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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종영한지 거의 1년이나 지나 쿄애니가 <경계의 저편>이라는 똥을 새로이 싸고 있는 시점에서 쓰자니 쪼매 얼척없지만... 
작년에 쓰려다가 귀찮아서 안썼는데, 아래 Winial의 글에서 중2병 부분을 보고 불현득 떠올라서 이제서야 써봄.

  여기나 저기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을 까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점 ─중2사랑은 그냥 쭉 일상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6~7화쯤에 개연성 쌈싸먹고 뜬금없이 진지해져서 망했다─ 을 지적하던데, 사실 <중2사랑>은 초중반부에도 줄곧 시리어스 떡밥을 충분히 깔아놨고, 이런 분위기 전환은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결코 '뜬금없는' 진지함은 아니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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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nial은 '1화부터 6화까지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는 이후 (시리어스)전개를 절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단순하게 각본적인 관점에서도 제작진은 이런 전개를 충분히 암시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1화 막바지에 유우타가 자신의 중2병 흔적들을 버리며 "하? 암흑의 힘? 그딴거 실제로 없는데;; 좆병신년아 너도 정신좀 차리셈" 이라고 일침을 놓자, 릿카가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힘은 있어" 라고 계속 맞받아치는 장면(위 캡쳐샷). 이건 누가 봐도 진지드시는 장면이고, 릿카의 중2병적 집착의 기저에 모종의 불우한 배경이 깔려있음을 대놓고 암시하고 있음. 

  그리고 릿카의 또래인 토가시 유우타, 니부타니 신카는 진작에 중2병을 벗어났고, 그런 과거를 굳이 힘들여 없애려고 노력할 정도로 부끄러워하고 있음에도 ─ 릿카는 그 나이 쳐먹고서 혼자만 중2병의 늪에 허우적대고 있다는 점. 우리 시청자들이 오글거림을 직접 느낄 정도로, 릿카의 언행과 망상연출 등을 통해 비정상적 & 싸이코틱한 중2병이 현재진행형임을 의도적으로 강조한다. 이런 '릿카 혼자만의 중2병 놀음'이라는 분위기 - 작품의 주제 자체가 시리어스 전개를 어느정도 암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뭐 내가 별난 놈이라 나만 그렇게 느꼈다면 모르겠으나, 실제로 방영 당시 나말고도 수많은 덕후샤끼들이 "왜 이 씨발년은 이렇게 또라이같단 말인가? 무슨 트라우마가 있길래?" 하는 비슷한 의문들을 품었다는 점에서, 이것이 이미 상당히 직접적인 암시였다고 생각함. 

  이처럼 초중반부에 릿카가 병신스러움을 티내며 '뭔가 있음'을 다양하게 어필했는데도, 쭈욱 중2중2한 시끌벅적 일상만 그리다가 '마 좀 모자라서 아직까지 중2병을 치유하지 못했을 뿐입디다. 그럼 이만...' 정도의 결론을 내렸더라면, 그거야말로 정말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아닌가? 

  또한 ─ 행여 이런 외적 암시가 전혀 없었다 하더라도, 시종일관 밝은 듯 싶었던 이야기가 갑자기 진지빠는 전개 자체가 그토록 이상한가 싶다. 물론 개취라지만, 솔까 Winial의 이런 평은 이해하기 힘듦. 근래 나온 러브코메 라이트노벨 및 그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비슷한 구성의 시리어스 노선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2사랑>이 그렇게 이례적이지도 않은데 말이지. 


그 밖에 스토리 자체나 캐릭터들에 대한 평도 좀 반론하고 싶지만 이 부분은 말그대로 해석의 문제니까, 
게다가 이 작품에 대해 그만큼의 애정도 없으니까 걍 생략... 쿄애니 에미 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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