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중2사랑은 '뜬금없이' 진지해졌을까?
2013.10.21 02:42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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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한지 거의 1년이나 지나 쿄애니가 <경계의 저편>이라는 똥을 새로이 싸고 있는 시점에서 쓰자니 쪼매 얼척없지만...
작년에 쓰려다가 귀찮아서 안썼는데, 아래 Winial의 글에서 중2병 부분을 보고 불현득 떠올라서 이제서야 써봄.
여기나 저기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을 까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점 ─중2사랑은 그냥 쭉 일상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6~7화쯤에 개연성 쌈싸먹고 뜬금없이 진지해져서 망했다─ 을 지적하던데, 사실 <중2사랑>은 초중반부에도 줄곧 시리어스 떡밥을 충분히 깔아놨고, 이런 분위기 전환은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결코 '뜬금없는' 진지함은 아니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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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ial은 '1화부터 6화까지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는 이후 (시리어스)전개를 절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단순하게 각본적인 관점에서도 제작진은 이런 전개를 충분히 암시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1화 막바지에 유우타가 자신의 중2병 흔적들을 버리며 "하? 암흑의 힘? 그딴거 실제로 없는데;; 좆병신년아 너도 정신좀 차리셈" 이라고 일침을 놓자, 릿카가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힘은 있어" 라고 계속 맞받아치는 장면(위 캡쳐샷). 이건 누가 봐도 진지드시는 장면이고, 릿카의 중2병적 집착의 기저에 모종의 불우한 배경이 깔려있음을 대놓고 암시하고 있음.
그리고 릿카의 또래인 토가시 유우타, 니부타니 신카는 진작에 중2병을 벗어났고, 그런 과거를 굳이 힘들여 없애려고 노력할 정도로 부끄러워하고 있음에도 ─ 릿카는 그 나이 쳐먹고서 혼자만 중2병의 늪에 허우적대고 있다는 점. 우리 시청자들이 오글거림을 직접 느낄 정도로, 릿카의 언행과 망상연출 등을 통해 비정상적 & 싸이코틱한 중2병이 현재진행형임을 의도적으로 강조한다. 이런 '릿카 혼자만의 중2병 놀음'이라는 분위기 - 작품의 주제 자체가 시리어스 전개를 어느정도 암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뭐 내가 별난 놈이라 나만 그렇게 느꼈다면 모르겠으나, 실제로 방영 당시 나말고도 수많은 덕후샤끼들이 "왜 이 씨발년은 이렇게 또라이같단 말인가? 무슨 트라우마가 있길래?" 하는 비슷한 의문들을 품었다는 점에서, 이것이 이미 상당히 직접적인 암시였다고 생각함.
이처럼 초중반부에 릿카가 병신스러움을 티내며 '뭔가 있음'을 다양하게 어필했는데도, 쭈욱 중2중2한 시끌벅적 일상만 그리다가 '마 좀 모자라서 아직까지 중2병을 치유하지 못했을 뿐입디다. 그럼 이만...' 정도의 결론을 내렸더라면, 그거야말로 정말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아닌가?
또한 ─ 행여 이런 외적 암시가 전혀 없었다 하더라도, 시종일관 밝은 듯 싶었던 이야기가 갑자기 진지빠는 전개 자체가 그토록 이상한가 싶다. 물론 개취라지만, 솔까 Winial의 이런 평은 이해하기 힘듦. 근래 나온 러브코메 라이트노벨 및 그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비슷한 구성의 시리어스 노선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2사랑>이 그렇게 이례적이지도 않은데 말이지.
그 밖에 스토리 자체나 캐릭터들에 대한 평도 좀 반론하고 싶지만 이 부분은 말그대로 해석의 문제니까,
게다가 이 작품에 대해 그만큼의 애정도 없으니까 걍 생략... 쿄애니 에미 챙년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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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이
2013.10.21 02:56
공감 -
뜬금없이 진지해졌다기 보단 러브코미디가 훨씬재밌는데 무리하게 진지요소를 넣어서 재미가 반감된게 좀 아쉽단거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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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2013.10.21 03:06
ㅅㅅ말에 공감
다시봐보면 어느정도 복선은 있었음. 근데 확실히 밝은 코메디 느낌을 살리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or 너무 시리어스적으로 텐션이 확 떨어지지 않았냐 정도랄까
근데 뭐 쿄애니니까 -
양쪽 글을 읽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두쪽다 동의하는 편.
