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안봤으면 지금 가서 보고 옵니다
2013.07.03 17:14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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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딩 된 이후로 밤마다 애니를 보는데 마침 로젠메이든 다 보고 뭘 볼까 고민하다가 어디선가 추천받은 다다미를 보게 되었음. 토렌트로 받는데 3일이나 걸렸지만 전혀 아깝진 않은 시간이었다.
혹시라도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보길 바람. 리뷰도 최대한 스포 없이 진행하려고 노력할테니.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는 어느 잉여 대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원작 소설도 있다고 하던데 한 번 찾아서 읽어볼 생각.
다다미 넉장 반은 루프물(혹은 분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엔하위키에서는 분기물로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고 하는데 내가 분기물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므로 루프물이라고 부르겠음.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대학 신입생 때 어느 동아리를 고르고, 그 동아리에서 2년간 지내며 화 마지막에서는 결국 다시 2년전으로 회귀하게 된다.
2편까지는 1편과 전개 방식이 굉장히 흡사해보여서 설마 끝까지 이런식인가 했는데 3편부터는 방식이 좀 달라지는 것 같더라.
좌측의 인물이 주인공의 후배 아카시. 오른쪽의 인물이 주인공이다.
만약 누가 다다미 넉장 반의 특징 3개를 꼽으라면 난 그림체와 연출, 그리고 속사포 랩을 꼽겠음.
본편을 보기 전부터 그림체와 연출에 대한 말은 조금 들었었는데 그림체는 확실히 일반 애니메이션의 모에 그림체는 아니다.
삽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그림첸데 내가 이런 그림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맘에 들었음.
연출도 굉장히 좋았는데 덕 입문기에 봤던 마마마와 바케모노보다 나은 것 같다고 생각함. 그 땐 지금보다 더 아는게 없어서 보이는 게 없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실제 화면들이나 과장된 표현들이 괜찮았음.
이런 그림체와 독특한 연출들이 섞여서 작품 전체는 무척 몽환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물론 소재도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 몫했다고 생각함.
시간여행 얘기는 많이 사용된 소재지만 주인공이 매번 고르는 다른 동아리들은 확실히 다르면서도 어딘가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어딜가나 만나게 되는 '오즈'라는 인물도 그렇고. 동아리들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서로 겹치면서 작품의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거 같다고 생각함.
그리고 주인공의 속사포 랩도 특징인데 원작 소설이 그런건지 독백이 굉장히 많다. 보다보면 정말 저걸 전부 읊는 성우가 감탄스러울 지경.
아까 말한 연출들. 위의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 로봇같은 주인공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음.
다다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오즈인데, 이 놈은 주인공이 어느 동아리를 고르던 항상 그 곳에 있다.
저렇게 요괴같이 생긴 모습으로 항상 주인공에게 다가오는데 주인공에겐 하나도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방해만 하는, 그렇지만 항상 어울리게 되는 악우다.
주인공은 오즈를 질색하지만 둘은 사실 어느 정도 닮았다.
다다미에서는 루프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과 소재가 여럿 있는데 가장 중요한건 오즈랑 모티그맨(모치구마)이 아닌가 싶다.
(내가 본 자막에서는 모티그맨이라고 했는데 엔하에선 모치구마라고 적어놨네. 어느게 맞는 건지 모르겠으니 모티그맨으로 하겠음.)
모티그맨은 아카시가 들고다니는 휴대폰 장식인형으로 5마리가 한 세트이지만 언제나 한 마리를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리고 그 한 마리는 주인공이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그걸 아카시에게 돌려줘서 호감도를 쌓으려 하지만 계속 돌려주질 못한다.
루프 때마다 만나는 어느 점쟁이 노파는 '호기는 항상 눈 앞에 어른거리고 있다'라고 말하지만 주인공은 계속 모티그맨을 돌려주는 호기를 잡지 못했다.
주인공이 언제나 바라던 검은 머리 아가씨와의 인연을 놓치고 있던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작품을 안 봤으면 한 번 쯤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11화라서 분량이 그리 길지도 않기 때문에 잠깐씩 시간을 내서 봐도 금세 볼 수 있을 거다. 당장 나만 해도 야자 끝나고 자기 전에 조금씩 봤으니.
정말 시간내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애니라고 생각함.
금방 봅니다.
이걸로 3줄.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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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
2013.07.03 17:17
가장좋아하는작가의 두번째로 좋아하는작품 -
CDP
2013.07.04 09:36
아쉽습!! 연예편지의 기술임 -
하이웨이
2013.07.03 17:46
아마 첫번째로 좋아하는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하이웨이
2013.07.03 17:26
다다미는 초반은 특이한 연출과 작화 속사포 랩때문에 보게되고 중반은 주인공이 또 어떤 삽질을 할까 기대하면서보고 결말은 동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보게된다. -
하이웨이
2013.07.03 17:31
연출도 연출이지만 주인공의 속사포 독백이 작품의 분위기를 결정한거 같다. 독백을 계속하니까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거 같아지고 분기물이라는 특성때문에 보는 내내 무슨 게임하는 기분이었음. 특히 한 화마다 한 이야기가 완결되는 방식이라서 플레이 타임 20분동안 주인공의 2년을 산 느낌이어서 아주 좋았고 다음 화에대한 기대도 계속 만들어내는 이야기 전개가 아주 좋았음. 중간중간에 복선도 잘깔았고 말이지 -
ray=out
2013.07.03 18:44
가장 좋아하는 감독의 글쎄 몇 번 째로 좋아하는 작품이지 어쨌든 사랑하는 작품 -
밀리미터
2013.07.03 21:47
루프때는 좀 지루한감도 있다지만 그것도 신박한 연출로 흥미롭게 풀어냈고, 그렇게 쌓인 것들이 터질땐 화...
10화선 지금껏 봤던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막 흘러가고 막화에선 리얼 소름이 쫙 돋았음 -
모순나선
2013.07.04 18:51
꼭봐야하는애니지 모르면불쌍임 -
우동닉
2013.07.04 19:04
루프 이후의 결말 부분에서 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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