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 봄
2016.01.14 13:48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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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이하 서민샘플)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살짝 비틀었다." 정도. 하야테처럼!이나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시리즈 처럼 집에 돈 많고 성격 좋고 이쁘고 교양 넘치는 아가씨와 극히 평범한 고딩이 사랑하게 되거나 그 발판을 쌓는다는 정말 흔하고 흔한 소재다.
다만 지금까지의 그런 'boy meet (rich)girl'을 보여준 작품에 등장하는 아가씨들이 소년보다 세상물정을 더 잘 꿰고있거나,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으나 실제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케이스였다면 서민샘플은 이 부분을 아예 비틀었다. 중간 중간 설명을 건너 뛰다보면 아예 다른 행성에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 서민쪽은 "아... 부자구나..." 하고 납득하지만 아가씨들은 휴대전화의 존재초차 몰랐으며 도시라는 곳을 단 한 번도 방문 한 적이 없단다.
이런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샘플로 스카웃 된 이유가 "히키코모리가 되어 방에서 게임만 하는 문제가 발생되어."다. 스마트폰도 도시도 모르던 사람이 어떻게 게임하느라 방에 쳐박힌다는 건지.
심지어 주인공이 스카웃 당하고 한 달이 지난 뒤, 주인공 덕에 더이상 히키코모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아직 졸업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데도...
원작 라이트노벨을 읽어보지 않아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찝어 이야기 할 순 없겠으나, 개연성이 없고 독자를 납득시킬 수 없는 이런 연출과 구성은 좀 지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적당적당한 세계관에 뭔가 앞 뒤가 안맞는 스토리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렘일상물"로 바라보는 서민샘플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어찌 보면 노골적으로 노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각 주연급 캐릭터별로 겹치는 속성이 없다는 것이 특징.
조연과 배경까지 포함하면 정말 많은 여성 캐릭터가 나오지만, 쓸데 없이 분산시키지 않고 끝까지 너다섯명에게 집중한 것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 그 덕에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성격, 방향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작화의 경우 초반부엔 평범했으나, 점점 뒤로 가면 갈 수록 작붕이 보인다. 예전 나노하 시리즈나 신데마스의 망둥어 수준까진 아니지만, 이쁘게 잘 그려놓던 캐릭터들을 갑자기 사시 찐빵으로 만들어 두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뭐 캐릭터들이 이뻤고, 성우진들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었으니 정말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되는 하렘 일상물로써의 가치는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이 보여 누구에게 추천해주긴 좀 그런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