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프로젝트 1]조금은 특별한 하렘, GJ부
2013.10.19 23:34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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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젝트 1]내 마음속 명작을 찾아서
*급하게 쓰느라 사진도 넣기 힘들고 글도 좀 두서가 없겠지만 뭐 이제 제 아이덴티티니까요. 한번 써 보겠습니다.
이번 주제가 '내 마음속의 명작'이라는 말을 듣고, 명작의 조건 같은 뻘소리를 썼던 기억이 있다.
결국 내가 생각하게 된 '내 마음속의 명작'이라는 문구는, 사실상 '남들은 욕해도 나만은 명작이라 생각하는 작품'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시리즈'나, '케이온', 혹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제쳐두고 판매량 2300여장의 GJ부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이 커뮤니티에 오기 전까지 나는 애-갤/러-스에서 활동하던 일개 공기갤러였다.
글을 쓰지만 묻히고, 저들끼리 서로 올비네 아니네 하면서 싸우던 그런 곳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좋은 애니 몇가지를 추천받거나 알게 되었기 때문에, 덕후로서의 나는 그 곳을 고마워했고 여전히 고향같은 곳으로 생각한다.
GJ부는, 그렇게 애-갤에서 소개받은 애니들 중 하나였다.
GJ부가 한참 방영할 당시까지만해도 나의 관심사는 토요사키 아키였지,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봐야 교토 애니메이션의 애니들 중 케이온 이후의 신작이나 열심히 봤지 이것저것 찾아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때는 아마도 타마코마켓이라는 애니를 열심히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나미가 4기도.
쿄애니의 광팬이자 일상물의 광팬인 나로서는 놀랍게도, 두 애니 모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그 당시 갤의 대세는 GJ부였다. 나는 GJ부가 뭐하는 애니인지도 몰랐고, 능배물이나 설정물이라 생각하고 아예 무시하려고 애를 썼다.
미나미가와 타마코마켓이 완결되고, 볼 것이 없어 중2병이지만 사랑이 하고 싶어! 같은 애니를 돌려보던 나는
너무도 심심해서-한편으로 나는 야구팬이기 때문에 겨울에 볼 게 없다-갤러들에게 일상물 추천해봐라 했다.
덧글이 얼마 달리지도 않았지만, 그 많지 않은 댓글들은 하나같이 'GJ부'를 추천하고 있었다.
기대 반 심심풀이 반으로 GJ부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는데, GJ부의 놀라운 점은 원작이 '4컷만화를 라노벨화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대체 이런 애니라면 어떤 느낌의 애니가 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GJ부 1화를 보게 되었을 때,
나는 일상물의 새로운 지평을 느꼈다.
기본 구성은 하렘이다. 하지만 이 하렘은 남자가 찍어누르거나, 아니면 여자들이 이 남자 하나를 잡아먹기 위해 서로 경쟁하거나 하는 하렘이 아니다.
이 여자들의 목적은 단지 주인공 '시노미야 쿄야'를 최대한 자신들이 갖고놀기 좋은 장난감으로 만들어 계속해서 자신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이는 그녀들이 너무나 귀엽게 그려졌다.
츤데레 스러운 아마츠카 마오, 그럼에도 코타츠에선 쿄야의 무릎에 앉아야 한다고 생떼를 쓰거나, 공주님 안기를 일부러 유도하거나 하는 귀여움.
천사 그 자체인 아마츠카 메구미, 천연스럽게 쿄야의 손을 자기의 거대한 가슴에 갖다 대서 여성진 모두를 분노케 하거나, 트위스터에서의 과감함이라던가. 너무나 매력적인 여캐.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스메라기 시온, 하지만 '알고 있는 것만' 아는, 비상식의 백치미가 너무나 갭 토레한 여캐.
키라라 번슈타인은 여전히 미묘한 느낌이지만, 그 야성성이랄까, 리그오브레전드의 '니달리'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알게 모르게 쿄야를 열심히 챙기는 모습도 귀엽다.
이후 7화에 들어온 칸나즈키 타마키는, 대학교에 오면 딱 보이는 '선밴님'거리는 노개념 후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도 우에사카 스미레의 연기에 마음이 녹아버렸다.
이외에도, 쿄야의 여동생 카스미, 키라라의 여동생 제랄딘, 아마츠카 가문 3녀 세이라 등이 있었고, 충분히 귀여운 캐릭터들이 넘쳐났던 이야기이다.
오히려 이쪽이 쿄야 하렘을 제대로 구성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카스미는 브라콤, 제랄딘은 '마이 싸무라이 맛스타'를 외치며 눈을 반짝이고,
세이라는 독전파인 척 하지만 매번 쿄야에게 지대한 관심을 표현하곤 한다. 이런 세 소녀의 이야기가, 내년 상반기에 2기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니 기대된다!
