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F가 된다 - 소녀들
2015.12.19 00:54
네타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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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성
마가타 시키에게 있어 지혜란 삶과 죽음에 관하여 생각을 지속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란 논제에 관하여 계속, 계속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어릴때 쌍둥이 오빠가 죽은 것과 자라면서 병원이라는 환경에 자주 접한것이 원인이겠지.
시키가 오빠를 기억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각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처음부터 오빠가 죽어있었고
자기는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후에 알게된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쌍둥이라는, 자신을 객관적인 개체로 식별할만한 존재가 죽음으로 "이미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자기자신의 삶과 그 삶을 산다는게 어떤건지 충분히 생각을 해볼 기회가 됬을것이다.
결국, 데카르트가 그러했드시 끊임없는 자기사고의 결과로 한가지 획득한건 "자아상" 이었다.
"나"라고 하는 현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립을 하게 된것이다.
즉, 시키가 여타의 사람과 달랐던건 정립에 이르기까지 생각을 멈추거나 다른 생각에 빠지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
해답을 엊자 그녀에게 세계와의 연결이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 되었다. 세상과 단절된 곳으로 들어갔다.
그녀에게 죽음이란 완성이다. 그녀는 완성될 것이다.
2. 사랑
니시노소노 모에에게 있어 지혜란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방편이다.
자신의 트릭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해주는것이 자신에게로의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자신의 지능이 아닌 자기자신을 직접 매개체로 커뮤니케이션하게 될 상대를 만났다.
처음에는 그가 싫었다. 자신의 커뮤니티에, 자신의 세계의 링크를 허물어 버린 그가 미웠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의 모든 세계가 무너졌다. 비행기사고로 인한 부모의 사망.
여기서 기억할게 그녀가 그 사건을 "자신만이 살아남았다, 남겨졌다" 라고 회상한다는 점이다.
즉, 세계와의 링크차단, 커뮤니티 붕괴라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 죽음이란 자신과 세계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지혜가 모자른것을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단된것으로 생각한다.
사이카와와 마가타 시키의 레벨에 이르지 못하는 자신을 사이카와와 어울리지 못한는 존재로 인식한다.
여전히 카드트릭이 간파되면 울음을 터트리는 소녀인 것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자신의 지혜나 능력과 관계 없는 링크(사랑이라고 해도 될듯)가 있었고, 지금도 곁에 있다는걸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서 그녀의 세계와의 링크는 새로워지고 그녀는 소녀에서 여성이 되어갈 것이다.
3. 세계
이름이 없는 소녀, 미치루에게 지혜란 어머니다.
어머니의 지식과 지혜를 받아드리는 것이 어머니와의 사랑이고 그녀의 세계와의 링크였다.
그녀에게 죽음이란, 어머니와의 단절이다.
어머니와의 단절이 예정된 지금, 더 없는 고독에 대한 예감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날, 한 소녀가 찾아왔다. 지금까지 언론매체등 간간히 외부인간과 접촉을 해왔지만
이번엔 그녀 스스로가 그 소녀에게 특별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아직 부모와의 링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절에 강제적으로 그 링크가 단절된 경험을 가진 소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장차 다가올 처지 그대로인 것이다.
그 소녀에게 집요하게 죽음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녀로 부터 대답을 요구한다.
세계와의 링크가 단절된 상황에서 당신을 당신으로 지탱해준 것은 누구인가.
나는 어머니와 단절된 세계에서 어떻게 살것인가.
그 순간, 그녀는 세계를 새롭게 다시쓰기 시작했다.
천재인 어머니는 반평생, 15년이 걸렸지만 그 딸인 미치루는 훨씬 더 빠른 시간에 결론에 도달하였다.
결과, 그녀는 일방적으로 어머니의 가르침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머니에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완성을 미완성으로 전환했다.
미치루 개인에게 있어서는 "세계를 변화시켰다"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애니판감상 이후 생각을 정리 해봤다.
원작이 96년 작품이라는데 보면서 헛소리시리즈의 잘린머리 사이클이 생각났다.
비슷하잖아? 천재들이 초대된 고립된 곳에서 하나하나 천재들이 죽어나가고 범인은...
심지어 팔짤린것까지, 그 팔이 출입도구로 상정된다는 것까지도.
원작을 안봐서 뭐라 못하겠지만 애니판만으로도 하나의 얘기가 완성된것 같아 만족스럽다.
아마 원작과의 차이점은 애니스탭들이 만들 때 나름대로 납득한 무언가를 새로 만들었으리라 생각함.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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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n
2015.12.19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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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읏시읏
2015.12.27 08:02
F-시키
7-미치루
보라색-모에
작중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 키워드들은 결국 소녀들을 상징하는 것들이었구나
근데 마지막화를 보고 갑자기 의문이 생긴게,
미치루의 죽음은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 스스로 완결되고자 한 욕구였을지, 어머니에게 바치는 것 내지는 어머니의 죽음을 막기위한 수단이었는지
이게 살짝 의문이네
전자였다면 그녀는 인간으로서 자기의지로 완결된것이니 덧붙일 말이 없지만
후자였다면 이 소녀가 너무나 불쌍하다. 태어나서 단한번도 어머니 이외의 세계를 경험할 수 없었던 이 아이가.모에에게 무엇을 묻고자 한것을 보면 어머니도 그녀가 원하는 모든것을 가르쳐주었던것은 아니었던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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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5.12.27 11:52
마가타 시키의 F는 죽음으로서만 완성되는데 그렇다는건 죽기전에는 F가 아닌 불완전한 상태라는 거거든?
