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얼어붙은 북방 -2-
2014.02.09 21:21
오로라가 희미하게 비치는 산 속.
한 금발 청년이 순록과 들판을 빙글빙글 돌며 -마치 서로 나 잡아봐라 하는 듯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이고 요놈. 누가 니 아빠니? 우쭈쭈..그래 나야! 히히힉 이 귀여운 녀석!"
순록은 그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더니 갑자기 프르룩! 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그래 나야. 나라고 히히히.."
평안한 북구의 피요르드사이에서 굉음이 울려퍼진 것은 그 직후였다. 크리스토프는 고개를 돌려 굉음의 시작지를 응시했다. 거대한 눈사태가 그들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아.. 이런.. 또 이 꿈이야....'
이 짧은 생각을 차마 다 마치기도 전에 그의 순록은 눈 사태에 휩쓸려 사라져버렸다. 이제 북구의 낙원에서 남은 것은 오직 그와 그를 압살하려하는 눈사태 뿐이었다.
-------
"으아아아 스벤!!!!!"
순록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난 크리스토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시 꾸고 싶지 않았고 오랬동안 꾸지 않는 꿈이었는데 대체 왜...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크리스토프는 또 다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번엔 악몽 덕분은 아니었다. 단순히 추웠기 때문이다.
추위 덕에 정신이 확 들어서 그랬을까. 그는 이제야 고개를 들어 주위를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다. 철제 바닥, 편안한 의자, 눈부신 아침 햇살, 웅장한 산의 풍경, 복잡한 계기, 눈 아래 있는 구름, 희미한 엔진 소리..
"희미한 엔진 소리???"
의심스러운 말투의 한마디와 함께 여기저기 둘러보던 동그랗게 떠 진 크리스토프의 눈동자 안에 마지막으로 조종석에 앉은 안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깨..깨셨네요....?"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응시했다. 이런 방면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녀가 눈동자를 위로 굴리는 것을 볼 때, 그는 그녀가 당황하고있다는 것 쯤은 간단히 파악 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 했었던가요. 그러니까 한 숨 자고 사건 장소에 출발하자고 했던 데까지 했었나요."
"네! 그리고 씩씩하게 스스로 여기에 타셔서.."
"아오.....제가 씩씩하게 '스스로' 탔었다구요? 분명 전 당신이 당근 어쩌구...하는거 분명 기억이 나는데요."
예상치 못 한 그의 기억력덕인지,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초당 2회의 빠른 속도로 그녀의 흰자를 왕복하고 있었다.
"에..그러니까 말이죠..에...이렇게 빨리 깨어날리가 없는 분량인데..."
"뭐라고요? 잘 안들리는데요."
안나의 빠르게 움직이던 눈동자가 안정을 찾았다.
"샌드위치 드실래요??"
-----------
크리스토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고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서 안나는 차마 그를 직접 쳐다보지 못 하고 눈 앞의 먼치만치 맨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촵촵..촵촵...그뤄뉘꽈..."
그는 민망함을 느끼고 샌드위치를 억지로 목 뒤로 넘기었다. 하지만 잘 넘어가지 않는지 이내 기침을 캑캑 내뱉었다. 안나가 그에게 캔 커피 한잔을 건네 준 것은 그 때였다.
크리스토프는 목을 캑캑 거리면서도 캔커피를 꽤나 긴 시간동안 응시하였다. 결국 목에 걸린 샌드위치를 자력으로 다 넘기고 나서야 입을 열기 시작했다.
"또 커피라니...이젠 저 당신이 무서워요."
"이번엔 그냥 커피에요. 진짜로."
해맑은 안나의 웃음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그는 왠지 그녀를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조용히 커피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건 다른 문제고..제가 하려는 말은..여긴 어디고, 또 우린 어디로 향하는거죠?"
"일단 여긴...O.L.A.F에요."
"전문용어 쓰지마세요. 못 알아들어요."
