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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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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이바나시 [하나자와 카나, 야동, 홈런] ※15금

2011.05.24 18:30

니어리 조회 수:485 추천:3

 
 산다이바나시 [하나자와 카나, 야동, 홈런]



  손을 뻗어 탁자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해 본다. 때마침 현재 시각은 오전 1시 반. 사람이 가장 음란해진다는 오전 1시 반.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 내리며 침대에서 일어난 나는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책상 옆에 놓인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살며시 의자 위에 앉았다.

  오른발을 뻗어 엄지발가락으로 전원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작동 시킨다. 고요한 방 안에 컴퓨터 본체에서 나는 미세한 기계음이 퍼진다. 늦은 밤. 자다 말고 일어나 불조차 켜지 않은 채로 갑자기 웬 컴퓨터냐고? 물론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내일은 일요일. 잠을 좀 늦게 잔다한들 문제 될 것은 없다. 초밥 집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일 문제로 오늘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셨고, 어머니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술을 잔뜩 마시고 오셨다. 술이 들어가면 잠에 취하는 분이시니 지금쯤은 잠에 빠져서 누가 업어 가도 모르리라.

  남은 건 4살 위의 누나뿐인데, 누나도 피곤이 쌓였는지 11시 쯤 되어 돌아오자마자 떡실신이 되어 소파 위에 누워 잠에 빠져버렸다. 지금도 분명 세상모르고 자고 있을 테지. 다 큰 성인인데도 자신의 방 하나 없는 나의 누나. 늘 바쁘게 일하고 있는 기특한 누나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은 후 이불을 덮어주었다.

조금 이야기가 세어버렸다만, 여하튼 지금 가족들은 모두 잠이 들었다는 얘기다. 즉,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일 없이 안전하게 그 일을 할 절호의 찬스라는 얘기. 지금이야말로 반나절 동안이나 기다려온 레츠 쇼타임인 것이다.

  구동을 끝마쳐 윈도우 화면을 띄운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 커서를 움직인다. 이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나의 것이다. 종종 누나와 어머니가가 빌려 쓰기도 하지만, 가볍게 인터넷이나 하는 정도로, 나에 비한다면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하드 안에 비밀 폴더를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그래, 결코 말할 수 없는. 들킬 수 없는 비밀의 화원. 2년 동안 모아온 소중한 나의 야동 컬렉션!

아직 폴더를 열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기대감에 몸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아직은 참을 때다 마이 주니어. 아직은 고개를 들 때가 아니란다. 쇼는 이제부터니까!

폴더 안에는 장르별로 또 다시 여러 개의 폴더가 있다. 정리를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이런 것까지도 깔끔하게 정리하게 돼 버린다.


 오늘은… 뭐가 좋을까……


  도찰, AV, 일반인, 코스프래… 방음에 문제가 많은지라 좀처럼 느긋하게 할 기회가 없다보니 아무래도 신중하게 고르게 된다.


 오늘은… 그래, 오늘은………


 정했다. 오늘은 근친물로 가자. 근친이라고 해도 어차피 짜고 하는 기획물이겠지만 근친이란 시추에이션은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 근친이라고 해도 아들과 어머니가 하는 건 취향이 아니다. 특성상 여배우가 늙었기도 하거니와, 내가 좋아하는 건 어디까지 누나와 남동생 간의 근친상간 한정이니까.


「누나… 아… 누나…」


 모니터 속 어딜 봐도 아저씨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자칭 고교생 남자배우가 어떻게 봐도 연하로 보이는 여배우를 누나라 부르며 애무한다. 음탕한 소리를 내며 누나와 동생이 전라가 되어 뒤얽힌다.


「누나! 하앗 누나…!」


남배우의 조금은 기분 나쁜 목소리로 누나를 애타게 부른다. 그에 답하듯이 누나도 음란한 신음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어느 새 한계까지 부풀어 오른 그곳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던 나도 신음소리를 내뱉고 만다.


