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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등장인물 소개>

나하나: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귀여운 여자아이.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그럭저럭 좋아하지만 특별히 오타쿠는 아니다.

나유일: 리즈 시절엔 아이돌 같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지금은 살이 올라 살짝 후덕해진 남자아이. 내공이 상당한 덕후지만 본인은 덕후인 걸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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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일: 뭐 보는 거야?

나하나: 나루토.

나유일: 나루토인가… 하나 너 나루토 좋아했었냐?

나하나: 응? 아니 좋아한…다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어렸을 때부터 보던 거라 계속 보는거라고 해야하나. 너는?

나유일: 나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다만 그럭저럭 계속 보고 있어.

나하나: 흐음… 그렇구나.

나유일: 나루토하니까 생각났는데. 너 나루토가 어떻게 끝날 것 같냐?

나하나: 응? 갑자기 뭔 소리야?

나유일: 그러니까, 나루토 결말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읽으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냐?

나하나: 음… 특별히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그냥 뭐 우치하 마다라를 나루토가 쓰러뜨리고 호카게가 되면서 끝나지 않겠어?

나유일: 그건 그렇겠지. 하지만 그건 원피스 마지막에 원피스를 찾는다는 말 만큼이나 당연한 거고, 내가 말하는 건 좀더 상세한 거야.
           가령 최후의 최후까지 어긋난 길을 걷던 사스케가, 우치하 이타치가 나루토 안에 남겨둔 사륜안을 통해 형의 진의를 깨닳으면서
           두 사람은 극적으로 화해하게 되고, 부활한 나투로 사스케 콤비의 합체기 아마테라젠간에 의해 마다라도 결국 쓰러지고 세계에는 평화가 온다.
           같은 식으로 말이지. 요는 구체적으로 그려본 결말을 말하는 거지.

나하나: (우와… 이 녀석 이럴 때 보면 진짜 오덕후 같다니까… 하지만 그런 소리 해봐야 또 미묘하게 삐치겠지.)
          
나유일: 최종보스가 마다라가 될지, 오로치마루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나루토와 사스케 둘이서 함께 쓰러뜨린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나하나: 그렇구나. 확실히 그럴 것 같네.

나유일: 뭐, 진짜로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의 전개지만.

나하나: 응? 다음의 전개라니?

나유일: 배틀만화니까 최종보스랑 싸워서 이기는 건 당연한 거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인 거지.
           최종보스를 쓰러뜨린다고 해서 '이겼다! 나루토 끝!'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무슨 멋지다 마사루도 아니고.
           사스케라든가, 사쿠라라든가. 풀어야 할 이야기는 잔뜩 남았으니까.

나하나: 확실히, 사쿠라랑 연인이 되는 건지 어쩐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10년 가까이 읽어온 독자로서 납득하긴 힘들겠네.

나유일: 하나는 나루사쿠파였던가?

나하나: 뭐?? 나루사쿠??

나유일: 아, 실수. 나루토랑 사쿠라랑 이어지는 게 좋냐는 말이었어.

나하나: 좋고 싫고 자시고. 나루토가 좋아하는 건 사쿠라잖아?

나유일: 전국의 히나타 팬들 다 울겠다 이 녀석아. 나루토의 히로인은 사쿠라 혼자가 아니잖아?
           사쿠라가 메인 히로인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나루토가 사쿠라랑 이어질지, 히나타랑 이어질지, 사스케랑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나하나: 잠깐, 내가 지금 잘못 들었나? 이어지는 대상 중에 사스케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유일: 어. 사스케.

나하나: 사스케가 나루토랑 왜 이어지는데? 남자잖아? 그거 이상하지 않아?

나유일: 호오- 이건 꽤 신선한 반응이네. 더럽혀지지 않은 새하얀 설원을 보는 기분이야.

나하나: 뭐??

나유일: 아냐, 혼잣말이었어. 남자끼리 엮느라 바쁜 여자애들만 보다가 당연한 소리를 하는 여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감동 받고 말았어.

나하나: 곧잘 생각하는 거지만, 네가 하는 소리는 진짜 영문을 모르겠어.

나유일: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설명해도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괜히 가르쳐줬다가 그걸 계기로 하나가 썩어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 되는데…

나하나: 그러니까 못 알아듣겠다고! 한국인도 알아 들을 수 있게 제대로 한국말로 해주겠니?

나유일: 좋아. 하나가 의문인 건 사스케가 어떻게 나루토랑 이어지냐 이거지?

나하나: 그래. 남자잖아? 무슨 게이도 아니고 나루토랑 사스케가 이어지는 게 말이 되냐?

나유일: 말이 되지.

나하나: 어디가!?

나유일: 자자, 생각해 보자. 나루토가 좋아하는 건 누구지?

나하나: 그야 당연히 사쿠라지.

