이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만이라도 잘 보이고 싶다, 여자답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무심코 차를 끌고 집에 가다 발견한 화장품 가게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딱히 어제의 섹스가 그렇게 신경쓰인 것은 아니었다. 약간 자괴감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와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사실이 더욱 더 기뻣다. 벌써 그녀의 나이는 20대 후반이다. 딱히 섹스라는 단순한 행위 가지고 책임을 져라 하는 귀여운 소리나 하는 나이는 벌써 옛 저녁에 지나 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섹스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딱히 섹스는 전혀 기분 좋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에게 있어서는 자위가 훨씬 더 극한의 오르가즘을 선사 해 주었다. 자신의 음핵을 어루만지는 행위가 질에 남자의 것이 들어오는 것 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그래서 그녀는 첫 경험 이후로 별로 섹스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섹스에 대한 기술 자체도 전무했다.


  섹스를 할 때마다 자신의 몸에 남자의 체액이 끈적거리는 것이 무척이나 기분 나빳다. 미진 자신의 몸에 그 남자의 체취가 남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항상 섹스를 할 때마다 바로 샤워를 해 버리고는 했다. 이 냄새나는 악취를 벗겨버리고 싶기 위해서. 하지만 이런 그녀의 태도에 좋아할만한 남자는 없었다.가끔 남자친구가 생길 때 마다 한 두번정도 같이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 이후에 여지없이 상대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다. 언제 한번은 그 이유를 물어보니, 상대방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이런 것 이었다.


  “너는 너무 병풍 같아.”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해 버렸다.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위해서 섹스를 잘 하려고 노력하고 싶지도 않았다. 상대방의 쾌락보다는, 나의 쾌락이 우선이었다. 딱히 상대방을 사랑 한 적이 없어서 인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번에는 달랐다. 재혁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 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딱히 이런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우선이라는 그녀의 사고방식을 인정 해 주었다. 그리고 침대에서도 그의 태도는 다른 남자들과는 무척이나 달랐다. 이번에는 병풍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미진이 적극적으로 나간 것도 있지만, 후에는 어떻게 할 지 몰라 당황해 재혁이 섹스를 리드하게 되었다. 그 때 그는 계속 그녀의 의사를 물어보면서,  계속 배려를 해 주었다. 다른 남자들의 과격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섹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의 부드러운 심성이 그녀에게는 오히려 색다른 쾌감으로 다가왔다.


  그에게 반해버렸다고 느낀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 이전부터 어렴풋이 자신의 마음을 눈치 채기는 했으나, 딱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에게 빠져버렸다는 그런 확신이 들었다. 딱히 잠자리를 같이 해서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단순하게 표현 할 수 있다면 아무도 괴로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몰랐다. 이번 경우에도 그녀는 마음을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 그냥 단순하게, 이유도 알 수 없게 반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괴롭지는 않았다. 왠지 행복하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 준 유일한 사람. 자신을 인정해 준 유일한 사람. 그 사람에게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에야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는 결국 억지로 사 버린 립스틱을 보면서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이걸 칠하면 그가 나를 조금이라도 여자로 봐 줄까. 이런 걱정이 그녀의 머리속에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그녀는 이내 출근 준비를 위해 샤워를 했다. 그리고는 그 립스틱을 단 한번도 칠한 적 없는 촉촉한 입술에 가져가 아주 빨갛게 칠하기 시작했다.


  @


  사람은 겉모습이다.


  이것은 최미진의 일생의 철학이었다. 그녀는 그 말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외모다. 그리고 미소다. 그리고 패션이다.


  그녀는 착해보이는 미소를 짓기 위해서 연기학원까지 다닌 적도 있었다.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웃음. 그것은 성욕을 불러오르는 매혹적인 웃음도, 천진난만한 웃음도 아니었다. 그 웃음은 바로 착해보이는 웃음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남자친구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중학교 때 부터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없었던 시간은 단 한번도 없었다. 물론 그녀가 먼저 고백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고백이라는 것 자체가 괭장히 자존심 상하기도 하였고, 무척이나 자신의 미모의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는 없다. 이것이 학창시절 그녀의 가치관이었다.


  그녀의 섹스는 항상 최상의 극락을 남자에게 선사 해 주었다. 크진 않지만 모양잡힌 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조여주는 음부는 남자로 하여금 도저히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섹스로 상대방을 사로잡았다. 마음에 드는 남자는 주저없이 침대로 데려가 섹스를 했다. 그녀와 섹스를 단 한번이라도 한 남자는 그녀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런 남자들을 이용해 많은 것을 누려왔다. 남자들은 자신의 말 한마디면 자신의 전 재산이 담긴 통장을 맡길 정도로 한심했다. 언제는 시험삼아 “집에 빚이 너무 많아서 너하고는 이제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라고 말하자 그 남자는 바로 그 다음날 오천만원이 담긴 통장을 그녀에게 가져왔다. 물론 이렇게까지 하는 건 안된다는 것 쯤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모든 물건과 치장품들은 모두 남자에게 선물받은 것이었다.