"아 그러니까 Observational Lifter in Air 라고 해서..일반인들의 눈에 걸리지 않게 시각적인 광학미채를 이용하였고 연료는 소형 핵융합...."
'아이고, 이거 결혼식때 친척들이 나와 대화하며 째려보는 눈빛이 왜 그런 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겠구나..'
크리스토프는 주절주절 설명을 늘어놓는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안나, 그런 것보다 제가 알고 싶은건.....어..."
크리스토프의 머릿 속에 무언가가 불현 듯 떠올랐다.
"....F."
"네? 뭐라구요??"
"OLAF 어쩌구 하는거. 그거 약어 중에 F가 뭔지 말해주질 않았잖아요."
"아 그거요...?....아 ..그게......그러니까.."
갑자기 수줍게 말을 더듬는 안나의 모습을 보며 크리스토프는 약간 당황했다.
"신경쓰이면 말 안 하셔도 되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고.."
"......For true love......"
"아. 그래서 에프였군요. 그건 둘째치고."
말을 이어가려던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게 그 뜻이라구요?? 지어냈죠?????"
"만든 사람이 지은거에요..."
안나는 갑자기 그녀답지않게 수줍은, 하지만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의 한편에서는 뭔가 모를 슬픔도 느껴지고 있었다.
마침 햇빛이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비추며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그녀의 얼굴을 꽤 오랬동안 응시했다. 아직도 그녀의 속을 믿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왠지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였을까.
"분명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지었을거에요."
그는 그녀를 보며 씩 웃었다
"네....그렇죠..."
안나도 그에게 무방비상태의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만난지 몇시간만이었겠지만, 처음 보여주는 얼굴이었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 그는 고개를 반대로 돌리며 생각했다.
"아..이러면 목적지가 어딘지 묻기가 애매해지는데..."
밝은 아침해가 올라프를 비췄다. 그러나 밖에서 보기에는 허공만이 비칠 뿐이었다.
---------
타타타타타타타타타
다시 눈을 붙인 크리스토프는 갑작스러운 진동에 눈을 살포시 떴다. 그의 눈 앞에는 적지않은 컨테이너들과,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군인이 보이자 크리스토프는 살짝 겁먹은 표정을 지었지만, 티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다 왔죠?"
"네. 다왔어요."
안나는 능숙한 손짓으로 버튼을 하나하나 누르더니 이내 항공기의 진동이 멈추고 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죠."
"네...나갑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올라프의 바깥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50미터쯤 전에서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여깁니다! 여기!"
남자는 50미터를 뛰어 안나와 크리스토프 앞에 도착했다.
"국제기이현상연구회분들 이시군요. 이미 소식은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는 안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안나는 그의 악수에 응하며 말했다.
"안나 아렌델입니다. 이쪽은 크리스토프씨에요."
"아 크리스토프씨, 반갑습니다."
"아..네 저도요.."
"저는 나토소속 한스 대위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을 사건지역까지 이끄는 가이드 역할을 하죠. 다시한번, 반갑습니다!"
'군인치고는 되게 싹싹한 사람이군...믿-음직 해.'
크리스토프는 이번 출장이 생각 외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
어느곳의 어두운 방.
두명의 남자가 책상을 가운데로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싸늘한 분위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진한 시가 연기 뿐, 시가를 입에 문 상관인 듯 보이는 자가 언짢다는 듯이 다른 남자에게 물었다.
"부란 프로젝트는?"
"이주일내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신속한 일처리는 아니었네만...그럭저럭 봐줄만은 하구만 그래."
"......"
시가 건너편의 남자는 침묵을 지켰다.
"뭐..지켜보자구. 돈을 들인만큼 성과가 나오겠지."
"그렇습니다."
"해산."
시가 건너편의 남자 형체가 갑자기 희미해지며 사라졌다.
시가를 문 남자는 발을 책상위에 올리며 중얼거렸다.
"인생일대의 도박...성공하면 나는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실패하면..."
그는 시가를 깊게 들이 마쉬었다.
