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나 너무한데…. - 스즈미야 하루히의 한숨
2013.06.28 00:36
네타 |
---|
아…확실이 다시 보니까 이것저것 확 느껴지네요….
솔직한 감상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한숨 편은 그야말로 '으아 이 만화 좆까네!'였습니다.
글 제목이 진짜 솔직한 감상이에요. 물론 처음에는 성희롱 싫어하면서도 '스즈미야 하루히 생리 기간 이야기.'라고 쓰려고 했지만요.
아무래도 전체적인 내용이 저걸로 요약하는 게 제일 낫다고 보거든요. 하루히 얘는 왜 갑자기 짜증이랑 지멋대로가 늘은 건지 생리가 아니라면 이해가 안 됩니다. 그렇게 잘 놀고 얼굴 붉히고 해놓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마주한 것은 짜증과 짜증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딱히 특별할 것이라곤 없는 내용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짜증나요.
갑자기 짜증나는 정도가 심해진 케릭터들이 짜증나는 짓거리를 잔뜩 하면서 짜증나는 말만 해서 짜증을 유발하죠. 짜증납니다.
특히 이 둘에 대한 묘사는 진짜 개 짜증입니다. 멋대로 못해서 안달난 스즈미야 하루히도 그렇지만, 미쿠루 얘는 너무 인간이 수동적이에요. 무슨 미래에서 개조 세뇌 조교 이런 거 해서 과거로 보냈다는 설정인가요? 어른인 미쿠루는 여러 사건과 고통 속에서 달관을 이뤄낸 어른이 아니라 조교 세뇌를 벗어나 정상적인 인간이 된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이게 말이 되냐고요.
쿈이요? 쿈도 마찬가집니다. 왜냐하면 쿈은 말이 스즈미야에게 화가 나고 얘를 한 대 쳐서 버릇 고치려고 하고 그런 거지,
결국은 스즈미야 하루히를 좋아하는 케릭터에요. 기본적으로 좋아하는데 안 좋아하는 척 하는 애라고요. 그게 뻔히 보여요.
'나 이런 애 좋아해도 되는 거야? 하지만 사랑은 알 수 없는 것 으흥흥.' 같은 건 지들끼리 이야기를 할 때 이야기지, 이야기의 전달자가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떠들어도 객관적으로 보이는 상황이라는 게 있다고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는 쿈이나 하루히나 미쿠루나…아오….
코이즈미 얘는 뭐랄까, 좀 불쌍해요. 암만 생각해도 웃는 얼굴은 그냥 가면으로 밖에 안 보이거든요.
본 내용을 토대로 뒤에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추리를 해보면, 얘가 하루히에게 순종적이고 하루히를 감싸 도는 건 하루히를 절대자로 신봉하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걸 뭐라고 하죠, 경외심? 파괴적이고 난폭한 신이 내가 사는 마을을 부수지 않기를 바라며 벌벌 떨고 공물을 바치는 그런 모습? 하아….
무엇보다, 난 도저히 여기서 뿌리는 떡밥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에요. 물론 서로 각자 진영의 입장에서 서로를 제대로 신용하지 못하는 부분 같은 건 꽤 흥미를 돋구지만, 그게 뭐 어쩌라는 거냐고요.
나는 아직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그 1편부터 6편 까지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데, 그게 내가 이 만화에 갖는 첫 감상인데, 그걸 배신할 거면 좀 더 멋지게 화려하게 배신하던가, 뭐야 이게 진짜.
이정도 까지 오면 내가 너무 그 처음에 얽메여서 만화를 감상하는 건가 싶어지잖아요. 그게 맞는 건가? 그 이후로 이야기는 그냥 하루히 이 개년을 둘러싼 인물들이 뼈빠지게 고생하는 이야기인 건가? 쓰레기에게 권력을 쥐어주면 안된다는 메시지가 있는 내용이었어? 하….
이정도 되면, 단순히 케릭터 디자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나가토 찬양하는 이유를 알 거 같아요. 이것저것 트집 안 잡고 좋아하기에는 얘가 짱이거든요. 관찰자니까 개입해서는 안된다 같은 태도가 용서 되는 건 나가토 정도니까.
미쿠루랑 코이즈미가 각자 진영의 대표로서 서로를 헐뜯고 쿈에게 나 힘들다 좀 도와줘 징징 이러는 와중에 '나도 믿지 마. 네가 믿을 건 너 뿐이야.' 같은 느낌의 말을 해주는 건 나가토 거든요. 저 둘 중에 누구보다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이 아닌 애가 상태는 제일 좋다고요.
아오 열받아…이제 다시 단편으로 넘어가니까 여기서는 좀 괜찮으려나요…모르겠습니다…뭐냐 이게 진짜….
PS.
이 부분,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보니까 우울 마지막에서 바로 이어지는 내용인 거죠?
그래서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 쿈 때문이네 어쩌네 한 거고. 쿈이 한 말에서 아이디어가 나와 그런 배역을 정한 거라 이거니까요.
스즈미야 하루히가 비정상적인 일을 벌일 뿐 상식인이다, 라는 걸 증명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몇 개 있으니 고맙긴 하지만, 그렇다고 짜증이 안 나는 건 아니에요. 제목에 한숨 들어간다고 나를 한숨쉬게 하지 말라고 으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