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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전뇌 코일 감상문

2013.06.15 05:57

Winial 조회 수:924

네타  

하..이 복잡한 마음을 매끄럽게 이어서 표현할 길이 없으니 이런 방법을 써보죠.



· 보면서 계속 신경쓰인 안타까운 부분.


  1. 26화로 부족한 스토리 - 아니 그게, 내 생각에는 이건 적어도 39화, 넉넉하게는 52화까지 나왔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나만 그렇게 느낀 걸지 몰라도, 확실히 후반부는 좀 급하지 않았나 싶거든요. 방영 횟수가 좀 더 많아서 이것저것 에피소드를 집어넣고, 그런 다음에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마지막에 모든 떡밥과 비밀이 풀리는 그런 구성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거죠. 초반에는 이게 이렇게 되는 거구나 하는 걸 깔끔하게 알았는데, 점점 설명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더라고요.
  2. 여기저기 보이는 구멍 - 내가 쓰는 글들을 잘 읽어보면 알겠지만 나는 은근히 괜한 트집 잡기에 능력이 있습니다. 그걸 즐기는 건 아닌데, 그냥 보여요. 그리고 여기서도 그런 구멍들이 몇 개 보였습니다. 감상을 마치고 당장 기억나는 건 야사코가 안개에 대해 아는 것처럼 말하더니 나중에 다시 묻는 부분? 뭔가 어 얘가 이걸 왜 이렇게 말하지? 이걸 어떻게 알지?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런 게 뭔가 떡밥이 아닌가 했는데, 그냥 실수였나봐요. 트집에 가까운 불만이지만 신경쓰인 건 사실입니다.
  3. 13화 - 아..12화가 너무, 진짜 너무 재밌어서 13화의 마음 속 평가가 좀 떨어지는 거 같긴 합니다. 어쩌면 내가 그냥 감동 스토리 이런 걸 싫어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조금만 더 뒤에 말할 거지만 엔딩에 대한 감정도 이걸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게 좀 있으니까. 어쨌든 13화는 뭔가 스토리가 영 별로였습니다.

· 하지만 내가 이걸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할 수 있는 좋았던 부분.

  1. 이야기의 짜임새 - 위에서 화수가 부족했던 거 아니냐 급전개 하지 않았냐 이래놓고 이렇게 쓰니까 스스로도 좀 어이없긴 한데, 저건 그냥 조금만 천천히 이야기 좀 진행해보지 라던가, 중간에 소소한 에피소드 좀만 더 넣어보지 이런 마음으로 한 말이에요. 이 만화는 26화 분량동안 할 말 다 하고 보여줄 거 다 보여줍니다. 미스테리는 있지만 개운하지 못한 건 없어요. 시작할 때 궁금하던 것이 완결에서 완전히 풀리고, 그러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게, 아..정말 대단했죠.
  2. 구멍을 무시하게 만드는 재미 - 그래요 뭐, 신경이 안 쓰이는 건 아니에요. 원래 이런 성격이니까. 하지만 보다 보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게 만들어요. 정신을 차려보면 서치에게서 도망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다시 생각해보면 대놓고 재밌으라고 만든 부분인데 그게 진짜로 재밌고, 이야기에 몰입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아니 암만 재밌어도 만화 보다가 악역 보고 '이 나쁜 녀석!' 이런다던가 '사실 얘도 괜찮은 애 였구나.' 라던가 '헐 이게 이런 반전이었어?' '으허헣헣ㅎ헣 감동적이야 ㅠㅠ'이런 짓, 나이 좀 먹으면 안 하잖아요. 근데 보다 보면 그러고 있게 되요. 그정도로 재밌습니다.
· 그 밖에 해야하는 말.

이, 결말이 말이에요. 내가 작품을 건드렸다면 좀 더 어두운 쪽으로 나왔을 거 같아요.

하지만 전뇌 코일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SF입니다. S. E. Lain의 결말을 따뜻한 엔딩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전체적으로 작품 온도가 굉장히 높았죠. 그 중간에 나오는 어머니 말마따나 딱 살아있는 생물 정도로 말이죠.

나는 친 사이버 공간 성향이 강한지라, 저 말이 나오는 24화는 살짝 불만이 있었어요. 만지고 느끼는 것만 진짜라니, 설마 이 만화 다른 것들마냥 이런 걸로 결말 내놓을 셈이냐, 이런 식으로 화를 살짝 냈죠. 뭐 곧바로 만화가 'ㄴㄴ 놀라지 마셈 우리는 그런 흔한 마무리 아님 ㅋ'이런 말을 바로 해주더군요. 참 고마웠습니다. 물론 결론은 둘 사이의 타협에 가까웠지만, 그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별점으로 따지면 별 다섯개 만점에 별 네 개 정도인 거죠. 그냥 평범하게 잘 봤어요~ 하고 넘어가기엔 너무 잘 만든 좋은 작품이었고, 그렇다고 유난히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여섯 개로 늘리기에는 약간 부족한,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화수가 부족했어요 화수가. 분량 조금만 더 늘려서 자잘한 에피소드도 좀 더 잔뜩 집어넣고, 상황 설명도 이야기 진행도 느긋하고 차분하게 해줬어도 충분히 재밌었을 거 같은데. 이미 충분히 재밌지만, 그래도요.


꼭 한번 확인해 보세요. 이거 재밌습니다. 영어 번역 말투로 말하면, 당신에게 아주 좋은 경험을 안겨줄 애니메이션이에요.



PS. 결말 이야기

전뇌 코일 감상 (1).jpg

전뇌 코일 감상 (2).jpg

전뇌 코일 감상 (3).jpg

전뇌 코일 감상 (4).jpg


파일 상태 자체가 이런 건지, 모니터가 더러운 건지, 아니면 내 눈이 상태가 나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진짜 너무 멋있고 감동적인 결말이었어요. 다시 생각해보면 마지막 화 후반 야사코의 대사는 으잌 손발아 어디가니 였지만,

저 장면의 마무리가 진짜 너무 인상깊으면서 감동적인 거 있죠. 친구가 아니라 동료일 뿐인 걸, 언젠가 같은 길을 헤메이면 다시 만나자, 그리고 결정적인 마지막 대사까지.

솔직히 여기서 울어요 하고 만든 장면보다 저 장면이 더 울컥했습니다. 나는 이런 수수한 감동이 더 좋아요.


PS 2. 근데 감상문 겸 추천글이면서 네타를 뿌려놓으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네타 안 하면서 감상만 말하는 실력을 길러야 하는데.


PS 3. 글씨크기 13이 더 낫지 않아요? 폰트가 깨져 보여서 이 크기로 글 쓰는 게 더 좋아 보이는데. 밤새 봤더니 진짜 정신이 오락가락가락가락가락........에바도 보려고 했는데 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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