"뭐.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현상유지하는데 문제는 없겠지."
자욱한 연기사이로 기묘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
자급자족덕질..여러분도 하실래요??
한 금발 청년이 순록과 들판을 빙글빙글 돌며 -마치 서로 나 잡아봐라 하는 듯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이고 요놈. 누가 니 아빠니? 우쭈쭈..그래 나야! 히히힉 이 귀여운 녀석!"
순록은 그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더니 갑자기 프르룩! 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그래 나야. 나라고 히히히.."
평안한 북구의 피요르드사이에서 굉음이 울려퍼진 것은 그 직후였다. 크리스토프는 고개를 돌려 굉음의 시작지를 응시했다. 거대한 눈사태가 그들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아.. 이런.. 또 이 꿈이야....'
이 짧은 생각을 차마 다 마치기도 전에 그의 순록은 눈 사태에 휩쓸려 사라져버렸다. 이제 북구의 낙원에서 남은 것은 오직 그와 그를 압살하려하는 눈사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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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스벤!!!!!"
순록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난 크리스토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시 꾸고 싶지 않았고 오랬동안 꾸지 않는 꿈이었는데 대체 왜...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크리스토프는 또 다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번엔 악몽 덕분은 아니었다. 단순히 추웠기 때문이다.
추위 덕에 정신이 확 들어서 그랬을까. 그는 이제야 고개를 들어 주위를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다. 철제 바닥, 편안한 의자, 눈부신 아침 햇살, 웅장한 산의 풍경, 복잡한 계기, 눈 아래 있는 구름, 희미한 엔진 소리..
"희미한 엔진 소리???"
의심스러운 말투의 한마디와 함께 여기저기 둘러보던 동그랗게 떠 진 크리스토프의 눈동자 안에 마지막으로 조종석에 앉은 안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깨..깨셨네요....?"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응시했다. 이런 방면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녀가 눈동자를 위로 굴리는 것을 볼 때, 그는 그녀가 당황하고있다는 것 쯤은 간단히 파악 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 했었던가요. 그러니까 한 숨 자고 사건 장소에 출발하자고 했던 데까지 했었나요."
"네! 그리고 씩씩하게 스스로 여기에 타셔서.."
"아오.....제가 씩씩하게 '스스로' 탔었다구요? 분명 전 당신이 당근 어쩌구...하는거 분명 기억이 나는데요."
예상치 못 한 그의 기억력덕인지,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초당 2회의 빠른 속도로 그녀의 흰자를 왕복하고 있었다.
"에..그러니까 말이죠..에...이렇게 빨리 깨어날리가 없는 분량인데..."
"뭐라고요? 잘 안들리는데요."
안나의 빠르게 움직이던 눈동자가 안정을 찾았다.
"샌드위치 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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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고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서 안나는 차마 그를 직접 쳐다보지 못 하고 눈 앞의 먼치만치 맨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촵촵..촵촵...그뤄뉘꽈..."
그는 민망함을 느끼고 샌드위치를 억지로 목 뒤로 넘기었다. 하지만 잘 넘어가지 않는지 이내 기침을 캑캑 내뱉었다. 안나가 그에게 캔 커피 한잔을 건네 준 것은 그 때였다.
크리스토프는 목을 캑캑 거리면서도 캔커피를 꽤나 긴 시간동안 응시하였다. 결국 목에 걸린 샌드위치를 자력으로 다 넘기고 나서야 입을 열기 시작했다.
"또 커피라니...이젠 저 당신이 무서워요."
"이번엔 그냥 커피에요. 진짜로."
해맑은 안나의 웃음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그는 왠지 그녀를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조용히 커피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건 다른 문제고..제가 하려는 말은..여긴 어디고, 또 우린 어디로 향하는거죠?"
"일단 여긴...O.L.A.F에요."
"전문용어 쓰지마세요. 못 알아들어요."
