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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Chuunibyou.jpg

2기도 방영 한다고 하고, 이걸 전파녀와 청춘남 같은 대단한 작품이랑 비교하는 것에 대한 사적인 감정 때문에

2기야 재밌어져라! 라는 느낌으로 제대로 까는 글을 쓰러고 했었는데, 애니를 끝까지 쭉 보고 썼다 지웠다 임시 저장했다 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최종 감상은 이게 방영되던 와중, 즉 내가 11화 까지만 보고 감정적으로 토해냈던 리뷰랑 거의 다를 게 없다는 거 였습니다.


그러니까 분노에 대한 것은 http://www.haganai.me/talk/1676991 이렇게 링크로 대신하죠.

막 분노에 차서 쓰다가 저 글을 보니까, 그냥 저기에 하고 싶던 말이 대부분 있더군요.

특히 그 진지함에 대한 건 정말..10화에서 11화로 이어지는 이 불쾌감은 왜 마지막에 유타가 진실을 깨우치고 지랄을 해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건지 으아아...


좋아, 그렇다면, 이 글은 저 글에 몇가지 사항을 추가하는 식으로 써보죠.

사실 요점 요약은 댓글 달아주신 @古戸ヱリカ 님이 더 잘 해주셔서..으으 이 새벽에 잠도 안 자고 더워 죽겠는데 난 뭘 하고 있는건지.


어쨌든, 추가 내용 들어갑니다.


어..우선 칭찬.


나는 이거, 6화까지는 되게 재밌게 봤습니다. 내가 이 애니는 그런 식으로 내용이 전개 될 게 아니야! 라고 소리치게 만드는 재미가 6화 까지는 아주 가득가득 했어요. 이 애니는 인기 끌어보겠다고 밴드부 가입하는 남자 새끼 까지 귀여운 만화거든요.

균형잡힌 스토리와, 진지해지는 순간 밝아지는 순간이 명확한 스토리. 그 흐름.  특히 2화에서 거의 지나가듯 나온 인기투표 얘기가 6화 후반부의 중심 스토리가 되는 건 웃기면서도 이야 스토리 참 재밌게 잘 짰다 이런 말이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림, 음악, 뭐 따로 말할 거 있나요. 난 아직도 가끔 오프닝을 흥얼거려요. 막 흥얼거리다 어 이거 무슨 노래지? 하고 고민해보면 이거 오프닝이고 그럴 정도죠. 손가락 흔들기도 중요하지만 곡 자체가 정말 좋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고퀄리티 쩌네 이랬던 중2병 환상으로의 초대. 보면서 진짜 한참 웃었어요. 국자를 집어던지는 여자와 우산을 무기로 싸우는 릿카가 현실과 환상을 번갈아 다니는 장면은 참..이미 국자로 때리고 앉았다는 장면에서 비현실 적이야! 거기서 뭘 더 초대하는 거냐! 이러면서 웃었죠.


6화.jpg


다만 나는 이 장면이 7화에서 그따위로 연결될 거란 생각은 못했어요.


아니, 7화는 까지 맙시다. 그 부분은 깔 만한 내용이 아니었어요. 진지한 게 나쁜 건 아니니까. 주인공이랑 릿카가 갑자기 다른 작품으로 순간이동을 했는데 친구들은 여전히 우히힛 이러면서 놀고 있고, 심지어 진지한 이야기의 중심인 릿카 누나까지 그 희희락락에 참여하지만 말이에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너무 빠른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지, 이게 이상하고 열받고 화나고 이게 뭐냐고 미쳤냐 무슨 짓거리야 싶은 내용은아니었습니다. 게다가 8화, 9화 거치면서 다시 원래의 균형잡힌 이야기로 돌아가잖아요? 싸움 속에서 릿카를 지켜주는 주인공,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 응 그래 그러니까 그 부분은 욕할 게 아니지..


다만 이 7화에서 나오는 말 때문에 나는 스토리가 무지 헷갈립니다. 자막에 따르면, 릿카 누나는 이런 말을 합니다.


마침 3년 째다. 저 녀석이 어렸던 탓도 있었기에, 아버지는 릿카에게만은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렇기에 릿카에게 있어 아버지의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어떤 전조도 없던 일이라, 그 때문인지 저 녀석은 아직까지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아. 완고하게 이곳으로 오는 걸 거부하고 있어.'

'(어머니는) 나와 릿카를 아버지의 친가에 내버려두고 나가버렸지. 할아버지는 착실한 성격이라서 저런 릿카를 어떻게 해봐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말이지. 나도 일 때문에 이곳을 떠나게 되어서 결국, 2년이 흘러도 저 상태 그대로다.


이게 왜 문제냐면, 내가 보기에는 나중에 나오는 스토리랑 안 맞는 거 같거든요. 아버지의 죽음 부분은 다시 생각해 보니까, '릿카에게 불치병인 거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이런 내용으로 말한 거다,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요.

근데 그 망할 샹 10화 아오 썅 진짜.......거기서 어머니가 나오잖아요. 어...응? 어머니가 나오는데, 이게 다시 보니까 진짜 겁나 뭐지 싶어요. 릿카 누나 말하는 것만 보면 무슨 애새끼들 버리고 튄 여자 이런 거 같더니 갑자기 '나 나가면 릿카는 어머니랑 같이 살게 될 거야..'이러고 있지를 않나, '사실 어머니는 릿카랑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어.'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그 어머니란 인간 때문에 갑자기 이 시발 이게 무슨 개같은 전개 아오앙니ㅏㅓㅇ니ㅏㅜㅇㄴ머ㅣㅏㅇㄴ미ㅓㅏㅇ니니ㅏㅣㅣㅣㅏㅓㅣㅏㅏ아아아아어ㅣㅏ이ㅓㅏㅣ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래서 스토리가 좀 헷갈립니다. 뭐가 어쩌다 저렇게 돌아간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왜 그걸 신경쓰고 있냐고요? 그러게요. 나는 왜 저걸 이해 못하겠다고 이러고 있는 걸까요. 그냥 봐도 문제 없는 부분인데.