GJ부 자체가, 애초에 4컷만화를 표방한 라노베이기 때문에 내용 면에서는 크게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초기 컨셉 자체, 특히 원작이 보여준 도전 정신을 높게 사고 싶다. 첫째로 4컷만화의 라노베화. 나는 원작을 읽진 않앗고,
원작보다 생략된 장면이 많아 애니에서는 메구미와 쿄야의 미묘한 관계나, 그 밖의 멤버들이 쿄야에 대해 보이는 감정 같은 것들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 원작이 보여준 새로운 시도 덕분에, 애니 자체는 전혀 루즈하지 않게 24분을 적당한 개그와 캐릭터성으로 꽉꽉 채워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걸 명확하게 설명할 글재주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아니, 사실 이벤트 시간이 촉박해서 한스러울 뿐이다.)
두 번째 높게 사고 싶은 도전정신은 바로 하렘과 역하렘과 다시 하렘의 구도를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잘 매듭지은 스토리이다.
보통 하렘루트가 되면, 좀 더 자극적인 장면-유혹이나, 우연한 사고(를 가장한 덮치기)나, 여타 플래그-을 넣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은 시청률이 점차 오르자, '아니 이 애니가 시청률이 오르다니!' 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애초에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참 '하렘물'에 지친 시청자들은 이미 '하렘같지 않은 하렘' 혹은 '역하렘인 듯한 하렘'의 GJ부를 신선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셈.
(여기서 하렘과 역하렘과 다시 하렘의 구도라 함은, '하렘(인원 구성상)-역하렘(실제로 쿄야는 당하고만 있고 여자들이 괴롭히고 있으며 플래그도 여자들이 다 꼽으려 든다)
-다시 하렘(그러니까, 플래그를 꼽아버리면서 은근히 쿄야도 마음을 가지게 되는...이 부분은 네타가 되니 설명 안하겠지만.) 의 구도라는 뜻입니다)
물론 판매량은 망했다. 1권 2300장. 하지만 2기가 나올 정도로, 제작한 입장에서는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어보인 작품이었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렘도 아니고 봊목도 아니고 학원능배물도 아니고 설정물도 아니고 이런 어중간한 애니가 어디있냐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 어중간함의 매력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하다고.
덧붙임
-하나 말하면, 이 애니 오프닝이 정말 좋다. 오토메 신토우(乙女新堂)의 '妄想☆交換日記'인데, 이 노래의 일부를 개사한 곡이다.
그리고 이 오프닝을 부른 오토메신토우 멤버 중 한 명이 이 작품에 성우로 참여했다! 그것도 '키라라 번슈타인' 역으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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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애니광
2013.10.19 23:43
제목만 보고 합격드렸습니다. -
브라질
2013.10.20 01:42
완전 애기 성우가 나오더만ㅋㅋㅋㅋ
학생회일존 이후로 가장 재밋게 봤던 학원 만담 애니였던거 같음.
그렇다고 너무 연애적이다던가 시리어스한 스토리도 없었던거 같아서 보기도 편했었던거 같음
아 나도 여자애들 빗질로 천국을 느끼게 해주는 스킬 가지고 싶다... -
갓마미갓루카
2013.10.20 01:55
https://www.google.co.kr/url?sa=i&rct=j&q=&esrc=s&source=images&cd=&cad=rja&docid=C4zTMGrWgxQwfM&tbnid=ViYIo5hU3OUbNM:&ved=0CAMQjhw&url=http%3A%2F%2Fblog.naver.com%2FPostView.nhn%3FblogId%3Daksrld%26logNo%3D60181404305%26redirect%3DDlog%26widgetTypeCall%3Dtrue&ei=JbliUv64IJGPiAem_ICwAw&bvm=bv.54934254,d.aGc&psig=AFQjCNFa4MUJd3_WZIdrP1KK96ipFm1wPQ&ust=1382287751062907
얘 말하는거같은데... 메구미 맡은 미야모토 유메... 얘가 키도이부키보다 한살많음(빠른임) -
달룡
2013.10.20 13:32
이후 7화에 들어온 칸나즈키 타마키는, 대학교에 오면 딱 보이는 '선밴님'거리는 노개념 후배의 모습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는 망작이 아니라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 수작이지요 -
미믹
2013.10.20 19:36
역하렘 의미가 좀 이상한 듯 한데
어쨌든 gj부 그럭저럭 재밌었음
오프닝이 개사한 곡이라는 건 몰랐네 -
갓마미갓루카
2013.10.20 23:22
사실 뒤로갈수록 어떻게 써야되지 고민하다 시간보고 에라모르겠다 하고 던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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