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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3명의 영웅에 대해 (신세계에서)

2013.03.23 21:31

루비쨩은내가따먹었다 조회 수:528

네타  
44.png : 3명의 영웅에 대해 (신세계에서)

상상력이야말로 모든 것을 바꾼다


왜 뜬금없이 전인학급의 급훈이 나오냐면 이게 마지막 장면이라서가 아니라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상상력이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역으로 알려주는 것 같아서 달아봤다. 이 내용에 대해선 글 마지막부분에 쓸 듯.






편안한 표정으로 숨을 거두신 키로마루좌. 신세계에서 라는 작품에서 우리가 딱 '영웅'하면 떠오르는 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딱 키로마루라고 생각한다. 특히 살신성인을 중요시 여기는 김치국에서는.


먼저 첫번째 영웅, 키로마루.

키로마루는 괴물쥐이지만 인간을 위해 싸웠고, 결국 인간 최대의 적인 악귀(악귀는 아니지만 딱히 칭할 말이 없으니 그냥 악귀라고 씀)를 죽이는데 큰 공훈을 했다. 인간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존재지만 그걸 신세계에서에 나오는 악마들이 인정을 할 지는 차치하고 키로마루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 써본다.

우선, 키로마루가 어째서 인간을 도왔는가 에서부터 시작한다. 키로마루는 스퀴라와 아이들이 전장을 휩쓸고 다니고 독소전쟁 초기만큼이나 괴물쥐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절을 찾아와 사키와 사토루를 돕기 위해 나선다. 왜 인간을 도왔을 거 같냐? 얘는 스퀴라가 말한 대로 고루한 할배라서 노예의식이 제대로 잡혀있어서? 그럴 리가 없다. 키로마루의 선택은 어떤 결말로 끝나더라도 괴물쥐는 존속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인간을 도왔다고 할 수 있다.






24화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키로마루 또한 절대 인간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 도쿄에 온 것도 인간과 대등하게 될 만한 고대병기(물론 전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통을 위한 도구로써 쓴다는 것이 스퀴라와는 다르다)를 찾기 위해서다. 키로마루는 그 누구보다 동포를 사랑하는 존재다. 스퀴라와 아이들이 우세할 때, 그렇게는 안보이지만 씹간지노년인 키로마루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괴물쥐에 붙을까 하는 생각? 그럴 리가 없다. 이렇게 동포, 동료를 사랑하는 인물상은 그런 것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만약 패배한다면이라는 생각.

스퀴라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키로마루는 인간들이 그렇게 쉽게 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실제로 도서관을 태우는 것으로 주력을 뺐으려는 시도(신세계에서 1화에 나오는 조복의 호마)도 있었고, 작중에 나오는 주력이라는 것이 단순한 사이코키네시스 정도가 아니라 생물의 DNA까지 조작할 수 있는 만능의 힘이다. 이것으로 어떻게 전세가 뒤집히고 만약 괴물쥐가 패배하게 된다면, 키로마루가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다지며 걱정한 괴물쥐라는 종족의 절멸이 실제로 일어났을 것이다.

여기에서 키로마루가 생각한 건 이 전쟁에서 괴물쥐를 위한 보보험이 되자, 였을 거다. 자기 하나가 인간측에 붙으면 인간이 이기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장수말벌 콜로니 정도는 존속할 수 있겠고, 그걸 중심으로 천천히라도 다시 괴물쥐가 퍼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신때문에 인간이 이기더라도, 자기 하나 때문에 역전당할 정도면 괴물쥐가 승리하더라도 그 체제가 길게 유지될 리는 없다고 생각했겠지. 만약 괴물쥐가 이긴다면? 그럼 그거대로 좋다. 자신의 종족이 해방되었다면 나 하나정도는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죽어가더라도 웃으며 죽을 수 있다 라고 할 인물이 키로마루라는 캐릭터다. 결국 키로마루의 희생덕분에 인간이 승리하긴 했지만, 동시에 괴물쥐라는 종족이 최악의 결말인 절멸로 가게 되지는 않게 되었지. 개씹간지...

 

 

 


옥중에서 괴물쥐독립만세를 외치는 스퀴라좌. 이분과 대한독립운동을 한 열사들과 뭐가 다르다는 거냐

 

 

두번째는 스퀴라. 정확히는 '영웅이 될 뻔한' 캐릭터고 역사에는 학살자라고 나오겠지만...

근데 뭐 사실 얘에 대해선 딱히 쓸 만한 것이 없다. 그냥 대한독립운동하던 열사들 생각하면 됨. 스퀴라때문에 수많은 괴물쥐들과 인간이 죽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인간의 변덕에 죽은 괴물쥐들이 이 전쟁으로 죽은 괴물쥐보다 적을 리 없을 뿐더러 우리가 이토를 쏜 안중근을 살인자가 아니라 열사라고 하듯이 신세계에서의 악마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스퀴라의 항거를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스퀴라가 말했듯이 자신이 실패했기에 동포들의 죽음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이지, 만약 승리했다면 숭고한 희생으로 추앙받게 되었겠지.