  19살이 되던 해 어느 밤, 그녀는 남자친구랑 술을 먹고 섹스를 한 뒤 집으로 가고있는 중 이었다. 평소대로라면 호텔에서 자고 가겠지만, 남자친구가 오늘은 절대 외박은 안된다고 못 박아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른 시간에 그를 놔 주었다. 이제 질리기도 했고, 돈도 이제 별로 없어보이는 저 남자를 버리고 새로운 남자를 찾아볼까 라고 생각하며 미진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어이! 너. 시간 있어? 괜찬으면 같이 밥이라도 먹지 않을래?”


  골목 중간쯤 왔을까, 뒤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진은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나이는 많으면 20대 중반, 적으면 10대 후반정도로 보였다. 미진은 딱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거절할 마음 반으로 대답했다.


  “글쎄, 나는 외식은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은 집에서 먹거든.”


  “그래? 그거 먹어보고 싶은데?”


  보통 이정도까지 말하면 대부분의 남자는 “알았어.” 하며 떠나가지만, 이 남자는 눈치가 없는건지 바보인건지 그 말을 고지 곧대로 받아들였다. 역시 남자는 멍청하다.


  “그럼, 우리 집에 올래?”


  “진짜? 그래도 돼?”


  “응, 뭐 아무도 없고.”


  미진은 자기도 모르게 그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다. 딱히 심심해서 였을까, 아니면 아까전 섹스가 아쉬웠던 것일까. 딱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지금은 그냥 이 눈치없는 남자를 조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식은 아니더라도 디져트 급은 되겠지.


  그때, 골목 반대편에서 처음듣는 남자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하지만, 이번 목소리는 작업걸거나 하는 멘트는 아니었다. “경찰분들! 여기에요 여기!” 라는 목소리가 아주 쩌렁쩌렁하게 골목에 울렸다.


  “뭐야! 저새끼는!”


  갑자기 미진에게 작업을 걸던 남자의 표정이 바뀌더니, 이내 자기가 들어온 골목으로 질주해 도망 가 버렸다. 그녀는 “아, 섹스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이게 왠 날벼락인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한숨을 쉬고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그 남자가 허겁지겁 미진에게 다가왔다.


  “하아 하아... 너 괜찮니?”


  “네. 그런데 경찰들은요?”


  “그런거, 거짓말이지. 너 꽤 위험한 것 같아서 말이야. 조금 연기를 했지.”


  “아... 괜찮아요.”


  “괜찮기는! 사람은 몸을 소중히 해야지! 가장 중요한 건데.”


  누군지 모를 남자의 말이 왠지 모르게 미진의 가슴속에 푹 박혀버렸다. 자신의 몸이 가장 소중하다. 별로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원하는 남자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섹스는 허락할 수 있었고, 미진 자신도 섹스를 즐겨 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라니, 그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거봐. 표정이 굳었잖아. 긴장하지 말고 빨리 집에 들어가서 푹 쉬는게 낫겠다.”

  

  그 남자는 미진에게 이만원을 주며 택시를 타고 가라고 말했다. 미진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에 “네 감사합니다.” 라고 밖에 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일을 거의 몇년동안 후회하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저렇게 다정한 충고를 해 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집에 갈 때 까지는 별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집에 돌아와서 꽃 잎파리를 동동 띄워둔 욕조에 들어가 생각 해 보니 이런 복잡한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자신을 처음으로 상냥하게 대접해 준 남자, 처음으로 걱정해 준 남자. 그 남자를 생각하지 왠지 볼 주위가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딱히 위험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몸을 먼저 걱정해 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다. 그녀 주위에 그녀의 몸을 신경 써 주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그녀의 몸은 섹스하는 도구일 뿐. 그리고 남자를 낚아채는 무기일 뿐 이었다. 그런 자신의 몸을 이렇게까지 아껴준다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일 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기회는 다시 한번 찾아왔다. 23살의 늦여름, 평소대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물론 후에 밤일도 하고 있긴 하지만, 이쪽은 잠깐 소시적 아는 언니에게 부탁받아서 한달정도 하게 된 일일 뿐이었고, 2년정도 일 한 편의점이 훨씬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그렇게 인수인계를 하고, 부족한 물건을 채우고, 부족한 담배를 채우는 사이에 손님 한명이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미진은 항상 하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어서오세요.”라고 최대한 밝게 말한 뒤, 카운터로 총총걸음을 하며 돌아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손님의 얼굴을 보니.

  

  그때 그 남자가 있었다.

