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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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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것은 또 다른 시작, 간츠

2011.06.04 23:52

모순나선 조회 수:1570

얼마만의 리뷰글인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써봅니다




이번에 이야기 해볼 작품은 '간츠'라는 작품이다.
아는 사람은 익히 알고있을 만한 만화 원작 애니이다.
내가 간츠를 처음 보고 난 뒤에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과연 케이(남주인공) 이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런 생각들이 들면서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애니의 설정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간츠는 상당히 기괴한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난 케이는 술에 취한 부랑자를 구하다가 지하철에 치여 바로 즉사한다.
물론 그 다음 날 신문에는 남 고교생 2명, 지하철에 치여 즉사 라는 기사가 실렸음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죽은 본인들은 어떤 이상한 방에 소환되어 처음보는 사람들이 이미 와있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앞엔 정체불명의 검정 공 모양의 물체가 떡 버티고 서있다.
거기서 모인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의 사연을 이야기 하다가 발견한 공통점은 하나였다.
'나는 죽었다' 라는 것이다.
내가 죽기 직전까지의 기억은 모두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나의 몸은 살아 생전과 같이 똑같이 숨을 쉬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보는 사람들은 물론 작품 속의 주인공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당황하게 된다.
그렇게 이야기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파란 공에서는 국민 체조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어떤 성인을 죽이러 가라고 다짜고짜 명령한다.
그리곤 검은 공 모양의 좌우에선 이상한 총들과 옷들이 툭 튀어나온다.
그리곤 얼마 시간이 흐르자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성인이 있는 곳으로 소환당한다.
하지만 이미 그 방안에서는 그들 자신이 왜 싸워야만하는지, 거기는 어디인지, 어떻게 싸우는지를 모두 알고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렇게 모두 '죽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성인과의 끝없는 싸움을 싸우게 된다.



이 정도 스토리라면 정말 공상과학 만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참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일까.
나는 이 애니를 보면서 여러번 울었다
과연 간츠를 보면서 울었던 사람이 나말고 누가 있을까?
내가 좀 유별한 경우인 것도 있지만 워낙에 애니가 흡입력이 있기 때문에 마치 주인공의 상황이 나의 상황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찌됬든간에 모두 죽은 사람들.
그 죽은 사람들이 편하게 눈감지 못하고 정체불명의 싸움에 말려들어 하나 둘씩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불쌍하고 가련한 존재들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싸움이 계속 되는 동안에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이기적인 존재인지 비판하는 듯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또한 애니 초반에 다급한 상황의 주인공들을 도와주지 않고 결국 죽기까지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이기적 성향을 적나라 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란 존재는 죽어서도 자신의 본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일까.
그 사실은 살아 생전의 행동과 죽어서의 행동이 결코 다르지 않는다는것에서 보여진다.
질질 울던 아이는 죽어서도 질질 울고 그런 손자를 타이르는 할머니는 죽어서도 똑같이 그런 손자를 타이른다.
뭐 그런 덧 없는 철학적인 이야기는 접어두고서라도 간츠라는 애니는 상당히 독창적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였다.
특히 엔딩곡인 보니 핑크의 Last Kiss를 들을때면 눈물이 나기도 한다.



바보짓하기 좋아하고 혈기왕성한 단순한 청소년기의 한 소년을 중심으로 그 주변 인물들이
죽음 그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한 줄기 희망을 바라며 발버둥치며 싸워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가슴이 아프다.

내가 간츠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간츠라는 작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죽음, 그 속에서 살아가고 죽어가는 인간의 운명을 극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 라 생각한다.

특히 인물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갈 때 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에 품고 사라질 때, 나의 마음 속에서도 눈물이 났다.

죽음과 삶. 그 둘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보여지는 형태만 다를뿐.

결국 그 본질은 같은 것이다.

살아간다는것은 언제일지는 모를 죽을 시간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고, 살아남고 싶다고 흘리는 뜨거운 눈물이 피로 얼룩진 땅을 적시고 있다.


ps.최근에는 간츠가 실사 영화화 되어 1이 개봉되었고 2가 제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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