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이야기 총 감상
2013.10.13 16:07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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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나데코라는 케릭터 자체의 인기에 비해서 나는 얘를 그렇게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매력적인 거로 따지면 츠바사가 훨씬 좋죠. 나는 비 인간성을 사랑하니까요. 츠바사가 인간이 되는 결말도 멋대로 이 분 진짜로 천사가 되었어 사랑해요 이랬던 걸요.
츠바사 찬양은 지난번에 쓴 감상에 대충 나와 있으니 넘어가고, 왜 나데코에게 매력을 못 느꼈던가 그걸 이야기 해보죠.
어…나데코는 그러니까, 케릭터가 없었어요. 뭔가, 특징적인 것도 없고 눈에 띄는 것도 없었다고요.
괴물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도, 물론 이야기의 중심이긴 했지만 결국은 아라라기의 정의 구현 시도와 그 실패담이 중심이었던 걸로 기억에 남고, 가짜 이야기에서는 그냥 아라라기 유혹 하악하악 이것만 나왔잖아요? 아니 물론 예쁘긴 한데, 요조라 이야기 할 때 했던 말을 다시 꺼내자면, 누가 안 이쁜데요? 겉모습만 봐서는 다 예쁘잖아요. 다 귀엽고 다 예쁘다고요. 진짜 매력은 뭔가 나에게 와닿는 것이 있어야 느끼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나데코가 굉장히 약했거든요.
본격적으로 나데코짜응 하악하악 이러기 전에, 내용을 먼저 이야기 하죠.
내가 그랬잖아요. 이 질투는 겁나 하면서 냉정한 괴이 년이 분명 이야기에 영향을 줄 거라고.
물론 나데코가 괴이가 된 거는 얘 잘못이 아니고, 따지고 보면 오히려 시노부가 상황의 본질을 파악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린 거죠. 하지만 그 안에 질투하는 마음이라던가, 아라라기 코요미 의외의 인간에겐 잔혹하고 동시에 하대하는 그런 모습을 느낀 건 나 뿐인가요.
그냥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기만 했다면 그렇게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상황의 악화가 가속화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거죠. 어차피 나데코 상태가 그러니 결과는 같았겠지 싶지만요.
그리고 슉 나타나서 '어 안녕? 그냥 지나가는 떡밥이었어 ㅎㅎ' 하고 사라지는 줄 알았던 케릭터가 사실은 이야기 내내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는 게 좋았습니다. 인물을 낭비하지 않는 건 중요하거든요. 결국 얘가 결론에 도달하게 도와준 거지, 나데코는 처음부터 상태가 안 좋았다는 거잖아요. 재밌습니다.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봐도 '그래서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었던 건가! 그래서 그냥 손목띠에 대고 말 했던 건가! 진짜 무서운 건 그 부분이었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뒷통수 때리는 전개…근데 트집을 잡자면, 그걸 설명하는 방식이 좀 어색했어요. 뭔가 좀 더 자연스럽게 모든 게 나데코가 꾸민 거였고 망상에 불과했다는 걸 드러낼 방법이 없었던 걸까요. 애초에 화자가 나데코니까? 흐음…화자가 말 하지 않은 걸 독자가 알아내게 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자, 이정도면 내용에 대한 감상은 다 얘기 한 거죠? 여기서 더 지적하거나 느껴야 할 부분은 없는 거죠? 그럼 이제 맘 놓고 외쳐도 되나.
나데코!! 사랑한다!! 누가 싫어해도 상관없어!! 니가 싫어해도 상관 없어!! 귀여워!! 사랑해!!
매력은 둘째치고 존재감도 없던 년이 갑자기 이렇게 사랑스러운 케릭터가 될 줄 몰랐습니다. 첫 부분부터 메두사 머리로 캬악캬악 하는 게 나왔지만, 케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든 건 아니었죠. 그냥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져서 저 꼴이 되는가 그걸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였다고요.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서 나온 건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재탄생한 나데코 였습니다. 하악하악하악하악아가아가악ㄱ가악아각ㄱ가악 ㅎㅎㅎㅎㅎㅎ
아니아니아니, 물론 그럴 순 있어요. 이야기 자체가 나데코가 화자고 주인공이고 하니까, 그래서 나데코가 그렇게 좋게 보이는 걸 수는 있다고요. 아니면 원작에 비해 애니메이션 제작진이 나데코를 더 좋게 묘사한다는 그런 것도 있겠죠.
근데 시발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이유가 뭐든 난 지금의 나데코가 훨씬 좋아요! 소심한 걸 벗어던진데다가 뱀 머리여도 여전히 예뻐서? 연출이 나데코를 옹호하는 쪽으로 나와서? 아니요, 난 그냥 광년이가 좋아요!
새로 탄생한 나데코는 1)광년이에요 2)인간이 아니라 괴이, 신이에요. 3)입체적인 케릭터에요. 물론 3번은 이 만화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비교적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얘는 아니었잖아요. 존재감도 없고 보이는 것도 그냥 적당히 귀여운 중딩 여자애 아라라기에 반한 또 다른 여자애 이정도였어요. 이번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평균 이하에서 평균으로 호감도가 올라갔고, 마지막화 덕분에 거기서 한 발자국 두 발자국을 더 나간 겁니다.
츠바사가 결국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면서, 물론 여전히 개인적인 해석으로 좋아하긴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매력이 떨어졌었어요.
하지만 나데코는 완전 반대잖아요. 다양한 감정을 지닌 인간이 어느정도 자신의 의지로 신이 된 거라고요. 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진짜 너무 좋다….
무엇보다 나데코의 감정! 아라라기에게 표출하는 이 감정! 사랑하니까 죽일 거래요! 이 이기적인 사랑! 이 광기! 하악항가하아가가ㅏ앋가하가ㅏ가ㅏ가
내가 이런 케릭터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냐고요. 어떻게 매력을 안 느껴요. 이건, 이건 정말 완벽합니다. 나에게는 이런 완벽한 케릭터가 없어요. 모에가 뭔지 잘 몰라도 이걸 보고 느끼는 이 감정이 모에라는 건 알 수 있어요.
바로 이겁니다. 이게 바로 내가 사랑하고 사랑할 가치를 느끼는 케릭터에요. 불쌍하다는 연민의 마음 1%도 없이, 순수하게 이 케릭터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좋기 때문에 좋아하는 그런 거라고요.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 없어요. 나는 얘가 좋아요. 이 나데코가 좋아요. 이 이기적으로 미친년이 좋단 말이에요.
으헝헝 그냥 이대로 신으로 있어줘요 하지만 이거 작가가 아무래도 인간이 최고임 이러는 성격인 거 같으니 아마 다음 이야기나 다다음 이야기 정도에서 뒤지거나 인간 되거나 하겠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지 마 난 그냥 인간이 아닌 게 좋다고 인간이 아니면서 인간적이고 인간적이면서 인간이 아니고 인간이 아니면서 인간적이지 않은게 좋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봤습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이제 키보드 그만 부수고 진정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