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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올해도 즐애니~

2017.12.31 23:30

사람사는곳 조회 수:787

네타  

해가 가도 늘 마음을 사로잡는 애니들이 나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로서 나는 더 살아갈 수 있어.

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애니글로 2017년을 보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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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뭉뚱거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프렌즈로 시작해서 볼룸으로 이어지며 보석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어비스, 리틀아카데미, 유포니엄 등등등등등등으으으으응으 주옥 같은 작품은 많고도 많다)






볼룸의 경우 전통적인 스포츠 열혈주인공에서 현대적인 소심형주인공으로 바뀌었단 점을 빼면 왕도적인 스포츠성장물이라 할 수 있겠다.

뭐 요즘의 추세는 만능형주인공은 수요가 없다보니 오히려 자연스런 느낌이고 대신에 완성형, 열혈, 남자스러운 캐릭터요소는 조연들이 나눠가지면서 밸런스를 잡는다.


거기다 춤이라고 하는 소재의 특성으로 그림이 아름다워지는 효과까지 더불어 

슬램덩크 이후 이어지던 시합장 내외를 화자가 이리저리 바뀌던 플롯에 당위성을 준다고 할까

심사위원에게, 경쟁선수에게, 관객에게 실시간으로 평가되어진다는 점이 위에 언급한 플롯이 더 자연스러워 진다고 할까, 

단순히 1점 득점으로 정리되지 않는 무언가를 직접 화면에 그려넣으려 한다는 시도가 좋았다. 

가령 액자에서 꽃이 넘처난다라던가.... 


다만 아직 춤이란 소재가 아직 직품내에서 묘사되는 부분이 널리 연구된 소재가 아니다 보니 앞으로의 과제도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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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랑 보석은 같이 얘기해 볼까.


1화의 도입부 플롯이 흡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초원. 초록/황금색. 마치 포스의 초록색과 서벌의 머리칼 같다.

둘다 쿨쿨 잠자고 있었다.

이미 하나의 개체로서 자리를 잡은 서벌은 스스로 일어나 스스로 가방을 쫒아 가지만 

포스는 남이 깨워주고 무얼해야 할지 전달해줘야 하고 그마저도 엉뚱한 억측을 한다. 억측을 한다는 점에선 서벌도 그랬다. 

크기변환_65709479_p0.png너도 민폐스런 프렌즈구나!


가방은 스스로가 어떤 동물인지 알기 위해, 또 자신과 같은 동물들을 찾기 위해,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모든 프렌즈들을 위해 계속 목적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성장해가는 반면,

포스는 애초에 목적자체가 분명치 않은 가운데 유유자적 살기도 하고 금강선생 및 주변인물들과의 접점으로 돌발적으로 성장(과연 성장일까ㅠ.ㅠ) 하는 인상이다.


그러다 보니 가방이 최초에 자기자신의 문제를 위해 남의 도움을 받다가 나중엔 남을 위해 자신의 목적을 희생하는 단계까지 가는 반면,

포스는 최초의 도움이 되고 싶다는 순수한 목적이 점점 일그러지고 잊혀지면서 남을 의심하거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지경까지 간다(원작분량).

 

가방과 서벌이 결속이 굳어지며 자신을 찾아가는 것과 달리 포스는 파트너들과의 결별을 통해 자신을 잃어가면서 마모되어간다.

자파리파크와 보석나라의 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배경 위에 세워진 세계관이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점점 늘어나는데 보석은 점점 마모되어 사라진다.

애초에 동물이 인간의 특성이 부가(+)되어 프렌즈가 되는데 비해 보석은 인간의 요소가 분리(-)되어 떨어져 나왔다는 진화방향 자체가,

태생적으로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정해진듯 하다.   


프렌즈가 "1화에 모든게 다 있다" 있다로 정리한다면 보석은 마지막화에 모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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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메타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보석은 시간이 지나면 2기도 나오고 어쩌고 하겠지만 프렌즈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친구가 될 수 없다.

지난 몇년간 내가 개거품물고 스폰서집단을 까내렸고, 흑선이 온다는 소식에 환희했지만.

그래도 가버린 친구는 돌아오지 않는다.   


연말에 다시 급 우울해지네.

어비스 막화나 다시 보면서 실컷 울러가야겠다.

그래 소녀 둘이 종말을 여행하는 애니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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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년은 오고, 난 애니를 볼것이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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