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커넥트」 1화 감상문
2012.07.10 08:06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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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간단하게 올렸던 걸 수정했습니다. 두 번째 보니까 1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게 많이 보이더라고요.
1화는 굉장히 전체적으로 가볍고 코미컬한 분위기였습니다. 덕분에 웃으면서 보실 수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은 절대로 그렇게 가벼운 일상물이 아닙니다. 예고편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2화부터 본격적인 멘붕스토리의 시작입니다. 그 내용은 개인적으로 기대하셔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비판의 목소리도 듣고 있는 내용이지만…….
1화 감상에 들어가기 앞서, 본 작품의 총감독은 오오누마 신, 감독은 카와모 신야입니다. ef시리즈도 이와 비슷하게 총감독 신보 아키유키, 감독 오오누마 신의 형태로 제작을 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카와모 신야의 위치는 아마 ef시리즈에서 오오누마 신의 위치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우선 1화의 구성에 관해서. 이 구성은 오오누마 신 총감독의 영향을 받은 듯 보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구성은 오오누마 신 감독만의 특징으로서, 원작을 살짝 개변하여 1화에 캐릭터들의 성격을 소개하고 2화부터 본격적으로 사건을 진행시키는 스타일입니다. 이 작품 이외에도 「황혼소녀×암네지아」와 「여름의 폭풍!」에서 이러한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황혼소녀×암네지아」 1화 방영 당시에 원작의 팬들로부터 무수한 비난을 받았던 걸 기억하면 이는 아직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하트 커넥트」는 그 스타일에 따라서 1화를 진행시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이 개변되어서 차후 전개마저 파괴되고 원작의 감동이 반토막날 것 같다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은 그 걱정을 거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개변된 점으로는, 1화에서 이오리가 깜빡 잊은 물건을 되찾으러가는 부분의 시간축을 끌어온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차후 전개와 1화가 약간 개별적인 느낌이 들게 되었습니다. 만약 원작을 개변하지 않았다면, 풍선초가 등장하고 끝났을 텐데, 아마 오오누마 신 총감독의 성격상 이는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이전에 갑작스레 이야기가 진행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일부러 개변한 것 아닐까요?(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또한 주인공들의 일상과 차후 전개를 유리시키는 효과도 얻으면서 말이죠.
원작의 일러스트를 애니메이션으로 그대로 옮긴 이미지 한 컷
다음은 연출. 문득 어제 「소드 아트 온라인」에 관해서 누군가 이야기하다가 연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분이 말하시길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 연출은 마지막에 늑대를 칼로 베면서 180도 빙 돈 것밖에 없었는데?"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하하. 그렇게 삐까뻔쩍한 것만 연출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아웃풋만 되고 인풋은 안되는 분이라 그만뒀습니다. 개인적으로 구도, 인물의 섬세한 표정변화, 이야기를 어디서 끊고 이으며 오프닝과 엔딩, 예고편을 어디에 배치하느냐까지 모두 연출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작품의 성격에 따라 적절히 넣어주고(「푸른 꽃」과 「괴물 이야기」 모두 연출로는 평판이 자자한 작품입니다만, 두 연출이 바뀌었다면? 으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이에 더불어 애니메이션이 아닌 원작이 있는 경우 그 원작을 최대한 유사하게 영상으로 옮기는 게 좋은 연출이겠죠. 물론 아예 원작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면 상황이 다르겠습니다만.
이 「하트 커넥트」 1화에서는 종래의 오오누마 신 총감독이 선사했던 스타일의 연출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에는 강한 명암대비와 주변 인물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런 걸로 봐서 아마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 파트에서 오오누마 신 총감독님 특유의 글자 연출이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봅…(…)
그렇다고 연출이 허접한 건 아니었습니다. 1화 초반부와 후반부에 캐릭터들의 집안사정과 집안에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캐릭터들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고, 차후 전개에 대한 복선도 깔아놓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오리가 아침에 뜨거운 핫초코를 마시고 혀를 데는 바람에 약간 고통스런 모습을 짓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어머니께서 "괜찮니?"라고 물어봤을 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합니다. 이 모습에서 이오리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성격은 차후전개에 대한 네타가 되므로 말하지 않겠지만요…….
또한 후반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인정할 때, 이나바만 일부러 몇 번을 확인하고 마지못해 인정하는 모습. 이나바의 오빠가 이나바에게 안색이 안 좋은 것 같다고 괜찮냐고 물어봤을 때, 이나바가 퉁명스레 평소랑 똑같다고 대답하고 방으로 올라갑니다. 이 또한 차후 전개에 대한 복선이니 유심히 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차후 전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걸 끼워맞추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게 계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작에 없는 주인공들의 가정생활을 일부러 넣을 이유가 이것과 위에서 언급한 감정이입을 제외하고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미묘한 표정변화도 주목해볼 만한 포인트 아닐까요.