"누, 누나… 하앗… 누나… 누나… 카나……!"


  근친상간. 용서될 리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모를 리가 없다. 그에 관한 책도, 논문도 몇 편이나 읽었다. 인터넷으로 사례를 찾아보기도 하고, 그 비참한 결과들을 보며 몇 번이나 쓴웃음 지었다. 에로 만화나 소설처럼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리가 없는 것이다. 용서받지 못할 짓이니까. 터부니까. 그러니까 그런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고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다그쳤다. 설득했다. 자기최면 했다. 누나를 좋아하는 건 어디까지나 남매로서 라고. 가족으로서 라고.


 하지만…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억누르려고 하면 할수록, 내 안의 누나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져만 가서. 이제는 더 이상 가족이 아닌 이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나는 누나를… 하나자와 카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 내가 "네땅"이라고 부르면 베시시 웃던 누나. 한 번은 친구들 앞에서 "네땅"이라고 부르는 것이 괜스레 쑥스러워서 평소완 달리 "오네상"이라고 불렀더니 장난스런 얼굴로 "어~ 왜 평소처럼 네땅이라고 안 부르는 거야?" 라며 놀렸던 누나.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때, 내 앞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조언을 주었던 누나. 내가 외로워 할 때, 힘들어 할 때 늘 위로해 주었던 누나. 그럴 때 마다 누나가, 카나가 내 안에서 점점 커져만 가. 어느새 이렇게 커져버린 것이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어찌할 수도 없을 정도로. 나는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품어버린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어져선 안 될 사랑. 품어서는 안 될 사랑. 그렇기에 하다못해 망상한다. 누나와 이어지는 자신을.


 "카나… 카나… 카나…"


  손의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진다. 화면 속 누나의 얼굴이 쾌락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카나가 쾌락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빠져들어 간다.


 "사랑해… 카나… 카나… 하앗… 하아… 카나…… 카나…!!"



  똑똑-



 "카즈유키, 불렀어?"



  !!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얼어버렸다.


 위험하다… 위험해… 최악이야…


 말로만 듣던 가족에게 자위하는 순간을 들키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그것도 하필이면…


 "큿…"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뇌가 긴급명령을 내리고 있는데도, 당황한 몸은 우왕좌왕하며 움직이지를 못한다.


 "들어갈게 카즈유… 헉!"


 불도 키지 않은 채로 컴퓨터 앞에 앉아 바지를 벗어 내린 채 성난 그곳을 쥐고 있는 나의 모습. 그리고 모니터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음란한 영상. 절망과 당혹감에 물든 나의 얼굴. 예상치 못한 민망한 상황에 놀란 누나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나와 누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빌어먹을…


 시간이 멈출 리가 없잖아? 바보 아냐? 라며 시간이 멈추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음탕한 신음소리가 한층 더 격렬해졌다.

나도 꿀꺽하고 크게 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누나와 나의 멈춰졌던 시간이 다시 흐른다.


 "미, 미미 미안…!"


 붉게 물든 얼굴로 말을 더듬으며 방문을 닫고 나가려 하는 카나.


 아, 안돼…!!


 "자, 잠깐만!"


 바지도 제대로 입지 않은 엉거주춤한 꼴로 가까스로 방문을 닫고 나가려는 누나의 손을 붙잡는다. 놀란 눈으로 뒤돌아보는 누나. 눈이 참 크다고 언제나 생각해왔지만, 오늘은 언제나 이상이네… 아, 이런… 거시기 만지던 손으로 잡아버렸네… 미안해 누나…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정작 붙잡아서 뭘 어쩔 건지는 생각조차 못하고, 나도 모르게 붙잡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대체 뭘 어쩌자고 누나를 붙잡은 것일까? 정말 최악이다. 쥐구멍에 숨고 싶어다는 것은 분명 이런 것이겠지.