개인적으로 제작사들 마다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쿄애니의 경우 약점보다는 강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제작사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약점 중에 하나는
개별 에피소드는 잘 만들지만, 큰 그림을 잘 못 그린다는 점.
그리고 중2병이 그런 약점이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고.
본인은 딱히 시리어스한 노선 변경자체에 큰 불만이 있는게 아님.
오히려 그런 논리로 따지고 들어가면 토라도라가 더 심했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다만, 중2병의 경우 복선을 깔아놓긴 했지만, 일상 파트와 시리어스 파트가 융화된다는 느낌보다는
서로 따로따로 떨어져 논다는 느낌이 강하지. 이건 에피소드간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이야기야.
결과적으로 시리어스 노선 변경자체를 시청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노선 변경을 어렴풋이 예상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노선이 변경되면 당황하게 되는 구조였음에는 틀림없어.
본인은 쿄애니를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라고 평가하지만,
뛰어난 스토리텔러라고 평가하기가 2% 부족한게 이런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
다만, 쿄애니가 자기네 소유의 원작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게 얼마되지 않았으니,
주욱 지켜볼 필요는 있겠지. 아직 한두작품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니까 말이야. -
Winial
2013.10.21 06:20
이런 좋은 정리 댓글이 있으니 내가 무슨 말을 더 하기가 어렵네요 ㅋㅋ -
Winial
2013.10.21 06:49
그래도 좀 더 고민해서 댓글 달자면, 지적해주신대로 초반에 진지하게 보이는 장면은 있어요. 하지만 이정도로 그 이야기를 풀어낼 거라면, 진지한 톤으로 전환이 될 거라는 기미를 더 보였어야 한다는 거죠.
릿카의 트라우마와 그 치료에 관한 이야기는 7화에서 마지막까지 진행되는 내용이에요. 이게 총 12화니까 이야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죠. 내가 '잘못됐다'고 평가하는 그 진지한 내용이 이야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내용이었더라면, 좀 더 확실하게 암시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밝은 이야기 만화같은 이야기 중간 중간에 나오는 진지한 장면으로 대체 이런 진지함이 이야기의 절반이나 차지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적어도 나는 몰랐거든요.
이미 감상에도 써놨지만, 진지한 전개 자체가 나쁘다고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진지한 이야기를 할 거면 내용 전개에 맞게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거죠. 적어도 나는 이정도의 암시로 나올 진지함이라면 8화부터 시작해서 12화나 11화에 끝나는 게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트라우마 밝혀짐 → 유타의 릿카 변호 → (사랑이라던가 무언가 과정을 거친)치유 → 후일담 정도면 충분하잖아요. 지금의 중2사랑은 저기에 유타의 그릇된 판단과 고민 과정 같은 걸 끼워 넣은 꼴인데, 난 그 구성이 정말 엉성해 보이거든요.
확실히 지적 해주신 대로 갑자기 진지하게 변하는 전개는 자주 나오는 거니까, 이것만 유난히 까는 건 이상하죠. 그래서 나도 중2사랑을 너무 잔인하게 취급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도 여전히 이 전개를 까는 입장에 있는 이유는 1)중2사랑이 선택한 진지한 전개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하고 2)그런 전개가 초기에 기대했던 부분을 안 좋은 방향으로 배신했는데 3)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지적이 아닌 지나치게 옹호하는 의견이 자꾸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글은 확실히 적당하게 지적 해줘서 음 맞아 그건 인정해야지 이러고 읽게 됐네요.
사람들이 반대하고 오해다 잘못 이해한 거다 해도, 나는 여전히 그 전개를 생각하면 화가 나요. 그래서 계속 중2사랑을 나에게 상처를 줬다 이런 부분이 이래서 싫다고 하는 거다 의견을 보이는 거고요. 좋은 반론 해줘서 고마워요. 아무도 댓글 안 달길래 스압이 그렇게 심했나 역시 잘라서 쓸 걸 그랬나 했는데, 아예 글로 반응해주다니 이렇게 고마울데가. -
미믹
2013.10.21 12:16
공감 -
사람사는곳
2013.10.21 14:31
적당히 재밌게 볼만은 했는데 칭찬하긴 어렵고 한마디로 미묘 -
나도 ㅅㅅ말에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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