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애니를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2013.11.16 02:03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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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 길고 거창하게 쓸 계획도 없는데 제목 달아놓고 대체 글 쓰기 시작하는데 걸린 시간이 몇 주인지 모르겠네요.
자, 어쨌든, 대답입니다. 내가 교토 애니메이션이라는 제작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어…글쎄요. 그냥 재밌는 만화 많이 만들어주는 곳이던데.
특징을 잡아보자면, 내가 정말 좋아해서 찬양하는 수준인 작품과, 너무 싫어서 다 그냥 넘어가라고 해도 끝까지 붙잡고 두들겨패는 작품을 모두 만든 곳이라는 거죠.
이런 식으로 그냥 죽죽 써 내려가면 나야 편하지만 보기에는 안 좋으니, 아예 내가 본 쿄애니의 작품별로 나눠서 이야기 하죠.
순서는 내가 아는 방영된 순서고, 모든 이미지는 구글 검색해서 나오는 이미지로 가져왔습니다. 영어로 검색했어요. 그리고 아직도 풀 메탈 패닉은 안 봤습니다. 죄송.
1. Air
에어가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만든 거 였다는 건 이걸 볼 때는 몰랐어요. 그 때는 제작사 개념을 잘 모르기도 했고, 그냥 친구가 이거 재밌다고 보라고 말 해서 본 거 였거든요. 그 친구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케이온을 연달아 소개해주고 보라고 했었죠. 지금은 아예 다시는 이어질 수 없을 수준으로 그 친구랑 연이 끊어져 버렸는데, 잘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뜬금없이 우울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게 내가 에어에서 받았던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아련한 느낌이 들었던 건 사실이고 감동적이기도 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되세기면서 든 생각은 대체 이게 뭔가 하는 어리둥절함이었어요. 돌아가는 펭귄드럼 같은 식으로 어리둥절한 건 아니고, 내용은 이해하겠는데 이게 왜 슬프고 감동적인 건지 헷갈린다고 해야 할까요.
네타를 안 하고 글 쓰려니 표현하기가 좀 어려운데, 에어가 내용이 어렵다느니 한 번 보고 이해가 안 된다느니 하는 의견에는 반대해요. 하지만 내용이 복잡하고 전개가 어리둥절하다는 거에는 동의합니다. 그냥 뭐, 그정도였어요. 그렇게 이런 애니메이션 긴 시간동안 본 건 아니지만, 추억이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될까요.
2.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이건 전에 감상을 잔뜩 썼으니, 그 링크로 대체합니다. #1 #2 #3 #4 #5 #7
다만, 소실은 따로 떼어놓을 게요. 그건 같이 묶어서 말 하기에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이미 글을 썼지만 한 번 더 찬양할 겁니다.
3.러키☆스타
듣기에 따라 굉장히 우습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인데, 내가 아즈망가 대왕보다 이걸 먼저 봤어요.
그러니까 나에게 연애 요소가 없는 4컷만화 원작 일상물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아즈망가 대왕이 아니라, 러키 스타인가죠. 기억이 맞으면 내가 이걸 히다마리 스케치 파니포니 대쉬 보다 먼저 봤던 거 같은데…헷갈리네요.
왜 봤냐면, 오프닝 노래가 좋아서요. 진짜로. 내가 오타쿠 냄새 난다는 핀잔을 듣고도 유일하게 추천할 수 있는 곡이 러키 스타의 오프닝입니다. 이런 종류의 뾰롱뾰롱 하는 곡 중에서는 아직도 러키스타 오프닝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이거랑 비슷하면서 다른 삐로롱 뾰롱뾰롱 곡들은 별로라서 안 듣고 그냥 넘기거든요. 하지만 러키스타 오프닝은 아니죠. 베이스라던가 소스의 사용 등등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본편은 어땠냐면…별로요. 별로에요. 기억에도 안 남고, 재밌다는 생각도 안 들고…패러디를 이해 못해서 그런 거라고 누가 말해줬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든 저렇든 재미 없었다고요. 끝까지 본 이유는 그냥 문화 충격 때문이었고요. 돌이켜 보면, 돌이켜 볼 게 없다니까요. 암만 그런 게 이런 만화의 본질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아니다 싶은 수준이잖아요. 하다 못해 케릭터라도 기억에 남아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좋아하는 분들이 많은지 몰라도, 난 본편은 여전히 별로입니다. 재미없어요.
4. 케이온! & 케이온!! & 케이온 극장판.
