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카가 성녀? 아닐껄
2011.04.26 21:21
일단 쓰기전에 나는 마도카 빠라는 사실을 말하고 시작한다.
제목에서 말하다 시피 이 이야기에 메인 히로인은 마도카지. 다른 사람은 사야카에 감정이입을 많이들 했지만
나는 고등학교 시절 때 부모님을 봐오면서 마도카라는 캐릭터에 좀 더 감정이입이되서 주변 캐릭이
잘 안보였어.
제대로 표현이 안된걸지도 내가 확대해석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마도카가 처음부터 소망하던 건
누군가를 구하는 게 아닌 열심히 살아서 삶 그자체가 이상이고 싶어 했어. 내 경험으로 보면 아빠였고
마도카에 기준으로 보면 마도카의 엄마야. 1,2 화 뿐만 아니라 11화에서도 살짝살짝 언급되는 마도카의 엄마는
멋지고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이지. (사장을 내가 하느니 마느니 할 정도로) 그런 엄마를 보면서 마도카는
꿈이나 소망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고민해. 그 앞에 나타난 게 엄마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마미 선배와 큐베지.
마미 선배는 겉모습으로는 마도카가 동경할 만큼 멋진 사람이였지. 단순히 마녀를 퇴치하는 게 멋진 게 아니라
3D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마도카는 본인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샤를로트 전에서 마미에게 말하지. 자기도 마법소녀가 될 거라고. 이 때 마도카가 말한 꿈은 마법소녀가 되는 거였어.
처음에는 이게 뭔 개소리냐 싶었지. 마법소녀가 되기 위해 소원을 빌어야하는데 그 소원이 마법소녀가 되는 거라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마도카가 한 말의 뜻은 그게 아니였어. 마법소녀가 되어서 열심히 살고싶다라는 뜻으로 한 말이였지.
처음부터 끝까지 마도카의 소원은 변함없이 열심히 사는 삶을 위한 거였어.
소원, 삶, 희망, 절망, 꿈 때문에 마도카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하지. 마마마가 끝난 지금 내가 마도카에 대해 가장 인상 깊은 건
고민하는 장면을 많이 넣은 부분이야. 다른 캐릭터와 달리 마도카는 '도시요, 히도이요' 기타등등 여러 유행어를 내뱉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오지. 보통 이런 무능한 캐릭터들은 다른 캐릭터에게 의지하고 의존하지만 마도카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고민하고 행동하고 실패하고 실수하는 여러 결과를 보여주지. 언젠가 엄마가 말했던 어른이 되는 과정처럼.
11화에서 재난소를 나가려는 마도카를 준코가 붙잡는 장면에서 준코가 마도카에게 이리 물어보지.
"섣부른 행동을 하는건 아니지? 누군가에 거짓말에 놀아나는게 아니지?"
마도카는 여기서 확답을해. 이미 이장면에서 마도카는 소녀티를 벗고 어른이 되지.
마도카의 소원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마도카가 빈 소원은
"모든 마녀를 태어나기 전에 지우고싶어. 모든 우주, 과거, 미래의 마녀를 내 손으로" 였지.
이건 무슨 법칙이 새로 생긴게 아니야. 이미 생긴 사실과 앞으로 생길 사실을 바꾸는 행위지.
그를 위해 앞으로도 마도카는 미래에 마법소녀들의 소울잼이 오염되어 마녀가 되기 전에 나타나
그들의 소울잼을 정화해야해. 영원히 살아가면서 소울잼을 정화해야하는 거지 마도카가 사용한 마법 한방에
모든 게 끝난 게 아냐. 그로인해 큐베들이 마녀를 만든 과거가 사라지고 새롭게 만들어 낸 게 마수지.
또 그로인해 마법소녀들이 구원받은 건 아니다. 라는 말들도 많은데
마법소녀들이 죽는 다는건 소녀들의 절망의 이유가 아니야. 그들이 절망하는 이유는 자기가 해왔던 것을
자아를 가진게 아닌 몸으로 망쳐버려야 한다는 사실이지. 사야카가 절망한 이유는 NTR이 계기긴 하지만
자기가 해왔던 지킨다는 행위가 무의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야. 호무라가 마녀화 하기 직전에도 분명 비슷한
허무한 절망을 겪지. 호무라가 마법소녀가 되기 전에 마도카는 발푸르기스의 밤에 홀로 기어의 마녀를 격퇴하고
죽지. 왜 여기서 마도카는 마녀가 안되고 죽은걸까? 쿄코처럼 자살한 경우가 아니라면 분명 마도카는 마을을 지켜냈다는
행위가 무의미 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지. 마도카가 다른 마법소녀들의 소울잼을 정화한다는 행위는 그들이 해낸
행위를 의미있게 만드는거에 의의가 있는거지 그들의 생사 여부에 문제가 있는게 아냐.
