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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작품 리뷰는 처음이네요.


달룡은 애니 보는 시간보다 웹툰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웹툰덕입니다. 애니는 해 봐야 한 70개 정도밖에 안 봤지만 웹툰이라면 2006년부터 해서 완결된 모든 N사나 D사 웹툰의 반은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수능 300일 정도 남은 고3인 걸 생각해 보면 사고 능력을 갖춘 이후부터 계속 웹툰과 함께해 왔네요. 웹툰 이름을 직접 들어도 모르실 테니 애니에 대입해 보자면, 그 많은 작품들 중에는 여태까지 본 게 아까워서라도 챙겨 본 월희(흑역사판)스러운 것도 많았고, 웹툰을 보는 건지 중2의 팬아트를 보는 건지 모를 OOOOOO스러운 것도 많았고, 스크롤바를 몇 분이나 멈추게 만든 ef스러운 것도 아주 조금 있었고, 동생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도 질질 짜게 만든 클라나드스러운 것은 딱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제가 웹툰을 보는 근본적인 목적에서 벗어낫 것들이에요. 제게 웹툰은 그저 소비성 만화입니다. 유명 웹툰인 '마음의 소리'처럼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저는 사랑합니다(안타깝게도 마음의 소리의 드립 코드는 저한테 잘 통하지 않지만). 그리고 요새 나온 작품 중에서 그런 제 요구를 가장 잘 들어 준 작품을 소개해서, 여러분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추천글의 성격을 띨 수 있습니다.


웹툰 제목 : 도사랜드

현재 상황 : 2기 완결. 3기 준비중

연재 화수 : 50화

감상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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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예고편 보고 꼴려서 1화 나올 때까지 기다렸어요.

예고편에서 이미 이 작품의 장르를 알려 주고 있죠. 이 작품은 '한국식 현대 판타지물'이라고요.

그동안 한국식 한국식 내세우면서 실상은 어디서 왜나라나 쌀나라 비슷한 세계관을 들고 와서는 검은머리 남자랑 염색한 여자가 나와가지고 파이어볼 팡 윈드커터 팡 하며 치고 받고 화해하고 박는 식의 스토리가 토할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그런 건 1페이지나 예고편만 봐도 알아 보게 됐죠. 근데 이건 그런 게 아니에요. 진짜가 나타났다! 하고 외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물론 마음속으로만). 딱 봐도 한국적인 마인드가 떡칠되어 있는 좋은 예고편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도키도키하는 마음으로 1주일을 기다렸다가 1화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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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런 작품일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기대대로 도사가 나왔어요. 기대대로 도깨비도 나왔어요. 기대대로 마치 서울 어느 길거리 같은 한국적인 세계관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합치니까 어째 이런 모습이 되나요. 위에 쓴 걸 빼면, 미리 생각한 것 중에 맞은 것이 애들 얼굴이 전부 허옇다는 것뿐이었어요.

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 재미의 정도도 틀렸어요.

우와, 훨씬 재밌다!

예고편하고 1화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주말에 웹툰을 볼 때 D사 작품 중에 이걸 제일 먼저 보게 됐어요.


이제 본격적인 리뷰 시작.


감상 :


"거기 아무도 몰라 줘도 매일 최선을 다해 간다.

누구다 누구다 누구다 해도 기록이 말해 준다."


슈퍼주니어의 '슈퍼맨'의 가사 중 일부분인데, 도사랜드에게 딱 맞는 문구라고 생각해요. 사실을 말하자면 별로 인기 없어요. N사에 있었으면 참 인기 많았을 텐데, D사 웹툰이 다 그렇죠 뭐. 한 화 평균 댓글이 200개도 안 돼요. 이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N사를 무시하고 D사 내에서만 따져 본다면 어떨까요? 게시판에 올라오는 팬아트의 반은 도사랜드 팬아트고, 다음 별점 9.7을 기록하고 있죠. 네이버 별점은 믿을 게 못 되지만, 다음 별점은 그래도 조금 믿을 만해요. 취향 심각하게 타는 판타지가, 그것도 생소한 유형의 판타지가 평점 9.7을 찍고 있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수준이 어느 정도 증명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도사랜드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도사랜드 재밌다고 소문내고 다니죠. 저처럼.


어느새 리뷰의 본질을 잊고 있는 기분이네요. 이제부터 이 작품을 분석해 볼까요.

장단점 나누지 않겠습니다.


1. 일단 빨고 봐야 하는 세계관.

도사, 신선, 요괴, 무당... 작품 전체가 한국적인 판타지 코드를 이용하고 있어요. 단순히 이런 건 많죠. 한국산 라노벨에만 가도 이런 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아주 아주 직관적으로 연결해 두고 대립구도를 만든 건 작품의 분위기에 매우 적절했습니다. 그리고 현대적인 요소 혹은 고전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만든 도사랜드만의 세계관은 그 세계관만으로도 오락적 요소가 충분하지만 단순히 오락적인 가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재미와 개념을 모두 갖췄다고 하면 될까요? 물론 개그가 메인이지만요.


2. 두 번 빨아야 하는 캐릭터.

이 작품의 근본 목적은 '재미 추구'입니다. 작품이 재미있으려면 당연히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하나는 개그 소재고 다른 하나는 캐릭터입니다. 너무 당연한가요? 하지만 미성년자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면 안되죠. 어쨌든, 도사랜드의 캐릭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캐들의 모에 요소요? 물론 갖고 있는 캐릭터도 있지만(로리라든지 귀축 계열이라든지), 그리고 그런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했지만, 전 여캐보다 남캐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란만 가도 많은 사람들이 남캐인 도사를 빨고 있죠. 비교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맨날 하렘변태정의용기탱커호구고자 남캐들만 나오는 것들과 상대가 안 됩니다. 도시남자도 모에 요소에 들어가겠지만......

게다가 이렇게 남캐 여캐가 두루 적절하게 매력적이면 독자층이 넓어지는 효과도 볼 수 있죠.


3. 숨은 그림 찾기.

웹툰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까 배경 작화로 승부하는 작품 아니면 배경은 대충 보고 캐릭터 얼굴짝이랑 글씨만 열심히 보게 됐는데, 이 작품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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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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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에요. 1화부터 50화까지 거의 다.

배경은 도사랜드의 재미 중에 비중 있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대충 봐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패러디가 많아서 작품의 고유성을 잃어 버리는 패러디물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 패러디는 그저 드레싱일 뿐입니다.
배경 개그에서 패러디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고요.


4. 그런데 넌 웹툰 작가잖아? 그림 실력은?

제가 느끼기에 도사랜드의 유일한 깔 거리는 작화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일하다기엔 너무 큰 것 같네요.그런데 이것도 보다 보면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돼요. 인체비례는 뭐고 세부묘사는 뭔지, 도사랜드를 볼 때만큼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작화가 엉망인 것도 아니에요. 전 이 모자란 듯한 작화도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5.적절하고 건전한 개그.

작중 개그의 반 이상을 섹드립으로 때우는 게 요새 양산형 판타지의 추세인가요? 하지만 도사랜드는 건전해요. 섹드립이 뭔가요? 그런 거 없어도 스토리 전개만으로 재미를 주는 방법을 알아아죠.


6. 그러니까 당신은 도사랜드를 봅니다.

당장 D사에 들어가서 월요웹툰으로 고고.










질 떨어지는 리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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