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이었지만요 - 연애 연구소 10화
2013.09.09 00:01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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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것보다 이 단편이 정말 집중됐습니다. 닭살 돋는 연애 이야기인 것도 있지만 이 부분이 정말 재밌었어요. 이 단편으로 미즈시마의 이것저것이 밝혀지는 것도 그렇고, 그게 현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그런 게 드러나거든요.
미즈시마가 돈에 환장하는 이유가 은근히 밝혀지는 것도 그렇지만, 이 장면도 인상이 깊었죠. 남자친구(예정)만 봤다는 이 얼굴은 어쩌면 미즈시마의 치마 속으로 파고 들었던 게 다른 남자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미즈시마가 쿨하고 무뚝뚝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은 소심한 성격의 부끄럼쟁이 꼬맹이일지도 모른다는 거에요.
남자친구(예정)에 의해 치마가 들춰진 후로 미즈시마는 치마를 안 입고 바지를 입는데, 이건 단순히 또 다시 치마 속이 보여질까 염려해서 하는 행동이 아닌 마음에 둔 남자가 치마속을 봤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라는 거에요. 미즈시마가 남자친구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그냥 '사귀자고 매달리니까 사귀어 준 거야.'가 아니라, 사실은 이전부터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었던 남자와 사귀는 게 기쁘지면서도 그걸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거라는 거죠.
잘 보면 저 장면에서 입고 있는 옷이 현재에서 만났을 때 입은 옷과 같아요. 나는 이게 단순히 가난해서 옷이 없어서 이런 이유가 아닌, 무언가 의미가 담긴 옷차림으로 보게 되요. 바지는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입게 된 거고, 초록색 후드 티는 처음으로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가지게 되었을 때의 차림입니다. 마즈시마는 편한 차림으로 만난다는 변명으로 자기가 모든 걸 추억하고 있다는 걸 은근히 어필하는 거에요.
…물론 뭐, 과대 해석이라면 과대 해석이겠지만요. 정말 이정도까지 다 생각하고 그리고 연출하고 내용 만든걸까 싶긴 하지만요.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게 어딥니까. 나는 다른 에피소드 보다 이게 제일 재밌었네요. 물론 너무 연인사이의 알콩달콩 느낌이 심해서 약간 닭살이 돋았지만요. 돋을 살이 없지만 어쨌든.
PS.
진짜 패러디 인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 두 장면 보면서 학생회 임원들이랑 미나미가를 떠올렸습니다. 두 작품 다 본 분들이면 다 그랬을 거라고 믿어요. 특히 학생회 임원들 저거는 내가 찬양하는 급에 놓은 작품인데 자꾸 겹치는 게 보이니까 빵빵 터지네요. 재밌습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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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마미갓루카
2013.09.09 00:02
저도 이번편은 그다지 오그라들지 않는 단편모음이라 더 즐겁게 봤네요 -
샤하
2013.09.09 00:31
막짤 위에거에서 나는 은혼이나 일상의 헬베티카 스탠다드가 더 떠올랏는데 -
사람사는곳
2013.09.09 00:57
음 정조대였구나 바지가
셀프의
그리고 수년 묵은 정조대를 자랑스럽게 남친에게 피로... -
브라질
2013.09.09 02:35
오 진짜 똑같네
충분히 의미를 둘만한 것 같다고 생각된다 -
ECLAIR
2013.09.09 10:27
뭐, 오프닝은 미나미가와 엄청 닮기는 했음. 노래건 영상이건 ... -
흑갈
2013.09.14 16:37
감독 오오타 마사히코 : 미나미가 1기, 미츠도모에 1&2기, 유루유리 1&2기, 코토우라 상, 러브 라보.
그러하다. -
Winial
2013.09.14 16:51
미나미가 1기 감독이라는 거에서 끝났네요. 이게 재미가 없을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