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웹툰덕의 웹툰 리뷰-도사랜드(많이 길 수도...)
2011.12.30 12:05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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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리뷰는 처음이네요.
달룡은 애니 보는 시간보다 웹툰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웹툰덕입니다. 애니는 해 봐야 한 70개 정도밖에 안 봤지만 웹툰이라면 2006년부터 해서 완결된 모든 N사나 D사 웹툰의 반은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수능 300일 정도 남은 고3인 걸 생각해 보면 사고 능력을 갖춘 이후부터 계속 웹툰과 함께해 왔네요. 웹툰 이름을 직접 들어도 모르실 테니 애니에 대입해 보자면, 그 많은 작품들 중에는 여태까지 본 게 아까워서라도 챙겨 본 월희(흑역사판)스러운 것도 많았고, 웹툰을 보는 건지 중2의 팬아트를 보는 건지 모를 OOOOOO스러운 것도 많았고, 스크롤바를 몇 분이나 멈추게 만든 ef스러운 것도 아주 조금 있었고, 동생이 옆에서 보고 있는데도 질질 짜게 만든 클라나드스러운 것은 딱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제가 웹툰을 보는 근본적인 목적에서 벗어낫 것들이에요. 제게 웹툰은 그저 소비성 만화입니다. 유명 웹툰인 '마음의 소리'처럼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저는 사랑합니다(안타깝게도 마음의 소리의 드립 코드는 저한테 잘 통하지 않지만). 그리고 요새 나온 작품 중에서 그런 제 요구를 가장 잘 들어 준 작품을 소개해서, 여러분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추천글의 성격을 띨 수 있습니다.
웹툰 제목 : 도사랜드
현재 상황 : 2기 완결. 3기 준비중
연재 화수 : 50화
감상 전에 :
전 예고편 보고 꼴려서 1화 나올 때까지 기다렸어요.
예고편에서 이미 이 작품의 장르를 알려 주고 있죠. 이 작품은 '한국식 현대 판타지물'이라고요.
그동안 한국식 한국식 내세우면서 실상은 어디서 왜나라나 쌀나라 비슷한 세계관을 들고 와서는 검은머리 남자랑 염색한 여자가 나와가지고 파이어볼 팡 윈드커터 팡 하며 치고 받고 화해하고 박는 식의 스토리가 토할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그런 건 1페이지나 예고편만 봐도 알아 보게 됐죠. 근데 이건 그런 게 아니에요. 진짜가 나타났다! 하고 외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물론 마음속으로만). 딱 봐도 한국적인 마인드가 떡칠되어 있는 좋은 예고편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도키도키하는 마음으로 1주일을 기다렸다가 1화를 달렸습니다.
...전 이런 작품일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기대대로 도사가 나왔어요. 기대대로 도깨비도 나왔어요. 기대대로 마치 서울 어느 길거리 같은 한국적인 세계관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합치니까 어째 이런 모습이 되나요. 위에 쓴 걸 빼면, 미리 생각한 것 중에 맞은 것이 애들 얼굴이 전부 허옇다는 것뿐이었어요.
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 재미의 정도도 틀렸어요.
우와, 훨씬 재밌다!
예고편하고 1화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주말에 웹툰을 볼 때 D사 작품 중에 이걸 제일 먼저 보게 됐어요.
이제 본격적인 리뷰 시작.
감상 :
"거기 아무도 몰라 줘도 매일 최선을 다해 간다.
누구다 누구다 누구다 해도 기록이 말해 준다."
슈퍼주니어의 '슈퍼맨'의 가사 중 일부분인데, 도사랜드에게 딱 맞는 문구라고 생각해요. 사실을 말하자면 별로 인기 없어요. N사에 있었으면 참 인기 많았을 텐데, D사 웹툰이 다 그렇죠 뭐. 한 화 평균 댓글이 200개도 안 돼요. 이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N사를 무시하고 D사 내에서만 따져 본다면 어떨까요? 게시판에 올라오는 팬아트의 반은 도사랜드 팬아트고, 다음 별점 9.7을 기록하고 있죠. 네이버 별점은 믿을 게 못 되지만, 다음 별점은 그래도 조금 믿을 만해요. 취향 심각하게 타는 판타지가, 그것도 생소한 유형의 판타지가 평점 9.7을 찍고 있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수준이 어느 정도 증명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도사랜드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도사랜드 재밌다고 소문내고 다니죠. 저처럼.
어느새 리뷰의 본질을 잊고 있는 기분이네요. 이제부터 이 작품을 분석해 볼까요.