  수치심과 자괴감에 얼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지만. 그래도 붙잡아야 한다고 몸이 말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누나를 그대로 보내버리면 수치심에 두 번 다시 카나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할 거라고. 내 몸이 그렇게 경고하는 것 같았다.


 "왜… 왜…?"

 "아… 그, 그…"


 무슨 말을 꺼내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좋지? 어떻게 해야? 무슨 말을 해야? 어떻게 해야 좋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찼음에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래……

 누나의 시선이 아래쪽을 향했다가 흠칫한다.


 “아, 이, 이건…!”


 으아… 나 아직 팬티도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였지 참! 으으…


 "미, 미안해 카즈유키. 누나 못 본 걸로 할 테니까. 정말 미안… 잇!?"


  내 손을 뿌리치고 나가려하는 카나를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끌어당긴다. 앞으로 고꾸라지려하는 그녀를 감싸 듯 붙잡으며 왼손으로 재빨리 방문을 닫는다.

  깜깜한 방.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신음 소리. 야동이 흐르고 있는 모니터의 빛만이 어슴푸르하게 방 안을 비춰주고 있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정도로 어색한 공기. 숨 막힐 듯 한 공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 누나. 좀처럼 본 적 없었던 부끄러워하는 얼굴. 캄캄한 방 안에서도 알 수 있었다. 민망한 상황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는 것을.


 "저기… 카즈유…키…?"


 이상한 나의 행동에 불안을 느꼈는지 말끝이 떨리고 있었다. 겁에 질린 목소리. 오래 전 가족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있는 유령의 집에 갔을 때도 저랬었지?


 7년 전, 우리 가족은 다함께 디즈니랜드에 놀러갔었다. 가족여행을 그다지 많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날의 일은 소중한 추억으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줄곧 가족 넷이서 놀이기구를 타다가 어찌어찌하여 나와 누나는 부모님 없이 둘이서 유령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귀신같은 걸 믿지 않았던 나는 직원들의 분장이 조금도 무섭지 않았지만, 나보다 4살이나 위인 누나는 꽤나 무서웠던 모양이다.


 “카, 카즈유키 괜찮아? 무섭지 않지?”

 “응 괜찮아 누나. 하나도 안 무서워.”

 “그렇구나…”

 “왜 그래 누나? 혹시 무서운 거야?”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동생 앞이라고 체면을 세우려고 했던 것인지 무섭지 않다고 허세를 부리는, 그러면서도 덜덜덜 다리를 떨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괜찮아 누나. 내가 옆에 있잖아?"

  “응?”


 나란히 걷고 있던 누나의 손을 꼭 쥐며 말했다.


 “내가 누나를 지켜줄게.”


 아아… 그래… 지켜주고 싶다.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분명 그 날이 이 사랑의 시작이었으리라.


 7년 전의 그날과는 전혀 다르지만, 7년 전의 그날처럼 손을 잡은 채로. 7년 전의 그날처럼 어두운 방 안에 단 둘이서.

 그녀의 눈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쉬는 숨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었다.


 "카, 카즈유키…?"


 코가 닿을 만큼 가까워진 나를 피해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 그녀.


 도망치지 마. 괜찮아.


  마음속으로 그녀를 다독이며, 다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도망치게 내버려두진 않아.


 쥐고 있는 손을 더 강하게 쥔다.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하지만 그녀가 아파하진 않도록 어디가지나 부드럽게. 그리고……


 "하, 하지 마 카즈…읍…"


 첫 키스였다. 누나와의 첫 키스. 볼에는 어릴 적에 몇 번인가 주거니 받거니 한적 있었지만 입술과 입술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어있는 왼손을 그녀의 등 뒤로 두르며 끌어안았다.


 "으… 읍…!"


 도망치지 말아 줘. 거부하지 말아 줘.


