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백업용 소설 투척 얍얍

2011.07.21 09:09

코스피 조회 수:293

재학생들은 모두 제 1강당으로, 1학년 신입생들은 모두 제 2강당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세현 종합행정학교의 개학을 알리는 방송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운동장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기지개를 펴며 버스에서 내리던 경준은 귓속으로 울려 퍼지는 방송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벌써 개학이란 말이지.”

버스에서 안 내리고 뭘 그렇게 중얼거려?”

경준의 뒤에서 내릴 준비를 하던 수빈이 경준을 바라보았다. 그런 수빈의 얼굴을 바라보던 경준은 그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올해도 너랑 같이 지낼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저절로 나와서.”

죽을래?”

아니, 그것보다 어지간하면 빨리 내려 오는게 어때? 너 때문에 뒤쪽 애들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 말이야.”

경준의 말에 수빈은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경준이 빠져 나가기 전 모두 빠져 나간 뒤였기 때문에 남은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수빈은 단번에 버스에서 내려와 경준에게 달려들었다. 아니, 달려들려 했으나 타이밍 좋게 경준이 우산을 내밀어 멈출 수밖에 없었다.
, 뭐야?”

비 오잖아. 우산 쓰라고.”

, 그래.”

경준에게 화를 내려던 수빈은 그대로 맥이 끊겨 한숨만 내 쉴 수밖에 없었다.

, 이게 아닌데.”

이제 곧 시작할 것 같은데 빨리 가자.”

수빈을 힐끗 쳐다 본 경준은 제 1강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등 뒤에서 강한 충격을 받고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첫날부터 왜 이렇게 운수가 사나운 거지?’ 바닥에 고꾸라진 경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첫날부터 이렇게 운수 사나웠던 적은 18년 인생에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경준은 넘어질 때 바닥을 짚었던 손바닥에 힘을 줘 일어나며 자신을 고꾸라지게 한 장본인을 살펴보았다. 경준은 다행히도 손을 짚어 무릎을 제외한 옷은 무사했지만 상대방은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덕분에 여자애가 입고 있던 원피스도 축축하게 젖어 들어간 것은 말 하지 않아도 될 사실이겠지만.

한번만 봐도 특징이 기억에 남을만한 여자애였다. 구름에서 뽑아 낸듯한 하얀색 머리카락은 허벅지까지 올 정도로 길었고 잘 손질 했는지 머리카락의 길이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전부 일치 하고 있었다.

거기에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뒷목의 피부 또한 머리카락과 이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창백했다.

, 괜찮아?”

? . 괜찮은 것 같은데.”

아니, 너 말고 너랑 부딧힌 여자애 말이야!”

나 걱정 해주는것 아니었어?”

네가 뭐가 예쁘다고 걱정을 해?”

.”

그러니까 빨리 저 여자애나 일으켜 세워 줘.”

경준은 수빈의 가시돋힌 말과 박력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여자 애를 일으켜 세워 줄 수밖에 없었다.

저기 그러니까괜찮아?”

아야야다 젖어버렸잖아.”

경준과 부딪혔던 여자애는 바닥에 부딧혔던 엉덩이를 문지르며 울상을 짓고 있었다. 경준은 사복차림의 소녀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수빈, 잠깐만 이리 와봐.”

?”

아깐 부딪친 것 때문에 제대로 보질 못했었는데 저 여자애 사복이잖아.”

, 사복이지.”

거기다 키도 작고.”

우 씨, 나 키 안 작아요!”

경준과 수빈의 얘기를 듣던 여자애는 어느새 볼을 부풀리며 일어서 있었다. 경준이 그 여자애의 콤플렉스를 건드린 것 일까? 그 여자애의 얼굴이 점점 새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나 키 안작다고요! 안 작아요! 적당하다고요!”

, 아니 아무리 봐도 너의 키는.”

안 작아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경준을 노려보던 여자아이의 눈에선 어느새 눈물까지 글썽거리고 있었다. 그걸 본 수빈은 깜짝 놀라 경준의 옆구리를 꼬집었고 수빈의 등살을 못 견딘 경준은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경준!”

, 그래. 너 키 안작아. 그러니까 뚝!”

정말이죠?”

그래, 정말이라니까.”

…….”

경준의 사과를 받은 여자애는 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경준은 수빈의 옆구리 꼬집힘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내 쉴수 있었다.

아무튼 이제 괜찮은 것 맞지?”

…….”

경준의 물음에도 여자아이는 무엇인가 떠오른 듯이 유심히 경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일까? 경준은 자신을 쳐다보는 여자아이의 빨간 눈동자가 부담스러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같이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순간, 무엇인가 생각이 났던 것일까? 여자아이는 경준의 손을 덥석 잡아버렸고 그런 여자이의 돌발행동에 경준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저기 경준 오빠 맞나요?”

? 맞긴 한데 네가 어떻게 내 이름을?”

역시 기억 못하고 계시네요.”

경준의 손을 꽉 붙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은 여자아이는 서글픈 표정으로 경준을 바라보았다. 경준은 그런 여자아이의 반응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오빠, 전 오빠를 원망하지 않아요. 오빠가 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요.”

…….”

이제 시간이 다 되었으니 가볼게요. 그리고 오빠 제 이름 물어보셨죠?”

? .”

제 이름은 태아. 노태아 에요. 그럼 오빠, 나중에 봐요.”

……!”

여자아이, 아니 태아의 이름을 들은 경준은 그제서야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수 있었다.

어렴풋한 과거에 만났던 그 소녀. 모든 것을 내 주고, 자신은 잃은 것 밖에 없으면서도 환하게 웃어주던 그 소녀.

태아는 그런 경준을 보고 서글픈 미소를 짓더니 제2 강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경준은 멀어져가는 태아를 붙잡을 수 없었다.

우리도 이제 가자.”

, ? 알았어.”경준에게 무엇인가 위로의 말을 건내려던 수빈은 경준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직 개학식은 시작하지 않았던것일까? 1 강당 앞에 도착한 경준이 문을 열자 재학생들의 잡담소리만이 반겨주고 있었다.
수빈은 자리에 앉자마자 경준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경준은 그런 수빈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 이번엔 뒤통수가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경준은 두손을 들고 고개를 원위치 시킬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아까 그 여자애와 무슨 관계야.”

여자애라니?”

아까 버스 앞에서 너와 부딪쳤던 여자애 있잖아! 태아인가 하는 새하얀 꼬마애.”

그냥 아는 동네 동생이었다고 하면 믿어줄 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아는 동생이 너를 보고 그런 표정을 짓는다고?”

.”

…….”

예상외의 대답에 벙쪄 있는 수빈. 하지만 경준은 그런 수빈의 모습에도 아랑곳 않고 강당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려줄 수는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

그리고 내 뒤에 줄선 여자만 10명이야. 걱정 해주지 않아도 돼.”

경준의 얘기를 들은 수빈은 그럼 그렇지하는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경준은 그런 수빈의 태도에 쓴웃음을 지으며 수빈을 바라보았다.

나중에 알려줄 테니 이번엔 그냥 가만히 있어줘, 부탁할게.”

알았어.”

경준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어 버렸고 안절부절 하던 수빈도 한숨을 내쉬고는 앞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을 무렵, 개학식을 알리는 학생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럼 재학생 일동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주시길 바랍니다.”

--------------------------------------

나갈없에도 투척.

백업겸 투척겸..

까일 의욕 만땅이니 깔만한게 있으면 까주시길 바람니다.

물론 양이 적고 초반이라 깔만한게 있을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