남이 쓴 글에 반박하긴 쉬운데 내글 쓰긴 정말 어렵네. 밥먹고 쓰는거라 두서가 없을 수도 있는데
다른 생각이 있다면 들려줬으면 좋겠네. 긴글 읽어줘서 고마비.
이 때 쏘아낸 화살이 도달한 곳이 오픈의 장면이란 생각 내가했지만 참 잘한거 같다.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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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릉
2011.04.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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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릉
2011.04.26 21:56
뭐 아무튼 좋은 글 잘 봤음요.
도장 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많네.
특히 마도카는 남을 위해 소원을 빌었다기보다, 자신을 위해 빌었다는것도 잘 읽었고.
근데 그래도 심정적으로 공감은 좀 안 되긴 한다. -
도장
2011.04.26 21:55
음 하긴 그 소녀들 배경을 모르니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도 어렵네 -
올릉
2011.04.26 21:50
현상의 도식을 말한게 아니라 희망과 절망의 도식을 말한거지. 소녀의 감정이라는 관점에서 말야.
물론 마수가 정확히 어떤 존재고 뭘 어떻게 생기고 이런게 설명이 안 돼서 이건 더이상 뭐라고 할 수가 없네 ㅋㅋ
하지만, 소녀들이 겪는 절망이, 그렇게 마도카가 나서서 딱 없애버려야 할 절망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는거야. -
도장
2011.04.26 21:48
난 소원을 이루고 마녀화가 되어 때려 부수는게 + - = 0 라고 생각되지 않아. 만약 마법소녀가 마녀가되서 때려 부순다고
가정했을 때 마녀를 죽이는 마법소녀가 없으면 - 가 무한대로 커질 수 있지. 반대로 마법소녀가 마녀를 죽이면 - 가 사라져서
그냥 +만 남아. 옥타비아같은 경우는 설정에서 보면 노래를 방해하는 자를 처단하고 그 이외엔 신경 쓰지 않는다.
라고 나왔는데 과연 옥타비아를 냅뒀을 경우엔 카미조의 왼팔이 나은 결과에 해당하는 피드백이 올까. -
올릉
2011.04.26 21:41
이게 정확히 이런 식으로 나오나?
난 음... 마법소녀가 되고 소원을 이루는 것이 +라면 마녀가 되어 스스로가 지켜온 가치를 부수는 것이 -라고 생각해서, 후자의 -를 없애려면 +도 같이 없앴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솔직히 말해서 '마수'라는 것들이 소원과 마법소녀의 무게와 같아 보이지는 않으니까 말야.
난 본편에서 보여진 고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고뇌이고, 현실에서 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절망이라고 생각해서 저게 좀 이상하게 생각되었나보다. 아무튼 이건 그냥 내 생각이긴 함. 뭐랄까... 마음의 고뇌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을 치료하는 약을 먹인 느낌이랄까? -
도장
2011.04.26 21:38
음.. 생각한게 잘 전달이 안되는데 소울잼이 탁해지면서 감정이 격해지고 절망에 빠지는 경향이 있지.
마도카가 바꾼거는 소울잼이 탁해져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게 한거야.
그들의 생각이나 그런 것과는 관련 없이 소울잼 자체만을 손본거지 그들을 천국으로 인도한거랑은
좀 다르지. -
에밀
2011.04.26 22:03
마도카가 다른 소녀들의 절망을 가져가고 안식을 준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럴 권리가 있냐고 물었지만 난 그럴 권리가 있다고 보니까.
하지만 그 방법이 난 납득 안 가지.
초현실적, 종교적 구원이니까. 작품 내의 개연성엔 맞고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에 와닿지 않아. -
올릉
2011.04.26 21:31
그런데 중요한 고찰은 그건것같다. 사야카, 호무라, 혹은 쿄코와는 다르게, 마도카는 '남을 돕겠다' 라는 소원을 빈 것이 아니라, '남을 도울 수 있는 자신이 되겠다' 라는 소원을 꾸준히 빌어왔지.