 "아, 안…"


 때지 말아 줘. 최악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 최저라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뒤늦게 안간힘을 쓰며 떨어지려고 하는 카나에게 속삭인다.


 "사랑한단 말이야…"

  "에…?"


 놀란 두 눈이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그 사랑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오랫동안 담아왔던 감정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사랑해 누나. 아니, 카나…!"



 다시 한 번 입술을 맞댄다. 저항하는 두 손은 여전히 붙잡은 채로.

하지만 이번에는 저항하지 않는다. 거부하지 않는다. 카나는 어느새 눈을 감은채로 아무 말도 없이 나의 키스에 응해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전에 없을 정도로 가슴이 뛰고 있었다. 터질 것처럼 치솟은 그곳이 자신의 배 부근을 찔러대고 있음을 그녀도 분명 눈치 챘겠지.

 두 손을 여전히 그녀의 손을 붙잡은 채로. 행여나 제 정신을 차려서 방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이 없도록. 선녀의 날개옷을 필사적으로 숨겼던 나무꾼처럼.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두 손을 꼭 쥔 채로, 힘으로 밀어붙여 함께 침대 위에 쓰러진다.


 "아……"

 "하아… 하아…"


 아마도 내 눈은 지금 아파 보일 정도로 충혈 되어 있겠지. 성난 짐승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들이마신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적 없는 표정.


 "아, 안되는데…"


 당황? 슬픔? 금방이라도 촉촉하게 젖을 것 같은 두 눈이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에로했다. 그녀가 내뱉는 숨결이 너무나도 달콤하고 따스했다. 촉촉이 젖은 탐스러운 그 입술에 나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이래선 안 되는 줄 알지만 죽을 만큼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하반신이 터질 것만 같았다. 미칠 듯한 욕구와 충동이 이성을 마비시킨다.


 "…말했었잖아"

 "에?"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는 있는지도 모른 채, 입이 제멋대로 말을 내뱉는다.


 "이전에 TV에 출연했을 때 말했잖아.

 남동생에게 아이를 잔뜩 만들게 해서 함께 사는 게 소원이라고."

  "………"

  "그거… 무슨 의미였어?"


 그것은 무슨 의미로 한 말이었을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아니, 그럴 리는…

하지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마치……


 "누나, 무슨 의미로 한 말이었어?"

 "………"


 누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해 줘 누나… 대답하지 않으면…



 나 오해해버릴 것 같잖아…!





 "내가 누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

 "………"


 그만…!

 
 "내가 누나를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

  "카즈유키…"


 말하면 안 돼…!


 "내 소원도…… 같아…"

  "……"


 말해버리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리잖아…!



 "누나에게 나의 아이를 잔뜩 낳게 해서… 함께 살고 싶어…!"




 아―……




 끝나버렸다―…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그 말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넘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너무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그랬다든가. 납득시키긴 어렵겠지만 어떻게든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무리다. 나는 확실하게 선을 넘고 말았다. 아웃인 것이다.


 "카, 카즈유키. 나는… 그런 의미로 한 말이……읍"


 세 번째 키스. 그 이상은 듣고 싶지 않았다.

전부 끝나버렸다. 사이좋았던 우리 남매의 관계는 이제 산산조각 나버리겠지?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내가 그녀를 이성으로서 사랑하게 되었을 때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파멸의 결말. 그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갑작스럽게 찾아왔을 뿐이야.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한 언젠가는 찾아올 결말이었어. 이미 전부 늦어버린 거야 카즈유키.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집에서 쫓겨나는 것일까? 아니면 누나가 독립을? 어느 쪽이든 지금처럼 함께 살수는 없으리라. 근친의 결말이란 대게 그런 것이다. 행복한 결말이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어버린 것… 마지막으로……

  그녀의 위에 올라타 짓누른 채로 나누는 거친 키스. 두 번째까지의 키스와는 다른 농후한 키스. 혀와 혀를 섞는 음란한 키스. 거부하는 그녀의 혀를 강제로 탐하며, 서로의 타액과 타액을 교환한다. 두 번 다시 맛보지 못할, 느끼지 못할 카나의 온기를 이 몸에 새기겠다는 듯이.