즉 마가타 시키의 완성은 죽는 그 순간까지 이뤄지지 않는 것이지. 그리고 그 불완전한 상태는 현재진행형이고.
근데, 미치루에게서는 "그 모든것"이 이미 완성된 상태로 존재해. 바로 어머니지.
그 어머니는 불완전한 상태지만 그 딸에게 있어선 어머니가 어머니인걸로 모든게 "충분"한거지.
그런의미에서 마가타 시키를 포함한 작중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에 가장 충족된 인생을 누린 인물이 미치루인거임.
어머니 이외의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게 손해인게 아니라 어머니를 안것으로 그녀의 모든 세계가 완료된 거임.
따라서 더 이상 인생을 지속하는 의미가 딱히 없었음. 그 어머니가 세계와의 연결이 선택사항이었듯 그 딸에게도 선택사항이됨.
중요한건, 어머니는 죽지 못해서 불완전한데 딸은 산채로 완전해졌다는 거임. 엄마보다도 먼저, 훨씬 빨리.
미치루에게 완결은 죽음과는 상관없었기에(마가타 시키와 이점이 다른거임)
그녀의 죽음은 스스로 완결되고자 하는 욕구도 아니고,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게 슬프지도 않은 거랄까.
그러면 그녀는 왜 죽었느냐.
미치루가 왜 죽었느냐 보단 마가타 시키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냐가 중요함. 그게 이유가 될거라고 보거든.
시키에게 미치루의 완결은 분명 자신의 그것과의 차이를 분명히 느꼈을거임.
그리고 그 차이를 주목하게 되지. 그 결과 그녀는 살아서 세계로 나가게 됨.
11화에 자살보단 타살로서 애정을 느끼고 싶다는 발언을 하는데 이는 명백히 15년전의 소녀 마가타 시키와는 다름.
그녀가 그 부모를 죽인건 자신의 자유를 침해한 방해물로서의 제거이지 애정이 아니었음.
근데 거기에 애정이란 개념을 연결한건 "사건후"의 변화임.
어머니에게 그런 변화를 일으켰다는것, 미치루의 삶과 죽음의 의의가 거기있다고 할까.
죽음만으로 충분했던 마가타 시키의 F를 그 이상의 무언가가 더 필요해진것으로의 변화.
어머니의 죽음을 막았다기 보단 그 죽음에 사랑이란 개념을 추가한거지.
결국 어찌되었던 마가타 시키는 죽어야함. 미치루의 죽음은 마가타 시키의 죽음을 대체하는게 아님.요약하면시키에게 (숙부와의 그것을 포함하여)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여정중에 있었던 일에 불과했는데,미치루에겐 죽음이나 삶은 사랑을 하는 중에 있었던 일에 불과함. -
시읏시읏
2016.01.11 23:18
답글이 늦었넹
사실 내가 계속 모순된 주장을 짜맞추려고 하고 인정하지 않으려는걸 의식하고있으면서도 뭔가 아니꼽고 뭔가 석연치가 않아서 계속 우겨왔는데
그게 결국 '부모에게 자식이 졌다'라는, 내 개인사에 의한 감정이 팍팍들어간 어리광에 의해서였음
계속 자기모순에대해 생각해보다보니 결국 그 결과를 인정하기 싫어서, 어머니를 성장하지못한 아이로 만들고 자식을 그 아이에게 깨달음을 준 것으로, 상하관계를 역전시킴으로서 대리만족을 얻으려고 했었네
이걸 깨닫고 너무 부끄러워서 당분간 댓글을 볼수가 없었음.
사실 원작이고 애니고 님의 해설이 좀더 자연스럽고 내 가설은 최종화 직전까지는 어느정도 짜맞출수 있을지 몰라도 최종화 최후반부의 모녀의 대화에서 와장창 깨졌거든. 그래, 미치루에게 어머니는 모든것이었어. 난 그걸 인정하기 싫었던거고.
최종화를 보고 내 어리광이 완전히 부정당하고, 내 입맛대로 해석하고있던게 내 자신에게 들켜서 너무 부끄러웠었는데
다른 애니글 쓰고싶은게 산더미인데 일단 나갈없은 들어와야겠고 해서 이제야 답글합니다 에휴 -
사람사는곳
2016.01.12 13:09
어차피 나도 "이쪽이 더 취향이야" 하던게 우연히 해당 애니제작진 취향이랑 일치했을뿐. 더도말고 딱 그 뿐임. 부끄러움 없이 발전이 있을까. 애니글 많이 올리샘~ -
사람사는곳
2015.12.27 12:05
미치루가 어머니로서 충분해진 과정에 대해선 위에 팬픽글에 따로 댓글 답니다.
애니판만 본다면 가장 적절한 정리일듯... 아마 각본 쓴 사람들이 11화 오리지날 파트를 그렇게 만든 이유가 3에 있지 않을까 싶음...
원래는 3년전에 이미 버려졌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