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마스터 극장판 <빛의 저편으로!> 감상
2015.01.16 15:03
네타 |
---|
아이마스 팬이라면, 특히 애니마스로 입문한 덕후였다면 극장판 <輝きの向こう側へ>는 새해를 기념하는 특별한 선물이었을 것이다.
사실 최근까지 이런저런일로 바빠서 덕후질을 쉬다보니 극장판의 존재를 몰랐기에 지금에와서야 극장판을 보게되었다.
2011년 아이돌 마스터 TVA판이 방영되었다. 방영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돌마스터가 애니화된다는 소식에 기냥저냥한 홍보용 애니로 보는 사람도 있었고 아이돌마스터 게임을 따로 하지 않았으면 큰 관심을 갖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어 TVA가 뛰어난 연출, 깔끔한 작화, 적절한 분량배분으로 훌륭한 작품성을 선보이면서 아이돌 마스터라는 컨텐츠가 제 2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만큼 팬들의 애정은 커졌고 765프로덕션의 캐릭터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속에도 팬들이 목빠지게 기다리던 후속작이 등장하지 않은채 샤이니 페스타를 보며 딸딸이를 쳐대거나 기다림에 지쳐 분가 아이돌에 빠진채 하악대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 마침내 2년만에 찾아온 아이돌 마스터 극장판은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멋진 작품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우선 스토리부터 이야기 해보자. 나는 잘 몰랐지만 방영당시 캐릭터 비중문제로 어느정도 논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극장판이라는 특성(한정된 시간 단편)을 생각해볼때 여러 캐릭터에 분산시키기보단 비중을 어느 정도 하나로 모으는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즈사, 히비키, 마코토 팬들에겐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을테지만 말이다. 각각이 캐릭터 개성이 너무나 강한 아이돌 마스터이기에 이번 극장판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유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하루카를 축으로 뭉치게 하는 이야기 진행이 불가피 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이번 극장판에선 뉴비들이 등장한 점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아이마스 팬이라면 더블백을 들고 갓 생활관을 들어온 이등병 짬찌를 바라보는 765 선임들의 위세에 흐뭇함을 느꼈을 것이다.유키호의 어른스러운 척 하는 모습이나 갓미키의 우월한 실력을 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었다. 극장판의 수혜자를 세명 곱는다면 1. 하루카 2. 치하야 3. 미키 정도가 아닐까? 하루카야 말할 것도 없이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765의 유재석의 지위를 굳혀냈고 치하야는 TVA내내 짓던, 뺨을 한대 때려주고싶던 울상을 접고 싱글싱글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치하야도 좋고 나도좋고 모두가 즐거웠던 것 같다. 미키의 경우엔 제작진의 푸시를 받은게 느껴질 정도로 뛰어난 작화, 수시로 바뀌는 헤어스타일을 보여줘서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중요장면마다 현자 역할을 맡으면서 뭔가 있어보이는 역할을 하는데 성공했다 할 수 있다. 적어도 세 캐릭터의 팬이라면 이것만으로도 극장판의 의의는 충족하지 않았을까?
다음으로 작화와 연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한다. 평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만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만큼 장단점은 뚜렷이 보여주었다. 근거리 작화의 경우 극장판 퀄리티에 걸맞게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배경작화 역시 시골의 정취와 해안가의 느낌을 제공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화가 앵글이 조금만 빗나가거나 거리가 살짝만 멀어져도 TVA작붕수준으로 퀄리티가 심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근거리와 원거리의 차이라 하기엔 조금 멀어졌다 해도 퀄리티의 차이가 너무 심했다. 또한 군데군데에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점은 다소 실망 스러웠다. TVA라면 별 상관 없었겠으나 극장판이니 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물론 초반부에 뜬금없이 등판한 영화 장면들은 왜이리 열심히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갈정도로 퀄리티가 좋았지만 예산을 다른곳에 썼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번 극장판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아레나 라이브장면일 것이다.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장면이지만 전체적인 평은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처음 아레나홀의 모습이 등장했을때 스테이지의 특이한 모습이 눈에 띄었고 스테이지의 일부분 만을 적당히 사용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라이브장면은 그런 나의 오산을 멋지게 분쇄시켰다. 일반적인 애니속 라이브장면이라면 직사각형 무대에 서서 일렬로 나란히 선 캐릭터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만이 전부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마스는 무대를 100% 활용하면서 볼륨감있고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 데에 성공하였다. 캐릭터들이 넓은 스테이지를 계속해서 회전하며 이동하면서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하였고 관객석과 매우 가까워짐으로써 몰입도가 크게 올라갔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카메라 연출이었다. TV화면처럼 고정된 구도를 보여주는 대신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스테이지를 한바퀴 휘돌며 765 프로덕션 캐릭터들을 각각 조명하면서 몰입감을 살리고 긴장감을 더욱 살려냈다. 특히 스테이지를 바라보는 시선처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정면, 모서리, 중앙석 관객 각각의 입장에서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라이브무대를 매우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마치 아레나에 와있는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점에서 나는 극장판에 다른 옥의티가 있다 하더라도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연출외에도 라이브곡으로 사용된 M@STERPIECE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서 감동적이었다. 아마 나와같이 아이마스 TVA방영당시부터 지켜봐온 사람들이라면 아이돌의 정상에 올라 아레나에서 M@STERPIECE를 부르는 765프로덕션을 볼 때 가슴이 벅차오르거나 짠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M@STERPIECE의 작곡가 고사키 나오루는 GO MY WAY!, 空를 작곡한 사람답게 안정적인 퀄리티로 대미를 장식하는 웅장한 느낌의 곡을 제대로 뽑아냈다.
라이브신에서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 작화문제일 것이다. 내가 볼 땐 라이브 무대를 3D로 만든다음 그 위에 765프로덕션을 2D로 그려넣거나 원거리에선 카툰렌더링을 이용하지 않았나 하는데 3D와 2D의 위화감이 남아있어서 감상에 어느정도 지장을 주는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돌들의 표정에, 세밀한 손동작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대충 만들었다기 보단 시간이나 예산상의 문제가 있던게 아닌가 싶다.
작품 전체의 평을 하자면 정성것 만든 맛있는 빵이지만 살짝 덜익은 부분이 있었달까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하지만 극장판 역시 TVA 후속작에 걸맞는 섬세한 연출덕에 무척이나 재밌게 볼 수 있었고 감동도 많이 받았다. 다만 작품내 시간이 흐를수록 컨텐츠의 생명력이 끝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마지막에 등판한 시부야 린을 보면 시간대가 생각보다 많이 흐르지 않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