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4분기. 재패니메이션의 가능성과 현재의 병폐를 모두 볼 수 있었다.
2011.12.25 19:48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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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해보고자 하는 애니는 두편입니다.
Fate/Zero (이하 페제로)와 나는 친구가 적다 (이하 나친적) 입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먼저 페제로를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전 개인적으로 달작품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물론 달빠까진 아닙니다만...)
특히 그중에서도 Fate 시리즈는 꽤나 좋아합니다.
고딩때 세밥과 린과 시로의 3P H신을 보고 꽤 충격을 받았지요..
음. 뭐 사족이고
이런 전차로, 페제로에 대한 제 기대는 꽤 컸습니다. 소설을 읽을만한 일어실력도 안될 뿐더러
세이버의 수트간지가 정말 맘에 들었거든요.
역시나, 기대한대로 페제로는 정말 잘만든 애니'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은 역시 후반기 때문이지만 일단 접어두고..
전반부의 페제로는 그야말로 재패니메이션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제작의 위력도 보여주었지요.
한컷한컷의 미려한 작화는 보는이를 빨아들이기에 충분했고, 이미 검증된 스토리 역시 보는이를 즐겁게 해줬습니다.
다만, 사전제작분이 끝나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힘이빠지는 작화에선 적잖히 실망했지만
힘이 빠진 작화역시 보통의 연재중인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때 오히려 수준이 높은정도 였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페제로를 손꼽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스토리 입니다.
현재 방영중인, 혹은 요 근래 방영했던 애니 치고 스토리의 밸런스가 정말 잘 잡혀 있습니다.
철학적이면서도 너무 철학적으로 치중되지 않은, 꽤 무거운 스토리였지요.
사실, 소비자들은 이런 애니메이션을 기다려 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연초의 마마마 신드롬에서도 예견되었던 상황이지요.
특히, 이번분량 최고의 백미인 세왕의 삼자대면 신은 정말 올해 최고의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좋았습니다.
각각의 군주론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있었지요. 이런장면은 보는이로 하여금 다시한번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고
말그대로 애니를 보는 시간이 '남는게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에반해 나친적은 어떨까요?
나친적은 현재 재패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모든 병폐를 다 끌어안고 있습니다.
엉망인 작화, 하렘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스토리, 너무 뻔한 설정의 모에계 캐릭터 떡칠.
작화먼저 이야기 하자면 글쎄요...
아무리 애니에서 컨버젼 되었다고는 하지만 캐릭터의 모습이 원작 일러스트와는 꽤 많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조금 과장한다면 거의 동인지 수준이지요.
게다가 작붕도 엄청난데다가 대화신에선 죄다 얼굴이 굳어져 있는 요상한 연출까지...
여러모로 엉망이었지요.
스토리...
아 정말 난감합니다 스토리.
원작을 정독하진 않았습니다만 스토리가 뻔해도 너무 뻔합니다.
저도 하나 짜볼까요?
요조라 :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 단 고기빼고
고기 : 바보요조라!
코다카 : 너희들 그만좀 싸울수 없냐?
하고 노닥노닥 거리면서 파티하다가 요조라던 고기던간에 한명이 삐져서 버스타고 바이바이 끗.
....농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런식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거 아닐까요?
캐릭터 떡칠...
아마도 현재 재패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병폐가 모에계 캐릭터로 떡칠하면 어느정도 수익보장 이라는게 아닐까요?
나친적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흑발미인, 금발거유, 금발로리, 치녀, 히데요시로 대표되는 여자그려놓고 남자라고 뻥치기
캐릭터 종합선물세트군요. 압니다.ㅋ
이는 메카물이지만 메카가 나오면 재미없어지는 IS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만
오로지 캐릭터를 주로 삼고 2차판권및 캐릭터 상품에만 신경쓰는 냄새가 너무나요.
상업성도 좋지만 뭘 좀 적당히 버무려야 될거 아닙니까.