나유일: 그래. 표면적으로는 확실히 나루토가 좋아하는 건 사쿠라야. 하지만 나루토의 첫 키스 상대는 누구지?

나하나: 응? 키스하는 장면이 나왔었던가?

나유일: 이런. 너무 오래되어서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1권인가 2권에 나오는 장면인데. 나루토의 첫 키스 상대는 사스케야.

나하나: 엥?? 그런 장면이 있었던가?

나유일: 응. 개그씬이긴 하지만.

나하나: 뭐야, 개그씬 가지고 오버하지 마!

나유일: 하지만 나루토의 키스씬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야.

나하나: 최종보스랑 싸우기 직전이라든가, 싸운 후에 분명 사쿠라랑도 키스할 거거든? 감동의 포풍키스 할거거든?

나유일: 아, 맞다. 만화책에선 안나오지만 애니메이션에선 한번 더 나왔다. 나루토의 키스씬.

나하나: 거봐. 제대로 여자아이랑도 키스하잖아?

나유일: 아냐, 두 번째 키스도 사스케랑 해.

나하나: 켁…… 진짜냐?

나유일: 응. 게다가 키스하는 것도 모자라서 둘이서 수갑 플레이도 하지. 뭐, 그것도 개그씬이라면 개그씬이긴 하지만.

나하나: 뭐야 그게… 게이도 아니고 그게 뭐야…

나유일: 아마도 여성팬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진의 서비스겠지. 나루사스… 나루토와 사스케 커플은 나루토 팬들 사이에서는 정설이거든.

나하나: 뭐야 그게!? 나루토 그런 만화 아니잖아? 싸우는 닌자 만화잖아? 나루토는 사쿠라릉 좋아하잖아!?
           도대체 만화를 어떻게 보면 그렇게 되는 거야!?

나유일: 아… 그렇게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말을 해주니 왠지 정화가 되는 느낌이야… 고마워 하나야.

나하나: 나 대체 왜 감사 받고 있는 거야?!

나유일: 이야기를 계속 하지. 나루토는 대외적으로는 사쿠라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보여주는 행동들은 그렇지 않아.
           아니지, 사쿠라도 좋아하긴 하는데 그보다 더 사스케를 좋아한다고 해야겠군.
           나뭇잎 마을의 동료들도 하나둘 사스케를 포기하는 와중에도 꿋꿋히 그 뒤를 쫓는 나루토의 그것은 과연 그저 우정일까?
           소중한 동료들과 사랑하는 사쿠라 마저 걸레짝 처럼 죽이려 드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돌려놓기 위해 애쓰는 나루토의 노력은
           이미 우정의 영역을 넘어섰다고 봐야지. 그건 분명 사랑이야.

나하나: ……

나유일: 요컨대 사랑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사스케가 사실은 사랑의 대상이었던 거야.
           사쿠라는 나루토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해주는 계기일 뿐인거지. 알겠냐?

나하나: 아니…

나유일: 음 뭐 이해할 필요는 없어. 이해해버리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한 일이야. 썩어버렸다는 거니까.
           그래야 내 하나답지!

나하나: 누가 네 하나냐! 아 진짜 됐다 됐어. 대체 뭔 소릴하는 건지…
           아, 망할. 너 때문에 앞으로 나루토랑 사스케 볼 때 마다 이상하게 보일 거 아냐! 책임져라!

나유일: 좋아. 책임지고 결혼해줄게.

나하나: !! 필요 없어! 멍청아!

나유일: 음, 이야기가 새버렸는데. 여하튼 나루토의 결말은 마다라를 쓰러뜨린 것 외에도 여러가지 풀어줘야 할 거리가 많다는 거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사스케고. 설령 사스케랑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나하나: 그러니까… 나루토가 사스케랑 왜… 아, 됐어.

나유일: 나루토랑 사스케가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죄를 범한 세계적인 범죄자 사스케의 처분은 납득이 갈 수 있게 해줘야겠지.
           마다라와 싸우는 와중 나루토를 지키며 죽을 수도 있겠고, 무사히 살아남아 속죄하며 살아갈 수도 있겠지.
           개인적으로는 둘이 함께 마다라를 쓰러뜨림으로서 세계를 구해내는 쪽이 좋을 것 같아.
           세계를 구한 사스케와 나루토. 하지만 사스케는 지울 수 없는 죄를 저지른 범죄자. 마다라를 쓰러뜨리는데 공헌했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그런 사스케를 나루토가 옹호하는 거야. 아니, 부탁한다고 해야 하나. 친구를 위해 무릎을 꿇으며 절실하게 부탁하는 거야. 용서해 달라고.
           
나하나: 흐음…

나유일: 예전에는 나루토의 절실한 부탁을 무시했던 라이카게 등이었지만 세계를 구한 위대한 닌자의 일생일대의 부탁. 바램.
           쉽게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 그래서 이례적으로 사스케는 가벼운 처분을 받게 되는거지. 한 30년 정도 무보수로 나뭇잎 마을에서 일한다든지?