이 기준으로 보면, 성녀로 말할 수 없는 건 맞는 부분 같음.
나쁜 의미가 아니라 거의 유일하게 소원을 자신을 위해 쓴 셈이네. -
올릉
2011.04.26 21:33
그런데 루프 보면 마도카가 발푸밤 깨고 마녀 되는게 두번이나 나오는데 그건 이 글하고 좀 일맥상통하지 않는것같도다. 10화에서 호무라 마법소녀 되기 전 루트에서는 발푸밤 못 깨고 죽는거 아님? -
도장
2011.04.26 21:40
글쎄 주변이 밝아지고 기어의 마녀가 나오지 않는 걸로 봐선 마도카가 발푸밤과 함께 죽은걸로 보이는데. -
에밀
2011.04.26 22:01
그래. 마도카가 죽 일관되게 바란 건 열심히 사는 거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마법소녀가 되는 것 자체가 소원인 게 바로 그것.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보이고 나름 생각해서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것도 보이지만 항상 의도와 달리 결과가 안 좋은게 문제.
11,12화에서 너무 급전개라 공감 못하는 사람이 일부 있지만 마도카의 성장과 그에 따른 구원인 건 맞아.
하지만 이 결말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소원이란 이름의 기적으로 모든 걸 해결한 점.
작품 내의 일관성이나 개연성, 떡밥 회수 따지면 이 결말이 최선일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절망뿐인 상황이었고 아주 현실적인 고뇌와 고통이었는데 초현실적, 종교적 구원이 결말이 되니 머리론 납득이 되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거야.
현실도 따지고 보면 비슷해. 선의로 노력해도 고통받는 자가 있고 악이 승리하고 선이 패배하는 건 흔히 볼 수 있어. 세상에 쉬운 해결책이란 없지. 어렵고 힘들고 복잡해. A를 처단하거나 B 하나 바꾼다고 지상낙원이 되는 그런 건 없어. 그러면서도 다들 살아가고 이 상황을 총체적,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도 고통받는 사람들끼리 같이 연대하고 공감하고 같이 눈물 흘리고 조금씩 노력하는 그런 걸 보고 있었는데 종교적, 궁극적 해결을 보니 맥이 빠지지. 작품은 10화까지 꿈도 희망도 없었거든. 물론 현실과 달리 허구에서라도 대리만족하고 선이 승리하는 것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11,12화는 10화까지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결국 취향 차이지. 이런 결말을 받아들이는 건.
글 잘 읽었다. 이 결말도 나쁘진 않아. 이 결말 좋아하는 사람도 많잖아. -
올릉
2011.04.26 22:04
에밀이 정리 참 잘 한것같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이었던 이야기가 갑자기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가 된 느낌이랄까.
논리적으로 납득하고 이런걸 떠나서,
더이상 내가 보고 좋아했던 애니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게 제일 큰 것 같아. -
에밀
2011.04.26 22:08
분위기가 갑자기 변했지. 완결을 위해 급하게 내달리는 느낌이 들었어.
아까 말한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란 말에 공감한다. -
올릉
2011.04.26 22:06
일관성을 해친것도 아니고, 의외성 부족은 뭐 나도 그런걸 원한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봐왔던 마마마의 장점은 내 생각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가치관의 혼돈,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흔들림
이런 부분이었는데,
11화부터는 확실히 그 부분에 초점을 전혀 두지 않았지. 그게 좀 그랬던거야. -
도장
2011.04.26 22:05
소원으로 모든걸 해결했다는 점에 공감. 소원 이외에 다른 요소가 없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네.
일관성을 헤친건 아니지만 의외성이 너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여튼 그럼.
결말에서 모두가 해피하단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 b -
CDP
2011.04.27 22:30
성녀가 아니라 연쇄살인범이야 -
도장
2011.04.28 00:29
으잌 그건 아니짘ㅋㅋㅋㅋㅋㅋㅋ -
지크프리시아
2011.05.03 00:36
마법소녀 킬 수 전부가 마도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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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추천 게시판 사용 안내 [4] | 하레 | 2011.08.02 | 15537 |
에잉 이래서 철학은 공부해봤자 도움 하나 안됨. 걍 경영학이나 할걸. 아무튼 좋은 글 잘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