  

  심장이 마구마구 뛰었다. 흥분인지, 아니면 초조함인지 알 수 없는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손이 마구 떨리고 다리가 후덜거리기 시작했다. 가슴이 미어져 오고, 조금만 힘을 풀면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나올 것 같았다. 심장을 손으로 쥐어짜는 것 마냥 저려왔다. 이게 무슨 감각일까, 그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라일락 하나 주세요.”

  

  “네?”

  

  경력 2년의 아르바이트생이 담배 이름따위를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 이전에 지금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의 꽃잎이 조금씩 젖어왔다. 그리고는 이내 팬티가 촉촉하게 젖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초보 아르바이트 생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그 남자는 담배 위치를 가리키며 저것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손을 덜덜거리며 옆 담배까지 떨어뜨리고는 라일락을 잡았다. 그리고 빠르게 계산을 마친 뒤, 그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동은 마음데로 되지 않았다.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심장이 벌떡벌떡 뛰어서, 그와 말을 섞는다면 그대로 멎어버릴 것 같았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편의점 문을 떠나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음부에서 점점 애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애액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허벅지를 적셔왔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흘러내리며 흘러내리는 애액은 이내 그녀의 발 밑을 물 웅덩이로 만들어버렸다.

  

  미진은 당황스러웠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녀는 바지와 팬티를 차례로 벗어던지고 하반신을 벌거벗은 채 카운터에 쪼그려 앉았다.

  

  방금 전 그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무엇 때문에 웃었는지는 모르곘지만, 그녀는 그가 웃는 것을 확실하게 보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을 음부에 갖다댔다. 그리고는 이내 “질꺽, 질꺽” 하는 소리가 편의점 내부를 음란한 냄새와 함께 가득 매웠다.

  

  그에게는 육체적 접촉 이상으로 그녀를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미진의 피가 급속도로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옷을 벗으며 느낀 약간의 한기는 이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땀이 주륵주륵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성기에 손을 갖다 대고는 조금씩 속도를 올리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함께 자위를 해 본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서 자위를 해 본적은 없었다. 그녀는 항상 남자친구에 둘러쌓여 있었고 언제든지 성욕은 해소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에게 이런 자위는 더 많은 오르가즘을 가지고 왔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음부를 만지는 것. 그것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남자를 상상하며 자신의 음부를 스스로 탐하는 행위가, 그녀를 쾌락의 나락으로 밀어넣었다.

  

  미진은 흥분하고 있었다. 아주 자극적인 흥분이었다. 서서, 다리를 벌린 채. 그녀는 자신의 성기, 그리고 웃옷에 손을 넣어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여태까지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탐닉하고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 자신을 상냥하게 걱정해 준 그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얼굴이 머릿속 전체를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번쨰 오르가즘이 왔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지만, 신음을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아직 만족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또 다시 자위를 시작했다. 역시 자신 스스로 하는 자위는 섹스와는 달랐다. 자기 자신의 몸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항상 섹스하면서 만져주기 원했던 곳을 자신의 손으로 계속 만진다는 것은 그녀의 오감을 극도로 개방시키게 하였다.

  

  그녀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그의 모습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그가 해주기 원하는 것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애무, 섹스, 그리고... 사랑. 그랬다. 그녀는 이때 그녀의 가슴속 답답함의 해답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그 두근거리는 감정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첫번째보다 더 격렬한, 그녀의 몸을 산산조각 내 버릴 것만 같은 오르가즘이 다시 찾아왔다. 방금 전 그녀가 느낀 두근거림이 생각났다. 그런 감각이 또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그건 이제 상관 없었다. 이런 쾌락 속에서 심장의 두근거림은 더 격한 오르가즘을 그녀에게 선물했다.

  

  그녀는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쾌감 때문에, 연이어 오는 오르가즘의 쾌락 때문에, 그녀에 입에서는 점점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아!앙!!앙!” 하는 소리가 작은 편의점 공간을 가득 매웠다. 그녀는 지금 편의점에 사람이 들어 오는 것을 상상했다. 그리고는 이내 그 남자가 자신을 겁탈하는 장면을 생각했다. 그녀는 그에게 강간당한다는 사실만으로, 결코 상상해 본적이 없는 극도의 오르가즘을 느꼇다.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져 버렸다. 땀에 흠뻑 젖은 채, 플로어는 이미 그녀의 애액과 오줌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만은 평화가 찾아왔다. 그게 무엇때문인지는, 이제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 답답한 느낌, 몇년간 느껴왔던 이 답답한 느낌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녀의 정신은 맑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사랑이었다.

  

  그때 처음 본 순간,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

처음에는 야설 써야징~ 하고 썻는데 왠지 인물이 늘어벼러서 개연성이 좆도 없어져 버렸음으로 어거지로 설정을 쑤셔넣음.

근데 어차피 보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이렇게까지 신경써야 하나 싶기도 하기는 하지만

뭐 어쨋거나 추석 연휴에 다 쓸 수 있었음 좋겟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