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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엔젤비트로부터 어언 5년. 강산이 반정도 변했을 시간.

늘 그렇듯 역사는 반복되는가 보다. 좀더 불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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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바 요스케.  

ANIPLEX소속의 프로듀서다. 엔젤비츠의 프로듀서 중 한명이자 이번 샬롯의 기획발안자다.

샬롯의 경우 2012년도 연초에 마에다준에게 제안한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그럼 한 3년...


그는 악성키빠인듯 하다. 키스러운 얘기를 애니화 하라, 가 이번 제작의 모토.

뭐 업계인 중에 빠가 있다는건 자연스런 일이다. 

어차피 오타쿠가 소비자로만 남는 것이 아닌 생산자로의 유입이 시작된지도 수십년이니 당연히 키빠도 있겠지.


그러나, 이 토바P는 자신의 권한으로 무리한 일을 저질렀다.

한번 팬을 꺾은 마에다를 또다시 글쓰는 애니메이션 각본가로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마에다는 2회차를 맞은 지금도 여전히 애니각본가로서는 생초짜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에다는 무리한 일에 휘둘리고 그 후폭풍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중이다.


"키스런 애니를 만들어라" 라는 명제에서 마에다가 구지 각본을 맡을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오리지널스토리애니메이션이라고 할지라도 작품자체의 베이스는 있어야 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원작"이라는 담당이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라인과 캐릭터창조, 세계관구성 등 원작파트에서 다뤄야 할 요소는 방대하고 

마에다가 거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실제 제작될 작품은 더없이 키스러운 작품이 될것이다.

그런데 마에다는 원작에 더하여 각본이란 직함을 추가로 맡게되었다.


결론적으로 엔비가 되었든 샬롯이 되었든 각본상의 문제점을 탓하려면 기본적으로 각본가를 결정한 토바P에게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모든게 그의 의도되로 되었는데 결과가 나쁘다면 누구탓이겠는가.


미스테리는 계속 이어진다. 왜 마에다가 맞는 작품은 다 1쿨인것이가?

직전까지도 파웍스는 <잔잔한 내일로부터> 라던지 <시로바코> 같은 2쿨짜리 오리지널애니를 만들어 왔고, 결과물들도 훌륭했다.

1쿨짜리 오리지널도 역시 많이 만들기는 했으나 누가 뭐래도 2쿨짜리 들에 더 힘이 들어갈것은 뻔한거다. 

근데 왜 마에다표 각본으로는 2쿨을 안만드나?? 토바P는 마에다숭배자라면서 왜 그에게 2쿨이란 분량을 주지 않는 것일까.


더군다나 이번 샬롯은 파웍스 작품 답지 않게 작화유지율이 형편없었다. 기본작화가 무너지니 연출이 살지 않는다.

썰렁한 개그씬은 그야말로 연출이 썰렁하고 작화는 토모리얼굴이 제발 이쁘게 뽑히길 기도하게 되는 수준이다. 

그나마 토모리는 그럭저럭이었으나 유사자매는 처참했다...


파웍스는 마에다표각본애니를 버리는 패라고 판단한게 아닐까.

그래서 이따구 기획이 또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 대놓고 사보타주를 저지른건 아닐까.

이미 한번 엔비에서 쓴맛을 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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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특정 각본가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기획을 걸었다는거 부터가 첫단추를 잘못 끼운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중심은 "감독"이다.

감독 한사람이 뭐 대단한 직책이라서가 아니라,

그 감독을 중심으로한 생산프로세서라 할수있는 인원진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현장이란 결국 인맥이다.

시로바코에서도 늘쌍 나오듯 데스크는 결국 자기가 아는 인맥을 얼마나 끌어올수 있는가로 현장을 컨트롤한다.

감독이란 그 인맥퍼즐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가장 베이스가 되는 조각이다.


똑같이 초짜애니각본가를 맞아들인 1쿨짜리 오리지널애니메이션 마마마는 

어디까지나 "신보감독에게 마법소녀물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것"에서 부터 기획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우로부치가 투입되었어도, 신보감독은 초짜각본가를 도와줘가면서 현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수가 있었고

(우로부치는 어디까지나 제작진의 일부이지 엔비나 샬롯처럼 마에다 한사람이 작품전체의 그것을 대표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 결과는 아는 대로다. 


신보감독 개인으로서도 오리지널애니는 코제트의 초상 1편 외엔 경험이 없었다.

초짜들끼리의 현장이었는데 왜 잘나갔을까.

그 인원들을 조합하고 컨트롤한 기본기획이 개념잡힌 기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한 "책임문제"를 다시한번 논하자면

토바P는 이 모든 책임을 물어야할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엔비는 상업적흥행을 누렸다. 이것이 토바P의 까방권으로 작용했다. 남은 모든 비난은 마에다가 흡수했다.

그리고 샬롯에 이르러는 마에다는 단지 토바P가 자신의 고기방패로 쓰기 위해 불러드린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한다.

이것이 내가 파웍스가 샬롯을 버리는패라고 판단했을거라 추측하는 이유다.

아마 토바P가 다시는 이런 만행을 반복할수 없기를 바라던가 하다못해 다음번 똥밟을 사람이 자신들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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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바P에 의해 나락으로 가고 있는 마에다준. 그가 당초 원했던 음악활동은 여전히 들어줄만한 퀄리티다.

그는 여전히 키월드를 확장할수 있는 크리에이터다. 다만 현재 그의 쓰임새는 고기방패일 뿐이다.


옮짝달싹못하게 감금당해서 특정방향대로의 작품을 쓰도록 위협당하는 미저리가 떠오른다.

영화에서는 다리골절로 끝났으나 현실의 마에다가 자칫 창작생명 자체를 잃어버리진 않을지 안타깝다.

그냥 자기 원하는대로 음악활동에 전념하게 해주고 그러다 흥이 겨워 글을 쓰게 되면 그때가서 즐겨주면 될 일이다.


키스런 스토리를 쓰라?

작가로서 자신의 창작방향 자체를 제어 받는것만큼 의욕을 방해받는게 또 있을까.


마지막으로 전에 썼던 글의 링크를 남기며 얘기를 마치겠다.

작품으로 돈을 버는 쪽이 일을 저지르고 작품을 만드는 쪽이 피해를 보는 업계의 현실.

이번 샬롯은 그 현실의 연장이었다고 생각된다. 


* 애니메이션과 아이돌산업, 캐릭터와 스토리 http://www.haganai.me/view/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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