다섯명 다 나오는 이미지 찾는 건 그렇다치고 다섯명이서 악기 들고 있는 모습 찾기가 뭐 이렇게 어려운건지 뭔 놈에 밴드 만화가…어쨌든, 케이온, 재밌죠 이거.
밴드 만화면서 먹는 장면만 디지게 나온다고 쳐묵온이 어쩌구 하고 까는 의견이 많던데, 왜요, 그래도 재밌잖아요. 내용 자체가 굉장히 잘 만들어진 거 같은데.
물론 밴드 만화면서 악기 다루는 장면이 제일 못 봐주겠고 악기를 안 다루고 있을 때 나오는 장면들이 더 인상 깊은 게 이상하긴 한데, 어쨌든 내용이 재밌다니까요.
미오가 짱이다 아즈사가 짱이다 리츠를 빨다니 맙소사 유이는 정박아다 이런 논쟁을 떠나서, 그냥 내용으로 봐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좀 고지식하게 말하면 단순히 케릭터만 보고 넘어가기에는 내용도 괜찮다고 해야 할까요. 계집애들에게 '네가 여고를 다니면서 부활동을 했으면 어쩌면 이런 인생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몰라.' 같은 감상을 심어주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요.
그리고 인기에 힘입어 나온 극장판은…재미 없다는 거짓말은 못하겠는데, 본편이랑 놓고 보면 더 나은 부분이라던가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어요. 너무 딱 본편 수준이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도 극장판인데.
5.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극장판 이야기를 묶어서 꺼낸 이유는 감상이 짧아서가 아니라 이걸 꺼내기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나 소실 진짜 좋아요. 이건 정말 최고에요.
물론 세상에는 이미 많은 훌륭한 애니메이션이 있고 각자마다 기준이 존재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 너무 훌륭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색안경을 벗고 이 훌륭함과 멋짐을 알아차리기를 간곡하게 바라게 됩니다.
대체 뭐가 그렇게 좋냐고요? 대체 뭐가 안 좋은데요? 이 애니메이션에서 안 좋은 게 대체 뭐에요? 뭐, 이것만 딱 봐서는 내용 파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거요?
이게 또 소실의 대단한 부분인데, 딱 봐서 모르는 부분이 생겨도 그 부분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생기게 만들었어요. 아니 아니, 그 모르는 부분을 쿈의 입으로 적당히 설명해주기까지 해요. 이걸 잘 보면, 처음으로 스즈미야 하루히라는 이 소녀가 존재하는 세계관을 접한 사람들에게 이 세계관이 원래 어떤 곳이다 라는 걸 적절하게 귀뜸해주고, 대체 무슨 일이 과거에 있었던 건가 궁금하게 만든다니까요.
그밖에 일상과 비일상 등등 이것저것 찬양은 글이 너무 길어져서 지난 번 찬양으로 넘어가야 겠네요. 이미지가 커서 그냥 스크롤이 길어보이는 건데. 아쉽습니다. #6
6. 일상
애니메이션 보다 원작을 먼저 알았던 원작 팬이라 불려도 될 정도의 나지만, 원작 이야기는 안 할게요. 지금까지 감상 적은 것들도 원작 이야기는 안 했고.
그리고 대체 이 작품을 띄우려고 무슨 짓을 했길래 그렇게 일상이 욕을 먹고 내용까지 과소평가 당하고 별로라는 말이 넘쳐나고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넘어갑시다.
애니메이션만 딱 보고 이야기 해서, 재밌었어요. 난 초기의 난잡할 때가 너무 재밌었고, 사랑했습니다. 정말 재밌게 봤어요.
그 난잡하다는 구성도 난잡하게 느껴지지 않은데다, 내용은 하나 하나 웃기고 재밌었습니다. 일상은 나에게 '대부분 별로라고 하지만 난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7. 타마코 마켓
글이 길어져서 이미지 용량을 줄이기 위해 몇 개를 저화질 이미지로 교채했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대부분 별로라는데 나는 좋다는 말을 꺼낸 김에 시간 순서를 바꿔 타마코 마켓으로 넘어가죠. 난 이게 왜 그렇게 잠잠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잠잠하다고 느꼈던 건지 모르겠지만, 분명 긍정적이고 좋다 좋다 말하는 글이 적었다고 기억하거든요.
내가 '모에'의 의미가 무엇인가 잘 모를 때 이상한 소리하는 감상 남겼던 작품이긴 하지만, 어쨌든 난 이거 정말 재밌었다고요. 특히 동성애 적인 요소에 대한 적당히 현실적인 묘사는 이게 말하는 새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맞나 싶었죠. 뭐, 타 사이트에서 어떤 사람이 이걸 일본 과거의 무슨 흑백 드라마에 비교하면서 거의 논문 쓸 기세로 감상글 남긴 걸 봤을 때는 나도 '이게 그 정도로 심도있게 들어가야 하는 작품인가?' 싶었지만요.