아무리 봐도 제작사에서 '니들은 이런거 좋아하잖아. 여자만 닥치고 나오면 낄낄대면서 볼거지? 그러니 닥치고 BD랑 피규어나 사라고.'
라고 말하는거 같아요...
정리해보자면 꽤 여러가지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온 한해였습니다.
마마마가 그랬고, 페제로가 그랬고, 꽃피는첫걸음이 그랬지요.
그에반해 아주 평범하고 아주 실망스러운 애니도 많았던 한해입니다.
IS라던가 나친적이라던가 뭐 수도없죠.
재패니메이션은 페제로와 마마마에서 배워야 합니다.
이제 덕후들도 모에계 캐릭터로 떡칠된 애니에 지칠대로 지쳤어요.
어짜피 대체할수 있는게 없는 시장이지만 이대로 가면 결국 자멸해버릴건 뻔해보여요.
*물론 위의 모든 썰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에 국한합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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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야광봉
2011.12.25 20:10
맞는 소리긴 하지 근데 페제는 제작사상 이거 안 뜨면 뒤짐 식이라;; 아 이 주제로 더 이상 말하기도 그렇고......대체로 맞는 말 헝헝 -
불멸의아스카
2011.12.25 20:36
하기사 제작사에선 어떻게든 팔려야 되니까요. 흠... 그냥 막 잡설이에요.ㅎㅎ; -
시읏시읏
2011.12.25 20:14
글쓴이가 우로부치빠네요
근데 틀린말이 하나없다.
좀지적질하자면 스토리로 애니를 논하는건 아닌거같다. 어차피 오리지널애니가 아닌이상 원작으로 다 검증이된애들인데
아 마마마빼고 -
불멸의아스카
2011.12.25 20:38
맞는말씀입니다. 원작을 가져다 쓰는건 이미 어느정도 검증되었다는걸 반증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전 우로부치빠는 아니어요.ㅎㅎ
개인적으로 마마마 자체를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어두워도 너무 어두워서 어째 좀 세기말적인 기분이 들어서요. -
코토리
2011.12.25 20:21
한가지 궁금한게 마마마가 모에계로 떡칠한 제페니메이션의 대안인가요? 마마마가 그렇게 커다란 개혁의 애니라는 느낌을 받진 못했음.
그리고 나친적 다른건 이해가 가는데 작화는 그 능한 샤프트조차 전파녀와 청춘남에서 남발했던 작붕을 생각하면 나친적은 BD밖에 답이 없어요.
그리고 상업성에 떡칠해서 개성이고 나발이고 다 집어 던졌다는데 애초에 이렇게 된건 작가가 아니라 이런 작품만 고집하고 돈을 들이는
덕후쪽 자체의 문제죠.
일본쪽 정발 안된 라노벨들 보면 개성 넘치는것돌 정말 많아요. 근데 그게 돈이 안되고 그대로 묻히는거죠. 이건 제패니메이션의 문제가 아니라 덕후들 자체의 문제 -
코토리
2011.12.25 20:43
근데 할수 없는게 지금 대세가 모에계->개그쪽으로 넘어가는 추세라 그게 가능할지는 좀.
그렇게 된다면야 더 바랄게 없지만 어른들의 사정상 좀 힘들거라 봐요 -
불멸의아스카
2011.12.25 20:42
역시나 맞는말이에요. 제작사도 바보는 아니니까요.
잘팔리는걸 만들어야 되는데 그 '잘팔리는것'이 모에계로 떡칠된 캐릭터들을 남발하는 애니메이션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마마마는 모에계로 떡칠되었다고 하긴 어폐가 있지요.
다만, 어느정도 모에계 캐릭터를 양념처럼 뿌렸다는건 사실일듯 싶어요. (하기사 캐릭터작화 자체는 그다지 끌리진 않죠..)