장단점 나누지 않겠습니다.
1. 일단 빨고 봐야 하는 세계관.
도사, 신선, 요괴, 무당... 작품 전체가 한국적인 판타지 코드를 이용하고 있어요. 단순히 이런 건 많죠. 한국산 라노벨에만 가도 이런 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아주 아주 직관적으로 연결해 두고 대립구도를 만든 건 작품의 분위기에 매우 적절했습니다. 그리고 현대적인 요소 혹은 고전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만든 도사랜드만의 세계관은 그 세계관만으로도 오락적 요소가 충분하지만 단순히 오락적인 가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재미와 개념을 모두 갖췄다고 하면 될까요? 물론 개그가 메인이지만요.
2. 두 번 빨아야 하는 캐릭터.
이 작품의 근본 목적은 '재미 추구'입니다. 작품이 재미있으려면 당연히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하나는 개그 소재고 다른 하나는 캐릭터입니다. 너무 당연한가요? 하지만 미성년자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면 안되죠. 어쨌든, 도사랜드의 캐릭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캐들의 모에 요소요? 물론 갖고 있는 캐릭터도 있지만(로리라든지 귀축 계열이라든지), 그리고 그런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했지만, 전 여캐보다 남캐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란만 가도 많은 사람들이 남캐인 도사를 빨고 있죠. 비교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맨날 하렘변태정의용기탱커호구고자 남캐들만 나오는 것들과 상대가 안 됩니다. 도시남자도 모에 요소에 들어가겠지만......
게다가 이렇게 남캐 여캐가 두루 적절하게 매력적이면 독자층이 넓어지는 효과도 볼 수 있죠.
3. 숨은 그림 찾기.
웹툰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까 배경 작화로 승부하는 작품 아니면 배경은 대충 보고 캐릭터 얼굴짝이랑 글씨만 열심히 보게 됐는데, 이 작품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아니면,
이런 식이에요. 1화부터 50화까지 거의 다.
배경은 도사랜드의 재미 중에 비중 있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대충 봐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패러디가 많아서 작품의 고유성을 잃어 버리는 패러디물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 패러디는 그저 드레싱일 뿐입니다.
배경 개그에서 패러디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고요.
4. 그런데 넌 웹툰 작가잖아? 그림 실력은?
제가 느끼기에 도사랜드의 유일한 깔 거리는 작화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일하다기엔 너무 큰 것 같네요.그런데 이것도 보다 보면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돼요. 인체비례는 뭐고 세부묘사는 뭔지, 도사랜드를 볼 때만큼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작화가 엉망인 것도 아니에요. 전 이 모자란 듯한 작화도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5.적절하고 건전한 개그.
작중 개그의 반 이상을 섹드립으로 때우는 게 요새 양산형 판타지의 추세인가요? 하지만 도사랜드는 건전해요. 섹드립이 뭔가요? 그런 거 없어도 스토리 전개만으로 재미를 주는 방법을 알아아죠.
6. 그러니까 당신은 도사랜드를 봅니다.
당장 D사에 들어가서 월요웹툰으로 고고.
질 떨어지는 리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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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야전삽
2011.12.30 12:08
ㅋㅋㅋ사스켘ㅋㅋㅋ -
응딩이매니아
2011.12.30 12:08
내가 문제인지 나갈없이 문제인지 종범성님이 잔뜩이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좀따가 함 봐야겠네. -
달룡
2011.12.30 12:44
수정했습니다. -
응딩이매니아
2011.12.30 12:37
맨 밑의 이미지 두 개는 보이는데 위쪽은 다 종범 -
달룡
2011.12.30 12:09
종범신만 보이나요? 우엣분은 사스케 찾으신 걸 보면 보이시나 본데. -
앱씨
2011.12.30 15:19
어머 재밌어보여. 보러가겠습니다 -
달룡
2011.12.30 15:32
감사합니다. -
newshower
2011.12.30 16:25
도사랜드 재밌지. 그리고 난 N사보다는 D사쪽에서 연재하는게 더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함 -
달룡
2011.12.30 16:28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런 좋은 소비성 웹툰이 인기가 없는 게 슬퍼서요.
그리고 전 D사를 더 좋아합니다. -
여랑
2011.12.30 22:42
저도 추천 하나하자면 D사의 곽인근작가님 추천!ㅋㅋ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와 연출이 아주 맘에 듬니당.. -
달룡
2011.12.30 22:44
당신 도서관 그리신 분인가요?
그 작품은 편안한 분위기가 괜찮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