아마 그게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어차피 필요 이상으로 칭찬 해주는 사람은 넘쳐나니까,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까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거죠.
8.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고평가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한 번만 더 깔게요. 난 대체 중2병이라도 사랑이…중2사랑을 고평가 하는 걸 인정할 수가 없어요.
아니, 좋은 부분이 있어요. 있다고요. 1화에서 6화, 계속해서 보여지는 것들, 전부 좋아요. 그럼 좋은 걸 좋다고 하면 되잖아요. 대체 왜 안 좋은 걸 좋다고 하냐고요.
대체 왜, 왜, 왜에, 어떻게, 중2사랑의 진지한 파트를 좋다고 할 수가 있어요. 직접적인 묘사 깨우침 좋아하네 그건 그냥 부족한 거란 말이야. 그냥 잘못 구성한 거라고.
어떻게 이따위로 중2병이니 청춘이니 십대니 묘사한 걸 감히 전파녀와 청춘남같은 작품에 비교하면서 아아앜아카아아각가각아아아아아아…진정합시다….
9. 빙과
중2사랑을 더욱 까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는 역시, 바로 전에 보여줬던 게 빙과이기 때문이겠죠.
이게 바로 진짜 이 나이 또래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성숙한 시선으로 씁쓸하게 다루는 작품이에요. 어딘가에서 이런 소년 소녀들이 이런 학창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되었다고 해도 대충 믿겨지는 그런 작품이라고요.
단순히 케릭터 디자인이니 그런 게 현실적이라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직접 보면 빙과가 다루는 내용들이 얼마나 멋있고 깊이가 있는지 단번에 느낄 거에요. 네타 표시를 안 했으니 자세한 건 기회 되면 다시 보고 이야기 해야겠지만요.
아…적고 보니, 많긴 많네요. 아홉 개나 봤다니. 본 데다가 감상으로 하고 싶은 말도 넘쳐난다니.
종합해보면, 쿄애니는 나에게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어준 곳이에요. 개중에는 이건 별론데 싶은 것도 있고, 별로다 못해 두고두고 욕하는 것도 있지만, 제작사라는 관점으로 보면 그냥 있어줘서 고마운 그런 곳인 거죠.
마지막으로, 내가 어디 빠 인가를 굳이 따져보자면, 아무래도 샤프트겠네요. 그건 또 나중에 기회 되면 글로 쓸게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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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믹
2013.11.16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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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갈
2013.11.16 08:32
전반적으로 쿄애니 작품 좋지 뭐ㅎㅎ 그래도 빙과가 원탑이라고 생각... -
달룡
2013.11.16 09:44
1. 러키스타 오프닝 좋지.
2. 중2사랑은 이분 글에서 까임 빈도로는 홍진호와 동급이 되었다.
3. 갓과 감상부가 너무 짧다! 내용은 다 담았다만.
4. 에어 볼까. -
오노데라
2013.11.16 10:20
캬 쿄애니 다이스키다 진짜 ㅠㅠ -
시읏시읏
2013.11.16 12:12
다섯명 다 나오는 이미지 찾는 건 그렇다치고 다섯명이서 악기 들고 있는 모습 찾기가 뭐 이렇게 어려운건지 뭔 놈에 밴드 만화가… 일침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쿄애니빠 구성성분이 하루히빠 반에 클라나드빠 반에 etc인데 클라나드를 아직 안보다니...
꼭보세요 클라나드는 인생입니다 -
앙리에타™
2013.11.18 17:21
지존쿄애니
소실보고 팬티 몇장을 지렷는지모르겟네 -
Elsa.de.Sica
2013.11.18 20:55
러키스타 일상 중2코이 케이온 이 네개는 엄청 재밌게 봤고 요즘도 가끔 재탕하고 있죠!! 하아하아
난 저기에서 에어 빼고 클라나드 봤는데 클라나드 감상은 어떨지 궁금해서 ㅋㅋㅋ
굳이 따지면 나도 러키스타가 첫 일상물인 듯
아즈망가랑 파니포니는 아직이고 히다마리도 한참 나중에 봤고
일상물 기준이 알게모르게 러키스타에 맞춰져 있으려나?
일상은 ㄹㅇ 취향차이인 듯
난 몇몇 부분 피식잼 외에는 노잼 정색이라..
개그가 웃기기보다는 애들이 귀여웠음
코드 맞으면 재밌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