물론 전 너무 전체주의냄새나서 별로 좋아하진 않슴미다ㅎㅎ 항거 자체는 정당했지만...뭐 실패했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거고 괴물쥐가 이겼다면 ㅎㄷㄷ역시 스퀴라좌ㄷㄷㄷㄷ했겠지...역으로 키로마루는 반역자라고 하겠고.

마지막까지 우리는 인간이라고 주장한 것이 좀 눈물났음

 

 


괴사기구가 악귀를 죽인 것으로 작용한 건지 동료같은 키로마루를 죽게 만든 것으로 작용한 건지 모를 타이밍에 자신을 정당화하고계신 사키쨩...작중 가장 괴물쥐에 대해 우호적인 캐릭터ㅠㅠ


신세계에서에서 주인공 포지션이면서 사실 업적만 보면 인간측에서 영웅이라고 할만한 캐릭터지만 작품을 보는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좆찌질한 주인공을 보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굉장한 캐릭터다. 얘가 다른 애니로 넘어가면 ㄷㄷ멘탈갑 이럴거같은데 sigh...

얘에 대해서도 사실 뭐 쓸 건 없다...괴물쥐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캐릭터고, 그래서 위의 짤같은 장면도 나온다...이 장면에서 악귀가 죽는 것을 본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을 본 것이고, 키로마루가 아닌 다른 괴물쥐를 죽일 때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자신이 죽으라고 만든 키로마루가 죽으니까...마지막에 괴물쥐가 사실 인간을 유전자조작해서 만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도 괴사기구 작용하는 줄 알았음...

사실 얘만 냅두고 있다면 뭐 씨발 당연한거 아닌가ㅡㅡ할텐데 사토루하고 계속 비교해주니까 진짜 차칸거같다. 괴물쥐와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었다고 생각한 사토루에 비하면...




아마 25화에서 맨 마지막 장면과 함께 가장 애니메이션으로써 잘 연출했을 장면.

솔직히 이 장면에서 또르르 눈물 떨어질 것을 생각했음. 근데 그런거 없더라? 

독백에 나온 것처럼 '증오를 이기지 못하고' 스퀴라를 죽였을 수도 있지만, 정확히는 사토루로부터 괴물쥐가 사실 인간이라는 것을 듣고 '인간'을 이렇게 고통스러운 상태로 방치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죽여준 거지, 스퀴라가 불쌍해서 죽여준 것이 아니다. 어차피 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스퀴라라고 불렸을 생물앞에서 저렇게 추억팔이한 것도 스퀴라에 대해 가장 우호적이었던 때를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스퀴라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만들고싶어서였다고 본다. 실제로 작중 사키가 '증오'한 대상은 단 한명도 없었고(심지어 마리아의 자식이라곤 해도 악귀마저 죽이는데 주저했고, 첫사랑인 슌을 처분하라 한 윤리위원회에 대해서도 이런 감정을 표하진 않았다), 아마 이런 감정을 가진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을 거다.







이렇게 3명의 영웅에 의해 괴물쥐의 저항전쟁이 시작하고, 끝났다.

살아남은 것은 사키뿐이고, 이 사키를 중심으로 사회개혁을 했어야했지만

결국 사키와 사토루가 10년간 한 일은 지금까지 수백년 간 주력보유자들이 자신들의 사회를 유지하려고 한 것들과 전혀 다를 바 없고(다른 것보다 부정고양이라고 떡하니 나왔다는 것이 정말 충격이었다) 더 웃긴 건 사키가 '이 아이가 태어날 무렵엔 더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진심으로 자신이 계획한 사회가 이전과는 다른, 진보한 체제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웃기지 않냐? 결국 누가 윤리위원회장이 되었건 생각하는 건 똑같은 거야. 쯧쯧 요즘 어린애들은...하는 이유나 똑같지. 요즘 애들은...하는 건 하는 짓은 똑같은데 예전에 자기들은 안그랬다는 거지만, 이 경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짓은 똑같은데 지금이 좀 더 나은 사회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결국 굉장히 빠른 시간만에 인간이 다시 번성하게 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래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신세계에서의 교육시스템을 부정했는데 그 급훈을 옹호한다니 말도 안되지.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감동적인 연출로 만들어놨지만 실상은 결국 개혁의 기회를 갖고서도 원래대로 회귀했다는 것을 까고있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서 마지막 장면을 다시 봐봐라.


어서오렴, 사키

빨리 왔네

사키, 고마워

역시 사키는 대단해

사키, 너도 그렇게 생각해?

쭉 함께야, 사키

사키, 슬슬 가볼까?


존나 소름돋지 않냐?



근데 마지막에 왜 불타는 것처럼 보여준 건지 모르겠다. 1000년뒤엔 멸망했다는거야 뭐야



덧붙여, 신세계에서(From the new world) 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 이라는 내용인데 뭐 작가가 의도한 건 신세계로부터 지금, 우리들에게 보내는 글이지.


사토루의 '괴물쥐가 동류라고 느껴지냐?'라는 발언에 대해 좀 쓰고싶은데 이 글하곤 별로 안맞는 것 같아서 던져둠

저도 짅지글 쓸 수 있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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