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마 해석
2012.10.02 14:54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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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마는 인류의 착취, 폭력, 억압에서 탄생한 문명사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진행에서 희생된 자들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라는 문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분명히 처음 보는 순간에는 이게 무슨 개소리냐며 코웃음을 치겠지. 하지만...
나도 처음에는 저 해괴한 해석을 존나게 까고 싶어서 이리저리 전파하고 다녔지만, 가면 갈수록 어쩌면 저 해석이 나름 의미있는 해석일 지도 모른다는 중압감에 사로잡히게 됐다. 나는 이제 애니메이션을 볼 때도, 게임을 할 때도, 식사를 할 때도, 거울을 볼 때도, 잠을 잘 때도, 여자친구와 섹스할 때도(비록 여자친구는 없지만) 저 한 문장이 너무나도 신경쓰여 도저히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 문장은 마치 성가신 여름날의 초파리처럼 내 주변에서 앵앵대며 나를 괴롭힌다. 저 문장이라는 녀석이 나를 거꾸로 집어 삼키기 시작한 것이다. 마마마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소설, 전공 서적, 심지어는 거리의 유흥업소 전단이나 하이마트 카탈로그를 볼 때도 비슷한 의구심이 든다. "혹시 이건 인류의 착취, 폭력, 억압에서 탄생한 문명사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진행에서 희생된 자들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이렇게 스스로 반문하고, 몇 초가 지나서야 "그럴 리가 없잖아!" 하며 화들짝 놀란다. 그러나 이런 츳코미는 그저 아직은 저 이상한 문장과의 싸움에서 나의 이성이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을 세뇌하기 위한 나 스스로의 자기위안일 뿐이겠지. 과연 나는 정말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오늘 아침 호문쿨루스의 명작 상업지 수줍음 브레이크를 우연찮게 읽으며, 작중 여자아이들이 만리장성을 헉헉 퍽퍽 완공하고 짓는 행복한 표정, 그리고 남캐에 감정이입된 내가 느낄 수 있는 모종의 정복감에서 나는 반쯤 확신했다. "이것은 인류의 착취, 폭력, 억압에서 탄생한 문명사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진행에서 희생된 자들을 보여주고 있군……."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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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미터
2012.10.02 15:00
이 글은 인류의 착취, 폭력, 억압에서 탄생한 문명사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진행에서 희생된 자들을 보여주고 있는 글이군요 -
이 글은 마마마에 대한 해석을 담고있는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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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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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믹
2012.10.02 19:20
엔터 좀
그리고 이 글 보고 수줍음 브레이크 받는 중 -
저 해괴한 문장을 접한 나의 혼돈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 흐르듯 쓴 연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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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된자들만 잔뜩이지 탄생이나 진행은 안보였는데
만화애니비평 블로그에서 보셨군요 -
bump
2012.10.02 20:50
이런식으로도 자해할 수 있다니 님 혹시 M? -
청록야광봉
2012.10.02 21:54
고까글이네 -
이거 그럴듯하다고생각하면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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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2.10.03 03:08
저도 저런 밑도 끝도 없는 장대한 표현을 좋아합니다.
본문은 저한줄로 끝내고 본문관 상관없는 자기하고 싶은 얘기 실컷 끌어다 나불댈수 있거든요.
자 이제부터 이정도 스케일의 망상력을 가동할것이다 맘다잡고 경청해라 라는 의미겠죠ㄲㄲㄲㄲㄲ -
京都
2012.10.08 23:49
우로부치는 마마마의 주제를 소통과 절충이라고 했음.
그러니 저렇게 해석해봐야 우로부치가 마마마에 담고 싶었던 얘기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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