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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떡밥을 또?…인 줄 알았네.jpg안 보이는 거구나.jpg

우선 확실하게 밝힐게요. 이거 재밌어요. 굉장히 재밌고 잘 쓰인 스토리라고 봐요.

누군가는 뭔가 억지스럽다 설정 덧붙이기 하는 거 같다 이런 말을 할 수도 있고, 나도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어도, 이건 재밌어요. 잘 만든 스토리라고 생각해요. 기대를 안 한것 치고는 정말 좋다고요.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가벼운 장면까지 긴장감이라던가 의미라던가 집어넣는 거, 못 만들면 진짜 엄청 구리게 만들어질 수도 있는 거거든요. 전과가 있으니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이건 재밌게 잘 만들었어요.


…좋다는 감상을 이렇게 확실하게 해놨으니, 이제 불만을 말할 차례입니다. 그렇게 심각한 것도 아니지만, 나는 거슬리는 그런 거 말이에요.

사실 제일 거슬리는 건 뒤가 궁금하게 만드는 대신 보는 사람이 갑갑해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거지만, 그건 개인차겠죠. 좀 더 공감이 가능할 만한 부분으로 트집을 잡아보려고요. 도저히 언급 안 할수가 없는 불만이요.


이걸 왜 보여주는 거야 ㅠㅠ.jpg

첫번째, 대체 미라이가 싸우는 장면을 중간중간 왜 보여준 거에요?

그러니까 이번 편에서 밝혀진 걸 종합하면, 지난화에서 아키히토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미라이랑 대화하는 부분은 아키히토의 꿈이고, 무기력한 아키히토랑 같이 돌아다니는 미라이는 경계의 저편인가 거기에서 싸우는 미라이 시점이었다 뭐 이런 거죠?


그걸 설명해주는 건 괜찮아요. 괜찮은데…만약 미라이가 살아서 싸우는 장면을 안 보여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미라이가 칼로 푸슉 하고, 그 꿈 장면이 등장한 다음에 미라이의 문자가 등장했더라면, 그 사이에 요몽과 미라이의 결투 장면이 없었더라면, 나도 그냥 감성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아키히토랑 같이 울었…지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뭔가 감정을 느꼈을 거에요.

근데 중간중간 갑자기 살아있는 미라이가 툭 튀어나와서 무기력한 아키히토 붙잡고 요몽이랑 싸우고 있는데, 내가 이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궁금해서 뭘 느낄 수가 있냐고요. 대체 그 장면들이 무슨 의미인지 미래인지 아니면 다른 세상인지 어쨌든 안 죽었다는 건 확실한데 이러면서 추리나 하고 있었거든요.


미라이가 나오는 장면이 없으면 어땠겠어요. 그걸 보는 나는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처럼 헐 미라이가 자신을 희생해서 아키히토를 살렸구나 이랬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화를 내는 아키히토에게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아키히토가 신체의 일부인가 그걸 주우면서 나오는 장면에서 오오 미라이 살아있어 살아있다구 유유 이랬겠죠.

아니, 그런 장면을 넣을 거면 거기에서 미라이를 등장 시키면 되잖아요. 이런 전개야 말로 시청자와 등장인물을 같은 시선에 두게 해야하는 그런 내용 아니에요? 왜 훨씬 더 좋을 수 있는 부분을 스스로 망가트리는 거야.


감정적인 장면들이 줄줄 나오는데 그 와중에 내가 한 건 미라이는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지 구체 안에서 뭔가 하는 거 같긴 한데 이런 쓸데없는 추측이었어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 감정적인 장면에서는 정신 놓고 그냥 그 감정을 느끼게 해야지. 느낌 하니까 또 지적해야 하는 게 있는데….


하아아아아ㅏㅏ.jpg스토리만화라고.jpg

두번째, 연기가…연기가아아아ㅏㅏㅏㅏ…ㅠㅠ


이게, 사실 내가 잘 몰라요. 어떤 게 어색하게 연기하는 거고 어떤 게 제대로 연기하는 건지는 모른다고요.

수수께끼 그녀 X 같은 거 보면서 다들 여주인공이 국어책 읽는다고 할 때 그런가 했었던 애가, 귀가부 활동기록을 보면서 이걸 성우 연기가 어쩌구 하면서 사람들이 안 보는 게 아깝다고 하던 애가 연기를 지적하는 건 웃긴 일이죠.


다만, 다만 말이에요. 상황에 어울리는 감정의 표현이라는 게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식으로 화를 내고 이런 식으로 슬퍼한다는 그런 게 있다는 건 알아요.

그리고 그런 면에서 아키히토랑 이…사쿠라! 사쿠라. 이 두 사람은…하아…ㅠ


주인공하고 좀 바꿔줘 ㅠㅠ.jpg

이번 편에서 내가 이런 문제를 제일 심각하게 느낀 게 이 부분이었어요. 히로오미랑 싸우는 부분. 히로오미가 화내는, 말하는 방식이랑 아키히토가 말하는 걸 잘 들어보자고요.


히로오미는 이런 심각하고 착 가라앉은 분위기, 갑갑한 상황에서 마음속에서 끓어내는 그런 게 느껴지는데, 아키히토는 똑같잖아요. 그냥 다른 편의 가벼운 부분에서 말다툼 할 때랑 똑같다고요. 똑같다고. 대체 가벼운 분위기에서 하던 거랑 이런 상황에서 화내는 게 똑같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넌 지금 미라이를 잃었단 말이야. 어쩌면 네가 자기도 눈치채지 못한 채 사랑하고 있었을 대상을 잃고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사건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장면이라고. 근데 대체 왜 평소랑 차이가 없는 거야. 좀 더 다르게 해봐 좀. 좀 뭔가 이렇게, 이렇게 좀, 좀, 으헝헝헝…ㅠㅠ


이 만화가 무슨 옴니버스 형식도 아니…라고 하기엔 6화가 장난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건 미라이가 다른 아키히토와 다른 아이들에게 친분을 느끼고 삶에 미련을 느끼게 만드는 장치 중 하나였다 치고, 어쨌든 옴니버스도 아니고 그냥 개그물도 아니잖아요. 정확한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는 꽤 진지하다고요. 허세 가득한 인간들이 중2병이라고 까는 그런 진지함 말이에요. 근데 그런 작품에서 이러니까…ㅠㅠ



이상이, 내가 느낀 경계의 저편 11화의 불만점이었습니다. 이런 단점과 지적을 빼면, 정말 재밌었어요. 의문도 많이 풀리고, 마지막 화에서 더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질 거라는 암시가 괜찮았으니까요. 정말 대단하다 까지는 아니어도 볼만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인가 밖에 안 남았을텐데 망하고 싶어도 못 망하겠죠. 다음 편 기다려 봅니다.


PS. 나갈없이 터지면서 글도 날아가서 절망에 빠졌으나 아슬아슬하게 저장이 되어 있었네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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