  몇 분이나 지났을까? 그녀의 저항이 그치고 나서도 한참을 나눈 끝에 나는 입술을 떨어뜨렸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숨을 한 번에 들이킨다.


 하아… 하아하아…

 하아하아… 하아… 하아하아… 하아아……


 조용한 방 안에 두 사람의 숨소리가 울려 퍼진다.

 
 "카즈유키…"

  "카나…"


 밤이 끝나고 날이 밝으면 찾아올 파멸 같은 것은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다. 내 눈 앞에 지금 그녀가 있다. 상기 된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다. 달콤한 숨결을 내쉬며, 나를 미치게 하는 야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시선에 티끌만큼 남아있던 이성조차 빨려 들어가 버리고 만다.


 하아하아―… 카나―…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누나를 사랑하잖아? 사랑하는 누나를 억지로 겁탈하려는 거야?


 또 하나의 자신이,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이 친누나를 범하기 직전인 자신을 가까스로 멈추게 한다.



 이래선 안 돼… 안 돼… 사랑하잖아… 상처입고 말거야 분명… 이래선 안 돼…!



 “읔……”





  눈물이 고일 것만 같았다. 나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무슨 짓을 해버린 것인가. 사랑하는 누나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아마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짐승에게 넘어갔던 몸의 주도권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한껏 달아오른 몸은 여전히 뜨거웠고, 치솟은 그곳도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었지만,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마지막, 마지막 선만은… 넘지 않을 수 있었다.


 “미안해…”


  코가 맞닿을 것처럼 가까이 하고 있던 얼굴을 떨어뜨리며, 그녀를 짓누르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미안해 누나… 내, 내가… 미쳤었나봐…”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슬픔과, 후회가 눈물이 되어 멈출 줄을 모르고 쏟아져 내렸다. 어릴 적 누나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꼴사나운 얼굴로 눈물을 쏟고 만다. 이제는 더 이상 눈물을 보일 나이가 아니건만.


 “미안해… 미안해미안해… 정말 미안해…”

  “카즈유키…”


 크윽―… 흐윽 흑…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해버린 것인가…

양손으로 꼴사나운 얼굴을 가리듯 감싸 쥐며 눈물을 흘렸다. 오열했다.


 “미안해 누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분명 더 이상은 누나와 사이좋게 지낼 수 없겠지. 이전과 같은 사이좋은 남매로 남을 순 없겠지. 내가 선을 넘고 말았으니까. 사랑한다고 말하고, 키스해버렸으니까. 덮쳐버렸으니까.

 후회와 절망에 몸이 떨려왔다.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미안해… 미…”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누나가, 카나가 끌어안았다.


 “누나…?”


 상냥한 얼굴이었다. 언젠가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있었던 나를 위로해주었을 때처럼. 따스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아―…”

 “괜찮아 카즈유키. 괜찮아. 괜찮으니까.”


 그 상냥함에 나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물범벅의 얼굴로 훌쩍거리며 그저 누나에게 안겨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따스함에 얼어붙을 것 같았던 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상냥하게 대 등을 다독여주는 카나. 누나에게 안겨본 것은 몇 년 만일까? 이렇게 상냥하고 좋은 누나에게 나는 정말 몹쓸 짓을 해버렸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좋아! 오늘은 오랜만에 함께 잘까 카즈유키?”

  “어? 어? 에?”

  “어렸을 적엔 곧잘 함께 잤었잖아. 오랜만에 나란히 자자!”


 잘나가는 성우다운 깔쌈한 목소리로, 과할 만큼 활기찬 목소리로 누나가 말했다. 괜찮겠어? 조금 전까지 내가 자신을 덮치려고 했던 것을 잊은 거야? 어떻게 그렇게나 상냥한 거야 이 바보 같은 누나야…


 “어… 하지만…”

  “정말이지 카즈유키는 시스콘이라니까.”