다음은 성우분들의 연기력입니다. 이야,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가끔씩 "성우들의 연기실력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인격교체 시나리오를 넣어보면 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인격이 교체되면서 생기는 캐릭터간의 성격차를 연기실력으로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죠. 1화에서는 이오리의 성우인 토요사키 아키와 타이치의 성우인 미즈시마 타카히로가 뛰어난 연기실력을 자랑했습니다. 앞으로 성우들이 자신의 연기실력을 뽐낼 걸 생각하니까 기대되는군요. 특히 사와시로 미유키 님의 연기가 기대됩니다.
음악. eufonius의 팬으로서 좋은 오프닝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프닝 영상에서도 캐릭터 소개가 나왔군요.
개인적으로 뒤쪽의 문구는 누가 썼는지 궁금합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이런 문장을 썼을 거라고 생각하고 성우분들이 쓴 걸까요.
어쨌든, 오프닝 영상으로까지 캐릭터 소개를 할 정도로 제작진들은 이 작품에서 캐릭터라는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캐릭터의 트라우마와 사고에 이입하지 못하면 완전히 꽝이니까요.
네코캔의 엔딩도 참 좋았습니다. 공의 형태로 바뀌었다가, 나중에 위치가 바뀌어도 개의치 않는 캐릭터들이 보이는 영상이 마치 인격이 바뀌어도 영원할 것 같은 그들 사이의 우정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작화입니다. 솔직히 저는 작화에 커다란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SHAFT 팬을 자청하면서 작붕에 적응되어서 그런 걸 수도(…) 일 리는 없고(SHAFT도 작화에 힘주면 환상적인 작화가 나오죠.) 아마 그냥 천성적으로 그런 모양입니다.
결국 저는 이 정도 작화로 만족했습니다. 시로미자카나 님의 미려한 원안이 약간 너프다운(다른 분들은 너프다운 수준이 아니라 그냥 떡이 되었다고 말하셨지만(…))된 건 어쩔 수 없지만요…….
결론적으로, 이 하트 커넥트에 거는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사실 감독이 그동안 느와르 물에 참여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괴리감이 느껴지는 작품이 나오는 게 아닐까 걱정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1화를 보고 저는 그 걱정을 놓고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아, 저는 SILVER LINK.의 팬을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아요.
하트 커넥트.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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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2.07.10 14:04
여기 원작 안 본 사람이요. 안타깝게도 말씀하신 요소들이 복선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단순히 1화특유의 캐릭터 설정설명 컷으로 밖에 생각 안되고 넘어갔죠.
다만 이부분은 후에 스토리가 전개되면 '아 그랬었지'라고 떠올릴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게 정상적인 (작가가 의도한) 반응이겠죠.
요즘 느끼는 거지만 TVA1화의 중요성은 전체 시리즈의 성공과도 맞먹을 만큼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1화에 몰입이 안되면 안보니까요. 더구나 방송편성상 신작은 한꺼번에 쏟아지고 각 작품을 인지하는것도 한계가 오죠.
따라서 그 수많은 신작중에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주면서 작품의 향후 색깔을 전달하는게 중요세일즈포인트가 될텐데
제 기억에 당장 생각나는 성공작으론 바케모노가타리 1화가 있네요. 차별성과 고유성을 각인 성공.
저는 요즘 신작들에 대해 작화말곤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요,
하트커넥트 작화는 마치 그옛날 하늘의 소리 작화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애니가 하나의 CF영상이라고 생각하면 작화스타일이 같다는건
CF모델을 경쟁제품의 모델과 동일인을 세웠다는것과 비슷한것 아닌가 합니다. 득보단 실이 많죠.
역시나 빙과는 신작시즌에 맞춰 문화제에피소드로 '극장판급이란건 이런것' 같은 작화를 내놨습니다. 일종의 견제죠.
1화땐 분기 최고였던 파웍스의 타리타리는 2화에 무너저 버렸고 남은 건 소아온 정도네요. 제발 엑셀워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작화에 세일즈포인트를 둔다는건 좀 무리인듯 합니다. 결국 팔리는건 스토리. 하트케넥트가 그런 노선이라니 기대가 됩니다.
여렷 분들의 리뷰가 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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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그런 인물에 대한 복선은 처음과 마지막 외에도 중간중간 꾸준히 나와줬지.. 그런 복선 찾아보며 보는것도 잼쓸듯
이제 원작 안 본 사람의 비평도 읽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