나하나: 어, 그럴싸 한데?

나유일: 모든 것이 끝나고 평화를 되찾게 된 세상. 실로 오랜만에 나뭇잎 마을로 돌아온 사스케.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는 않지만
           나루토와 사쿠라 등이 있기에 사스케도 힘낼 수 있어.
           아직은 그대로 츠나데가 호카게로서 일하고 있지만 차기 호카게가 나루토라는 것은 누구도 이이가 없지.
           그런 와중 마을을 홀로 걷고 있는 사스케의 앞에 나루토와 사쿠라 커플이 나타나는 거지.

나하나: 이상한 얘기만 했지만 너도 결국 사쿠라랑 이어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구나?

나유일: '사스케군. 있잖아~ 나루토가 어제 나 보고 뭐라고 했는지 아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라지 않겠어? 꺄아 나루토 녀석도 부끄럽게 참!'
           '그렇구나. 잘됐구나 사쿠라.'
           한 때는 자신을 좋아한다며 쫓아다니던 사쿠라였지만 지금은 나루토와 완전히 러브러브.
           그런 사쿠라와 나루토를 보며 사스케는 뭔지 모를 씁쓸함과 허전함? 같은 것을 느껴.

나하나: 어.

나유일: 사스케는 두 사람을 보며 조금은 쓸쓸했지만 마음 속으로 축복을 보내는 거지. 행복하기를. 하고.
           그런데 그런 사스케에 나루토가 어린아이 처럼 어깨동무를 하며 귓가에 속삭이는 거지.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너니까 말이야!'

나하나: 얌마!!

나유일: 개인적으로는 이 엔딩을 추천하는 바이다. 썩어버린 여성팬들도, 남성팬들도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는 양손의 꽃 엔딩이지.

나하나: 아니거든! 뭐야 그게!? 완전 어이 없는데요? 대체 왜 그렇게 나루토를 사스케랑 엮으려는 건데?

나유일: 하하. 더럽혀지지 않은 너는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루토를 읽는 과반수 이상의 독자들은 나루토가 이미 선을 넘었다는 걸 알고 있거든.
           지금의 나루토는 엉덩이만 안 두들겼지 찰지디 찰진 게이 만화야. 아니지, 바이 만화라고 해야하나?
           나루토는 이미 사스케 루트를 타버렸다고. 게이만화라고. 이제와서 사쿠라랑 둘이서만 러브러브 해봐야 독자들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여기까지 와버렸으니까 숨겨왔던 나루토의 수줍은 마음 모두 사스케에게 줄 수 밖에 없어.

나하나: 아놔, 게이니 바이니… 으이구!! 알았다 알았어! 하지만 말이야. 사스케와 이어지는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말이야.
           네 말대로 되어버리면 나루토는 양다리를 걸치는 거잖아!? 노력 우정 승리의 소년 점프 만화에서 그런 것이 용서가 될 거라 생각해!?
           니가 말할 것 같아서 미리 말해두지만 나루토는 트러블인지 뭔지 같은 야한 만화가 아니니까 말이야!

나유일: 노력 우정 승리는 이미 옛말이야. 나루토는 노력 우정 사랑이지.
           우정과 사랑 사이 같은 느낌이지. 냉정과 열정 사이 처럼 말이야.
           그리고. 트러블 같은 만화가 아니더라도 양다리로 끝나는 경우는 많다고?

나하나: 어 그래, 계속 읊어봐라.

나유일: 가령 마크로스F만 해도 란카랑 쉐릴 둘 중 누구랑 키스할지 끝까지 정하지 못한 주인공 알토가
            "란카! 쉐릴! 너희들이 내 양 날개야!"라며 양손의 꽃으로 끝나지. 존나 개재끼지.

나하나: 뭐야 그게. 이래서 남자 만화는…

나유일: 허허, 반대의 경우도 많다고? 가령 스타드라이버의 경우는 히로인 와코가 스가타와 타쿠토 둘 중 하나를 끝내 정하지 못해서 
           두 미남을 양쪽에 끼고는 '이 관계가 조금 더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데헷~' 같은 소리나 하면서 끝나니까.

나하나: 하아…

나유일: 근데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지 똑같은 경우인데도 알토가 양 날개 드립 치는 건 존나 개재끼지만 이해는 가는 반면,
           와코가 어장관리 하는 건 어머, 뭐니 이 개년! 하고 짜증이 난단 말이지.

나하나: 난 니가 더 짜증난다.

나유일: 여하튼, 양다리 걸치는 건 일도 아니란 얘기였습니다.

나하나: 나는 그저 나루토를 읽고 있었을 뿐인데 어째서 이런 일이 되어버린 걸까…
           아, 나 앞으로 나루토를 어떤 표정으로 봐야할지 모르겠어…

나유일: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나하나: 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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