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음슴

지금껏 애니화된 모든 이야기 시리즈 중에서 가장 괜찮았다. 다섯 에피소드로 구성된 소설을 1쿨 애니화 시키려다가 분량 조절에 실패한 바케모노가타리, 반대로 한 에피소드에 6~7화씩 할애하고 그나마도 만담이 대부분이라 질질 늘어진 감이 없지 않았던 니세모노가타리에 비해, 완급 조절과 장면 배분이 좋다. 두 편 이상의 애니를 연달아 보고 있자면 손발이 저려오고 다리에 쥐가 나며 당최 안절부절 못하는 ADHD 중증임에도 쭈욱 모니터 앞에 앉아 지루치 않게 시청할 수 있었으니 말 다했다.

애니화의 결과물은 니세몬보다는 바케몬에 가깝다. 시간 배경상 키즈모노가타리와 바케몬 사이 얘기라, 애들 다 활로 찾고 발랄한 꽃밭이었던 니세몬에 비해 작품 분위기 자체가 칙칙하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작화와 색채도 바케몬에 더 가깝고, 과도한 샤프트적 미장센으로 존나 휘황찬란 눈 돌릴새 없던 니세몬에 비해 연출이 차분하다. 바케몬 첫 장면과 곧바로 연결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보듯 의도적으로 바케몬의 연장선적인 느낌으로다가 만든 듯. 실제로 원작도 뭐 그런 개념에서 나온 프리퀄이니까. 요컨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바케모노가타리의 연장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성숙한 짜임새를 보여줬다.

근데 작년 개봉한다던 키즈모노가타리는 어디로 갔능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