"아 그러니까 Observational Lifter in Air 라고 해서..일반인들의 눈에 걸리지 않게 시각적인 광학미채를 이용하였고 연료는 소형 핵융합...."
'아이고, 이거 결혼식때 친척들이 나와 대화하며 째려보는 눈빛이 왜 그런 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겠구나..'
크리스토프는 주절주절 설명을 늘어놓는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안나, 그런 것보다 제가 알고 싶은건.....어..."
크리스토프의 머릿 속에 무언가가 불현 듯 떠올랐다.
"....F."
"네? 뭐라구요??"
"OLAF 어쩌구 하는거. 그거 약어 중에 F가 뭔지 말해주질 않았잖아요."
"아 그거요...?....아 ..그게......그러니까.."
갑자기 수줍게 말을 더듬는 안나의 모습을 보며 크리스토프는 약간 당황했다.
"신경쓰이면 말 안 하셔도 되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고.."
"......For true love......"
"아. 그래서 에프였군요. 그건 둘째치고."
말을 이어가려던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게 그 뜻이라구요?? 지어냈죠?????"
"만든 사람이 지은거에요..."
안나는 갑자기 그녀답지않게 수줍은, 하지만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의 한편에서는 뭔가 모를 슬픔도 느껴지고 있었다.
마침 햇빛이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비추며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그녀의 얼굴을 꽤 오랬동안 응시했다. 아직도 그녀의 속을 믿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왠지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였을까.
"분명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지었을거에요."
그는 그녀를 보며 씩 웃었다
"네....그렇죠..."
안나도 그에게 무방비상태의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만난지 몇시간만이었겠지만, 처음 보여주는 얼굴이었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 그는 고개를 반대로 돌리며 생각했다.
"아..이러면 목적지가 어딘지 묻기가 애매해지는데..."
밝은 아침해가 올라프를 비췄다. 그러나 밖에서 보기에는 허공만이 비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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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타타타타타타타
다시 눈을 붙인 크리스토프는 갑작스러운 진동에 눈을 살포시 떴다. 그의 눈 앞에는 적지않은 컨테이너들과,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군인이 보이자 크리스토프는 살짝 겁먹은 표정을 지었지만, 티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다 왔죠?"
"네. 다왔어요."
안나는 능숙한 손짓으로 버튼을 하나하나 누르더니 이내 항공기의 진동이 멈추고 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죠."
"네...나갑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올라프의 바깥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50미터쯤 전에서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여깁니다! 여기!"
남자는 50미터를 뛰어 안나와 크리스토프 앞에 도착했다.
"국제기이현상연구회분들 이시군요. 이미 소식은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는 안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안나는 그의 악수에 응하며 말했다.
"안나 아렌델입니다. 이쪽은 크리스토프씨에요."
"아 크리스토프씨, 반갑습니다."
"아..네 저도요.."
"저는 나토소속 한스 대위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을 사건지역까지 이끄는 가이드 역할을 하죠. 다시한번, 반갑습니다!"
'군인치고는 되게 싹싹한 사람이군...믿-음직 해.'
크리스토프는 이번 출장이 생각 외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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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곳의 어두운 방.
두명의 남자가 책상을 가운데로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싸늘한 분위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진한 시가 연기 뿐, 시가를 입에 문 상관인 듯 보이는 자가 언짢다는 듯이 다른 남자에게 물었다.
"부란 프로젝트는?"
"이주일내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신속한 일처리는 아니었네만...그럭저럭 봐줄만은 하구만 그래."
"......"
시가 건너편의 남자는 침묵을 지켰다.
"뭐..지켜보자구. 돈을 들인만큼 성과가 나오겠지."
"그렇습니다."
"해산."
시가 건너편의 남자 형체가 갑자기 희미해지며 사라졌다.
시가를 문 남자는 발을 책상위에 올리며 중얼거렸다.
"인생일대의 도박...성공하면 나는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실패하면..."
그는 시가를 깊게 들이 마쉬었다.
"뭐.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현상유지하는데 문제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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