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PASS 18화 말이죠
2013.02.24 23:12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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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라는 게 말이에요. 암만 뻔해도 좋은 스토리라는 건 있다는 쪽이에요. 저는 적어도 그래요.
완전 색다르고 뛰어난 이야기 라는 게 어딨겠나, 사이코 패스 보면서도 아무 기대없이 작품 자체를 즐기기로 했어요.
제가, 프로필 걸어놓은 거 보면 알겠지만, 이런 쪽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작붕, 뭐, 괜찮아요. 나중에 팔 때 수정해서 다시 내놓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얘네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거든요. 지난번에도 그림은 마구 뭉개놓고 스토리는 좋았던 편, 있었거든요. 난 거기서 마사오카였나 걔가 표정 완전 이상하게 변해서 불 뿜을 때도 안 이상했다고요. 그게 스토리랑 뭔 상관이야. 알아 볼 수만 있으면 됐지. 그정도로 사이코 패스는,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가는 몰라도, 스토리 연출 이런 건 정말 좋았다고요.
…그런 다음에 내가 18화를 본 거에요. 제가 본 경력이라던가 본 횟수가 적고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는 모르겠는데, 저는 태어나서 본 일본 만화영화 중에 이렇게 작붕 심한 거 처음 봐요. 아니, 목소리랑 입은 맞아야 할 거 아니야. 왜 애를 초능력자를 만들어.
걸음은 걷게 해야지.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였나 거기 보면 이런 식의 편집이 나오거든요. 근데 그건 일부러 그렇게 더러운 느낌 내려고 한 거고. 이건 2013년에 미래를 배경으로 만든 만화잖아.
그리고 내가 제일 못 참고 빵 터진 게 이 장면이었어요. 이번 화는 진지함이 극에 달해서 온갖 위기와 고민 고난이 닥쳐오고, 이 장면은 그 고민과 결단의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과 나누는 진지한 대화, 그런 아주 감정적으로 고조되고 진지한 장면이라고요. 근데 꼭 여기서, 이 중요한 장면에서 작화가 이렇게 됐어야 했나요. 스토리에 방해가 될 정도로 뭉개놨어야 했나. 얘들 대체 한번에 애니메이션 몇 개를 만들면 이런 실수를 하게 되는 거죠. 그것도 이런 중요한 장면에서 말이야.
그래도 이 부분은 제대로 만들었더군요. 코우가미의 편지를 읽는 이 부분에서 마저 작화 붕괴 났으면 아마 제가 이 글을 안 쓰고 있겠죠.
혼자 흥분해서 이불위를 데굴데굴 구르다 내가 대체 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가 스스로 어이없어 하고 있었겠지.
그러니까, 나는 이번 편을 보면서, 저 장면을 끝으로 감동을 느꼈어야 했어요. 이런 걸 전문용어로 뭐라고 하더라. 아 몰라요. 어차피 그건 다 날아갔는데. 망할 작화 붕괴가 내가 받았어야 할 감동과 안 아까운 시간을 전부 날려먹었어요. 그게 억울한 거에요. 난 이 편을 보고 와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전 점점 괜찮아 보이네요 이런 글을 썼어야 했다고. 근데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냔 말이야. 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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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시각에 종속되니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