제가 말하고자 했던건, 모에계 캐릭터를 사용하는건 좋은데, 그 캐릭터가 전부인 애니가 아니라
애니를 보고 사람들이 깊이 생각할만한 내용을 담아줬으면 하는거였어요.ㅇㅇ -
하이웨이
2011.12.25 20:30
위의 얘기 대체로 공감
다만 패제 평가가 너무 후하다 후반가면갈수록 이야기 전개나 연출도 약해져서 마마마랑 견주는건 무리가 있지않을까? -
불멸의아스카
2011.12.25 20:46
페제로의 경우는 전반한정으로 해야겠군요.
후반의 힘빠지는 작화와 연출력 부재... 안타까워요.ㅇㅇ
페제로를 보면서 느낀건 이상할지 몰라도 전 '추노'가 생각나더라고요. 추노의 초반 3화는 정말 엄청났죠. 대작이었어요.
뒤의 퀄리티가 엉망이어서 그랬지만...
페제로도 역시나 BD를 기다려야 할듯 싶어요.
마마마는 좀 나았던게 마지막화 방영까지 시간이 좀 있었지요. 완결까지 시간을 좀 벌었던 셈이에요.
덕분에 막화는 좋은 연출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뭐 페제로의 경우 2쿨을 2기분량으로 나누었으니 굳이 텀을 둘 필요가 없었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개인적으론 회사에선 힘들었어도 아예 전체를 사전제작 하는게 나았을거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랬다면 역사에 한획을 그을 작품이 되었겠지요.
역시나 예산과 시간의 문제였습니다. -
뀨뀨함폭
2011.12.25 21:26
음. 나친적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이게 오락성(상업성)에 상당히 치중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용 면에서도 분명히 괜찮은 작품이에요. 최소한 요즘 흔한 본격 캐릭터 후빨용 하렘물 ─대표적으로 IS나 수라장같은거─ 과 동일선상에 놓을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봄요. 재패니메이션 병폐의 극치라는 평가는 좀.. 굳이 그런 평가를 내릴만한 작품이라면 요번 7월 방영된 마요치키를 드는게 나을듯
개인적으로도 나친적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겉모습만 보지 말고 집중해서 보면 분명 하렘 러브코미디 치고 괜찮은 작품임. '나는 친구가 적다'라는 타이틀과 요조라/세나의 언행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가 굉장히 세심하게 쓴 작품이라는걸 알 수 있으요. 물론 그 밖의 쩌리캐릭터들은 말 그대로 하렘 만드려고 작정하고 만든 캐릭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
뀨뀨함폭
2011.12.25 21:37
근데 개인적으로 올해는 재패니메이션의 희망이 극명하게 드러난 해였다고 보는데… 마마마를 시작으로 아노하나, 이로하, 핑드럼같은 훌륭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이 매 시즌 나와줬고(그간 성공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드물었다는걸 생각해보면...) 페제로, 아이마스, 미래일기처럼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정말 원작을 200% 이상으로 잘 뽑아준 훌륭한 미디어믹스 애니메이션들이 나와줬고, IS도 내용은 영 아니었지만 영상의 퀄리티와 상업성 면에서는 분명히 대단한 거였으니까. -
TXT
2011.12.25 22:05
나머진 보질 않았으니 할말은 없고
나친적은 음..
전체적인 면으로 보면 요조라가 세나를 갈군다는 건 뻔하지만
화마다 갈구는 방법과 에피소드가 다른데 뻔하다면서 자신도 스토리를 쓸 수 있다고 자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봄.
나 같은경우 이번에도 세나를 갈구겠지..가 아니라 이번엔 어떻게 갈굴까?라는 시점으로 본 사람이라 그럭저럭 재미있는 부분이었거든.
다만 원작의 소문에 비해 애니가 너무 부실한거보니 애니제작하면서 뭔가 내용물 빼다버린 깡통같은 느낌이어서 실망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