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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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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R : 사랑과 증오에 관하여

2011.11.03 04:23

무언가 조회 수:1116


"나,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이렇게 간단하게... 그런데 나는 왜 슬프지 않은 걸까?"
 -유우무라 키리카. 1화. 미레이유와의 첫 만남에서. 


서론

"기억을 잃은 암살자" 를 작중 메인 캐릭터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제이슨 본 시리즈 이후로 꾸준히 나와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도 그 기믹을 답습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기억을 잃었지만 살인 기술만은 기억하고 있는 소녀 유우무라 키리카와 어릴 적 정체불명의 암살자에게 모든 가족을 잃은 코르시카 마피아의 딸 미레이유 부케. 두 사람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캐릭터 소개

미레이유 부케

프랑스의 코르시카 출신으로 현재는 파리에서 살고 있는 살인청부업자.
본래 코르시카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마피아 가문의 딸로 어엿한 패밀리의 아가씨였으나, 
어느 날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 모두가 누군가에게 몰살당하고 집은 불타버렸다. 
 

유우무라 키리카

과거의 기억이 사라진 채로 일본의 집에서 깨어난다. 
집 안에서 찾을 수 있던 물건 또한 "유우무라 키리카"라는 이름이 적힌 학생증과 베레타 1934 권총 한 자루, 
그리고 오르골이 들어 있는 회중시계 뿐. 
어느 날 파리에 있던 살인청부업자 미레이유 부케에게 
"나와 함께 과거로의 순례를 떠나요"라는 메일과 함께 회중시계의 멜로디를 첨부 파일로 보내 
그녀를 일본으로 불러들인다. 
 

클로에

10화부터 등장하는 소녀 암살자. 자신을 "진정한 느와르"라고 칭한다. 

알테나

비밀결사 소르더의 최고 여사제이며 소르더의 성역인 장원에서 기거하고 있다. 
이상적이고 인자한 어머니상이다.



"사랑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증오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겠지." 

10세기 말, 권력자들의 박해를 받은 사람들이 모여 한 그룹을 창설했습니다. 그 이름은 소르더. 그 조직의 목표는 폭력과 살인을 동원해서라도 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 지극히 전체주의적이고 급진주의적이며 과격하지만, 사람의 진실인 아이디어였습니다. 
그 조직의 초기 멤버들은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여러 사회 속에 침투했고, 그 곳에서 생업을 통해 얻은 소득을 모아 조직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조직의 영향력과 경제력은 커져갔고, 결국 현재 20세기에 이르러서는 거의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비밀결사 조직이 되었습니다. 세계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렇게 세계 그 자체라고 불릴 정도로 커다란 존재가 된 소르더는 본래 가지고 있던 급진주의적이고 과격한 성향을 잃어버리고 단지 가지고 있는 권력을 휘두를 뿐인 보수적 세력으로 전락해버립니다. 
알테나는 소르더를 과거로 회귀시키기 위해서 개혁의 계획을 세웁니다. 그것의 이름은 그랑 르 투르(Le Grand Retour). 알테나는 그랑 르 투르를 통해 그동안 맥이 끊겨있던 느와르라는 존재를 부활시키고, 소르더의 과거를 향해 전진합니다. 



"느와르. 그것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운명의 이름. 죽음을 관장하는 두 명의 여자"

아주 오래 전부터 암흑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코드네임이 있습니다. 느와르. 비밀결사 소르더에 의해 선발된 두 사람의 여성 암살자를 지칭하는 이 단어는 오래 전에 맥이 끊겼습니다. 이후 나타난 느와르들은 모두 이를 사칭한 것에 불과할 뿐이죠. 이 느와르라는 존재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은 탄생시에 소르더 사제장의 축복을 받은 여자아이 뿐. 그 이후로 매우 혹독한 훈련을 매일 견뎌내야 하며, 최후에는 소르더 병사들의 포위망을 뚫고 장원으로 귀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그랑 르 투르(Le Grand Retour). 위대한 회귀 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알테나가 원하는 "과거의 소르더로의 회귀"에 어울리는 단어였습니다. 



"사랑이 사람을 죽일 수는 있더라도 증오가 사람을 살릴 수는 없어."

결국 유우무라 키리카는 느와르로 남지 않습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유우무라 키리카로서 남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알테나를 용암 속에 밀어넣고, 알테나와 함께 용암 구덩이에 뛰어들어 속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레이유는 눈물을 흘리며 키리카를 끌어올립니다. 그 뒤로 그들은 느와르로부터의 업과 운명에서 해방됩니다. 두 발의 다른 총소리가 들리고 이 애니메이션은 막을 내립니다. 시계가 나오며 들린 두 발의 총성은 과연 실제였을까요, 아니면 상징적인 것이었을까요? 우리들은 모릅니다. 


이 애니메이션. 이것이 좋았다!

1. BGM

이 작품은 BGM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는 작품입니다. 카지우라 유키 님이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주목을 받은 정도인 만큼, 이 작품의 BGM은 예술입니다. 그러한 BGM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서 이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BGM 두 개를 예로 이 리뷰에 삽입하겠습니다. 





2.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그 전달

이 작품은 기독교적인 메타포와 여러가지 사상, 철학에 대한 은유적인 메시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또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죄와 속죄"에 대한 고찰이 잘 담겨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들의 행동과 심리변화 또한 굉장히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추상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잘 이끌어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가며 보신다면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6화는 처음으로 그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갈등을 보여주는 화입니다.


이 애니메이션. 이 부분은 마음에 안 들었다. 

1. 중반부부터 늘어지는 듯한 전개. 

1화는/만 평이 좋고, 중반부는 늘어지고, 후반부는 급전개로서 반전과 갈등의 연속이 이어집니다. 요즘 방영하는 펭귄나오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나는데...다만, 이는 중반 이후 갑자기 2쿨로 늘어난 탓입니다. 이 작품이 방영되던 초기에 캐릭터성과 음악, 미스테리한 분위기 등이 꽤나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나름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중반에 갑자기 2쿨로 늘어난 탓입니다. 실제로 보신다면 주요 인물의 줄거리를 다룬 중요한 에피소드들은 상당히 재밌게 볼만합니다. 하지만 끼워넣은 티가 나는 에피소드들은 굉장히 구성이 루즈하죠. 

2. 정적인 액션신

건액션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액션신은 몇몇 유명한 장면을 제외하고는굉장히 정적이고 부실합니다. 물론 철학적인 부분을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다면 액션신의 부실함과는 별개로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쁜 부분은 나쁜 부분!(...)


물론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 전체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명장면입니다만...

마치며

[죄는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죄는 세상이 돌아가는 한 필요한 것이다.]
마치 사람을 확신범으로 만드는 듯한 문장입니다. 당신은 저 문장에 동의하시나요? 이 애니메이션을 보셨다면, 혹은 보실 예정이라면 보신 후에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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