싫은장면 하나.jpg


사실 그 부분이 정말 빡치는 거 같아요. 나는 이걸 마치 유루유리 보듯이 가볍게 보고 있었다고요. 아니면 히다마리 스케치요. 혹은 워킹! 같은 거요.

그런 거 볼 때처럼 음흠흠 재밌네 재밌어 이히히 이러고 있는데, 얘들이 갑자기 몸을 막 부풀리고 엣헴엣헴 거리면서 '우리는 그런 애니가 아니야! 우리는 중2병과 청소년의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아주 진지하게 고찰하고 고민하는 만화라구!'이러고 자빠졌어요.


어..그래? 너는 그런 애니가 아니야? 그럼 질문 좀 하자고. 여기서 얘는 왜 있는데? 여기서 이 장면은 왜 나오는 건데? 쿠민 선배 예쁘지 그래 예쁘고 짱짱 귀여운데, 얘가 마지막 화에서 하는 행동은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거든? 11화에서 이거 말해주는 거 나오잖아 복선이얌 이런다고 이야기가 말이 되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자기한테 보내는 편지는 왠 갑툭튀고? 니부타니는 대체 왜 있는 거였냐? 주인공 친구는? 진짜 현실적인 이야기랑 그냥 분위기만 만들고 대충대충 진행하는 거랑은 아주 큰 차이가 있잖아. 분명 안타까움 느끼라고, 감동을 느끼라고 만든 장면인데, 나는 이마를 치면서 이게 뭐야 시발 이러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고. 심지어 이게 두번째 보는 건데.


난 얘들이 왜 지들 손으로 잘 만들던 걸 망쳤는지 모르겠어요. 12화짜리 반 짤라서 반은 이렇게, 반은 저렇게, 아이 재밌어 이러면서 발로 만들은 걸까요? 아니면 '야 이거 이렇게 하면 우리 10화에 끝내야 해 어떡하지?' '아 씨 그럼 다시 진지한 무드 좀 깔아줘서 늘려 늘려.'이따위로 해쳐먹은 걸까요?

후자 쪽이면 그냥 연애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내던가 했어야지, 이런 생각 만드는 사람이 못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전자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어떤 멍청이가 '야 12화니까 반은 가볍게 반은 진지하게 이렇게 만들자 ㅎㅎ'이랬나보죠. 그 와중에도 '우리 원래 이런 애니 아니라 이런 거 였어요~' 라고 말하는 듯한 가벼운 씬들은 시발 이제와서 뭐 어쩌라는 거야. 그거 보여주고 데코모리 개초딩 이 귀여운 년을 울리기나 할거면서.


싫은장면 둘.jpg


난 이 애니의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노선 변경이 싫습니다.

난 이 애니 주인공의 도저히 뭐하자는 건지 싶은 수동성이 싫습니다.

난 이 애니가 안 쓰는 케릭터를 잔뜩 갖고는 진지한 척 하는 게 싫습니다.

난 이 애니가 망할 스토리 라인만 빼면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게 싫습니다.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는 그렇게 나빴는가, 다시 보고 말하는 대답이

네 나는 이거 별로에요 제발 2기는 안 이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나온다는 게 참 화납니다. 대체 뭐냐고 이게..






PS.

앞뒤로 까는 나레이션은 정말 멋집니다. 이 목소리가 저런 화면에 저런 음악이 깔리면서 저 톤으로 나오니, 얼마나 멋있어요.

근데 '그래, 사람은 평생 중2병인 것이다.'이 말이 나오기까지 했던 말들은, 정말 엄청나게 중2병 같아요.

내가 나보고 중2병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니 그걸 나쁘다고 말하는 건 자기 살 파먹는 바보짓이겠죠.

그냥 이 애니 결론은 '중2병인 게 뭐 어때서! 어차피 다 성숙하지 않잖아!'라고 하는 거라고 치죠 뭐. 어라 이 해석 괜찮은 거 같은데.


PS 2.

릿카!.jpg


2기 나오면 제발 저런 미소나 실컷 보게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또 이상한 갈등관계 말도안되는 스토리 흐름 이런 거 하면서 진지한 척 하지 말고. 제발.


PS 3.

끝.jpg

화내는 건 링크 걸어놓은 글로 끝내고 여기선 차분하게 써야지 이래놓고 또 잔뜩 화냈네요.

글이 난잡해서 미안합니다. 아무래도 외국 유튜브 리뷰마냥 영상으로 찍어서 올려야 할까봐요.

난 리뷰 영상 보면서 와 어떻게 저렇게 리얼하게 화내지 이랬었는데, 내가 이거 갖고 화내면서 혼자 그러고 있더라고요.


아오 제발 2기는 실망 없이 재밌어라..너네 내 취향에 맞게 재밌는 거 잘 만들잖아 난 평가 별로 안 좋았던 일상도 타마코 마켓도 꺄하하 재밌네 이러던 사람이라고..스즈미야 하루히랑 케이온이 내 애니메이션 감상 취미에 얼마나 도움을 줬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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