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이바나시 [북극, 산, 바나나]
2011.05.25 20:00
산다이바나시
북극
산
바나나
"달래야 나와봐!"
"왜!"
"호수가 생겼어!"
"뭔 소리야. 산에 어떻게 호수가 생겨."
"나와 보면 안다니까!"
그녀는 눈을 비비며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뒤로 쓰러질 뻔했다.
분명히 산에 있는데, 눈 앞에 호수가 나타나 있는 것이다.
[알려드립니다. 현재 북극의 융해율이 5% 더 올라 80%가 되었습니다. 주민들은 속히 쉘터 안으로 들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어디서 소리가 들리는 거냐."
"내가 어떻게 아냐. 저렇게 소리가 작은데."
"야, 그나저나 이건 뭐냐?"
달래는 방금 물에 떠내려온 물건을 집어들었다.
"누리끼리해서 기다란 놈이 몽둥이같이 생겼는데?"
"그거 먹는 거 아니냐?"
"이걸 어떻게 먹어."
"끓여먹는 거겠지."
"끓여 먹어?"
"그래. 냄비에 넣고. 불피워서."
"맛있을까?"
"먹어봐라."
"니가 먹어봐라."
"알았다."
그리고 그는 바나나를 하나 집어 먹었다.
"생으로 먹어도 될 것 같은데?"
"그러냐?"
그리고 그녀도 바나나를 하나 집어 먹었다.
"맛있네."
"빨아 먹지 말고 씹어 먹어라."
"아, 안 딱딱하네."
"그래. 그러니까 그냥 씹어먹어라."
"그러지 뭐."
[아이들에게 바다에 있는 물건은 절대로 꺼내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 또한, 음식은 절대로 꺼내먹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배고프더라도 비상식량으로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열대지방에서 떠내려온 과이들은 병균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절대로 드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음 날 아침.
"왜 이리 배가 아프지..."
"그러게..."
"너도 그러냐?"
"응."
"아무래도 어제 먹은 게 썩었던 것 같다."
"너 때문이다."
"그게 왜 나 때문이냐."
"니가 어제 그걸 주웠잖아."
"그걸 쌩으로 먹자고 한 게 누군데."
"그러면 끓여 먹었으면 배 안아팠냐."
"안 아팠을 수도 있지."
"아오...배도 아픈데 왜 위쪽에서 시끄럽게 털털털거리냐."
"그러게...누구냐."
[거기 아무도 없습니까?]
"아무도 없냐는데?"
"니가 나가봐라."
"싫다. 니가 나가라."
"에라 귀찮다. 그냥 보내자."
"그래."
[진짜로 아무도 없습니까?]
...................
헬리콥터는 털털털 소리를 내더니 저 멀리 날아갔다.
"이제야 좀 조용하네."
"그라게."
그들은 그렇게 누워서 배를 부여잡은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빠짐없이 체크한 거지?"
"예."
"좋아. 출발해."
그리고 그들은 모든 컨테이너를 끌고 한 장소로 모이고 있었다.
다음 날.
"달래야."
"왜."
"물이 좀 더 올라온 것 같지 않냐."
"그러게. 이제는 나갈 수도 없겄네."
"좀 더 위쪽으로 가서 살아야 하나."
"더 위가 어딨다고."
"그러면 어쩌냐."
"지붕 가서 살아야지."
"그런가."
"모두 다 모였나?"
"예."
"그렇다면 시작하지."
그리고 우주선은 천천히 위쪽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달래야."
"왜 또 불러."
"예전에는 맨날 저기서 뭐라고 소리쳤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조용하냐."
"...그러게. 우리 둘만 남은 건가."
"에이 설마."
"그나저나 이거나 좀 어떻게 해봐라. 우리 집이 거의 다 물에 찼잖아."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신이냐?"
"아니 어쩔 거냐고."
"수영해서 다른 데 찾아가면 되겠지."
"수영? 이 망망대해를?"
"참나. 나보다 건장하면서 그런 소리를 하네."
그는 달래한테 한 대 맞았다.
그렇게 지구상에 있는 최후의 2인은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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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은데 사실 여기는 다른 지구입니다. 북극, 남극이 더 커요. 그래서 한국 산을 덮을 정도로 해수면이 많이 오를 수 있던 겁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로 지구의 자연에 대한 자각이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우주까지 올라갈 수 있는 우주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이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던 겁니다.
다 써놓고 이상해서 변명하는 건 아니고요.
다른 지구인 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에 어이없게 끝났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이야기를 쓰다가 끝낼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노린 거에요.
진짜요.
저 둘이 어떻게 됬는지는 묻지 마세요.
엔딩 중에서 가장 더럽다는 오픈 엔딩이 아니라 일부러 노린 거라니까요?
거..거짓말 아니에요...
어흑 ㅠ
어흑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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