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이바나시 [커피, 인터넷, 리포트]
2011.05.24 05:12
18시 50분 시작
커피
인터넷
리포트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T교수는 빗살무늬로 햇살이 비치는 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학생들의 리포트를 체크하고 있었다. 설탕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3스푼. 의자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커다란 가죽의자. 그렇게 편안하게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 리포트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런 평화로운 광경이 몇 시간이고 지속될 것처럼 보였다. 정적인 광경. 마치 T교수가 배경과 하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마침내 그가 커피를 다 마셨을 때야 정지된 그림에 약간 생동감이 들어갔다. 그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이윽고 화면에 윈도우즈7의 화면이 떴다. 그는 바로 그의 메일을 체크했다.
무심코 스팸이라고 착각하여 모두 지워버리려고 했지만, 그의 메일에 딱 한가지 특이한 이름이 들어있었다.
Anonymous
익명.
'보통 광고에서 익명을 쓰나?'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제목을 보았다.
"교수님~! 질문이 하나 있어요!"
'도대체 누가 교수한테 메일을 보내는 데 익명메일을 쓰는거야.'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메일을 열어보았다.
[장웅천 교수님에게 드리는 편지입니다. 아마 이 메일을 보고 계시다면 제 메일을 스팸으로서 지우지 않았다는 말이겠죠. 저는 당신의 모든 가족들을 인질로서 잡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내인 김은정 씨도, 딸인 장여선도. 모두. 언제든지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내일 밤 10시, 01922341598이라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약 10분 정도동안 통화를 해주실 수 있나요? 명심하세요. 당신 주변 사람의 생명이 걸린 일이라는 걸.]
내용은 그렇게 적혀있었다. 그는 약간 섬찟했다. 하지만 그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무시했다.
"신상털기...라고 하던가. 요즘은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만으로 남에게 이런 악질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다지."
그리고 T교수는 그냥 메일을 삭제해 버렸다.
"다녀왔어."
"다녀왔어요?"
아내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T교수를 맞아준다.
"오늘은 뭐 특별한 일 없었어요?"
"없었어."
"아, 우리 딸이 아버지한테 줄 편지를 가져왔데요."
"그래?"
"이건 꼭 아버지한테 전해주라고 했다고, 저한테도 안 보여주더라고요. 어찌나 완강하던지 원."
"그래서. 안 봤어?"
"어떻게 볼 수 있어요. 우리 귀여운 딸이 그러는 걸."
"으이구, 당신도."
T교수는 그리고는 편지를 받았다. 그는 그의 방으로 들어가 후에 편지를 찢어 열어봤다. 그리고 그는 내용에 깜짝 놀랐다.
[아마 이 편지를 보신다는 것은 당신의 착한 꼬맹이가 제 말을 잘 들었다는 거겠지요. 혹시라도 스팸이라고 생각하고 메일을 지웠을 경우를 위한 것입니다. 내일 밤 10시. 꼭 기억하세요.]
그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직감했다. 이 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정말로 자신의 가족이 위험하다고.
밤 10시가 되었다. T교수는 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입력하고 통화버튼을 꾹 눌렀다.
다이얼이 갔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상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혹시 같이 자살하기로 한 그 분이신가요?"
"아..예..."
'자살?'
"조금 늦으시네요."
"아, 죄송합니다. 지금 지하철 안입니다."
"...그렇군요."
"그동안 전화로 대화를...저기...그러면 이름부터..."
"이름이요? 그게 왜 필요하죠?"
"아니..그게..."
"어차피 조금 있다가 죽을 건데."
"아니...그게...아, 그러면 왜 죽으시려는 거에요?"
"......"
"그런 것쯤은 서로 말하고 같이 자살해도 괜찮잖아요?"
"그래요."
그렇게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T교수는 시계를 보았다. 10분에 거의 근접해 가고 있었다.
"그럼 끊겠습니다."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는 그리고 휴대폰을 주머니 속에 넣었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게 한 거지?'
그는 그리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T교수는 빗살무늬로 햇살이 비치는 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학생들의 리포트를 체크하고 있었다. 설탕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3스푼. 의자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커다란 가죽의자. 그렇게 편안하게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 리포트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 때 T교수는 문득 그 메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메일에 접속해 보았다.
Anonymous로부터 또다른 메일이 와 있었다. 그 메일 제목은 인터넷 페이지의 링크였다. 내용은 이러했다.
[살인에 축하드립니다.]
섬찟한 나는 링크를 주소창에 복사해 보았다. 뉴스였다. 방화. 그리고 한 사람이 죽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었다고 한다.
2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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