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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만듦

글의 철학

2012.09.21 02:50

하야테2 조회 수:467

  나는 소위 명문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어렵게 쓰여진 글은 혐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편이다. 소위 잘 써진 글이란 어디까지나 남들이 읽기 쉽게 쓰여진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내용을 남들이 읽기 어렵게 쓰는 것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다. 가령 어려운 수학공식을 전문가들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증명하는것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증명하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일 일것이다. 이 경우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증명 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칭송과 영광을 받을 수 있음은 자명하다. 시간이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지금도 뉴턴의 역학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보다 훨씬 많이 쓰이는 것 처럼 말이다.
  또 나는 좋은 글이라는 것에 대하여 절대 동의 할 수 없다. 혹자가 말하길 "좋은 책을 읽지 왜 그런 3류 소설이나 읽고있냐" 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한다. "꼭 교훈이나 겉멋들린 의미가 담겨있어야만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작품은 어떻게 해서 베르테르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 왔는가?" 그 이유는 그 글이 재미있고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쓰여졌기 때문이지, 결코 교훈이나 의미가 담긴 좋은 글이여서가 아니다.
  읽기 어렵게 쓰이고, 억지로 교훈을 전달하려는 글 보다는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판타지소설이 오히려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글은 쉽게 써야한다.' 이것은 내가 펜을 잡으며 세운 유일한 철학이다. 긴 문장과 어려운 단어, 어려운 구성따위로 범벅되어 있는 글은 절대로 잘 쓴 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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