  “그, 그러는 누나도 브라콘이잖아. 위키피디아 보니까 브라콘 성우로 유명하더라.”


 정말이지, 내 마음도 모르고 그런 무신경한 소리나 해대고 말이야.


 “그거야 당연히 컨샙이지!”

  “뭐야… 컨샙인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누나가 말했다.


 “여하튼, 오늘은 같이 자자. 내 배게 가져올 테니까 그동안 너는.”

  “그동안 나는?”


 세삼 민망하다는 얼굴로


 “컴퓨터나 꺼놔.”


 라며 방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으아아아아아―… 부끄러워!!!




 다음날 아침. 모닝콜 소리에 잠에서 깨었을 때, 옆에서 자고 있었을 터인 누나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자신의 방, 아니 거실로 돌아간 것일까?

밤에 취해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아침햇살에 새록새록 떠오르자 뒤늦게 후회와 민망함에 죽을 것만 같았다.


 "아… 아아아아아!!"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며 작게 절규한다.


 나는 대체 어쩌자고 그런 짓을―…!!


 상냥하게 다독여주고 옆에서 자준 누나지만, 과연 속으로는 어땠을 것인가? 상처받은 건 아닐까?

TV에서 동생에게 아이를 잔뜩 낳게 해서 함께 살고 싶다 같은 브라콘 발언을 하곤 하는 누나지만 이성으로서 자신을 좋아 할리는 없는 것이다. 그렇잖은가?

자신을 덮쳐서 무리하게 키스한 몹쓸 남동생조차도 상냥하게 다독여주는 천사 같은 누나. 하나자와 카나 진짜 천사! 그런 누나를 나란 놈은―!!

  죄책감이 밀려왔다. 최악이야… 나 이제 더 이상 누나를 볼 낯이 없어……

나는 이제 어떤 얼굴로 누나를 대하면 좋단 말인가? 그보다 앞으로도 같이 살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일을 저지르고서… 같이 살 수 있을 리가 없겠지……

절망과 슬픔에 차 방 밖으로 나왔다. 누나의 방이기도 한 거실로. 그곳에 누나가, 하나자와 카나가 있었다.


 "좋은 아침. 카즈유키."

 "어, 어어… 좋은 아침…"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인사하는 그녀. 하지만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자 나는 머리가 천근 같이 무겁게 느껴져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밀려드는 죄책감에 숨이 막혀왔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미안…"

 "응?"

 "미안해…… 누나…"

 "…"

 "미안해… 미안해… 나… 억지로 누나를… 정말로… 미…"


 두 볼을 타고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누나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만 것일까? 나 때문에 평온했던 우리의 관계는… 나 때문에…


 그 순간, 그녀가 나를 끌어안았다.


 "누, 누나…?"


 감싼 손으로 상냥하게, 부드럽게 나의 등을 쓰다듬어주면서 누나가 말했다.


 "우리 둘의 소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 그 말은……




 나를 감싸 안았던 팔을 풀이며, 장난스럽게 뒤로 펄쩍 물러서는 누나. 쑥스럽다는 듯이 웃는 그 얼굴은 보는 사람도 부끄러워질 것처럼 새빨개져 있었다.


 "누나…"


 여전히 눈물로 글썽한 눈으로 나는 나도 모르게 환하게 미소 지었다.


 "카즈유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게 털 난다~"


 그리고 언제나의 장난스러운 얼굴로 돌아간 누나.


 "엉덩이 털은 진작 났다고…"





 이제는 끝장이라고, 완전히 아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아웃이 아니라 홈런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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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가 하나자와 카나, 야동, 홈런이라니!

이렇게 되어버리면 야설을 쓸 수 밖에 없잖아! 나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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