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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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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실 없습니다ㅋ

전에 그림에 손대던 시절의 기억를 더듬어보면... 
어떻게 물감좀 덜써볼까, 속공으로 스따-일리쉬하게 완성할까를 생각한 시점에서 완성시의 그림의 밀도는 뻔하더군요.
중간단계에선 느낌이 괜찮아서 뭣좀 될듯하다가 완성단계에선 초반의 밀도부족으로 완성자체가 불가능해지기 쉽습니다.
그럼 기초공사부터 다시해야 되는데 그럼 여태 그린거 다 새로 덮어야 하죠. 
당연 시간도 더 들뿐더러 겨우 완성시켜도 어딘가 무겁고 답답합니다.

결국 재료비는 정석대로 그렸을때보다 더 늘어나고요(재도색했으니) 시간도 그렇고 결과도 뭐 그렇습니다.
중요한건 그림을 어떻게 그리던 기본 총 제작비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중간에 쌓인 삽질들이 시간과 비용을 증가시키지요.




애니메이션도 기본은 같습니다. 작화 한컷을 필름 한컷으로 제작해 편집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제작비가 있기 때문에
한컷한컷의 이미지의 퀄리티가 작화부분의 제작비의 상승에 그렇게 까지 영향은 없어요.
혹시라도 유의미한 차액이 생기는 부분은 기획단계에서 비용이라던가 감안이 된것들이기 때문에 
이 역시 비용증가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높은 수준의 작화는 높은 제작비가 든다라는건 그 현상 그대로의 사실 설명은 될지몰라도 
어떻게, 왜 비용증가가 이뤄지는가에 대해선 왜곡된 표현이 될수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애니는 한 제작현장에서 모두 뽑히는게 아니고 여러 현장을 단계별로 거치고 
그게 매화수에 걸처 순환하여 최종적으로 방송국으로 전달됩니다. 
방송일정이 정해진 만큼 각 제작현장들은 정확한 스케줄 아래에서 돌아갈 필요가 있는데요...
근데 업계에선 그게 잘안됩니다. 
제작일정의 지연은 천상 작화작업시간의 축소로 이어지고  
불균일한 작화를 수정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필름화와 편집으로 넘어가버립니다. 
이게 방송이 되면 시청자들은 소위 "작붕"을 시청하게 되는거죠.

여기서 비용에 관해 생각해 봅시다.
작붕이 발생한 원인은 뭐였나요? 초기 제작비인가요?
아니죠. 제 때에 제작순환이 되지 못해서 입니다. 
그럼 동화팀들은 일감을 못받아서 놀아야 되겠죠? 
언젠가 그리긴 해야하니까 결국 총 작업시간이 연장되 버립니다. 
동화팀들의 노동일수가 증가하고 여기서 비로서 비용증가가 발생합니다. 
제작단가가 아니라 임금으로요.

그럼 다시 한번 생각해보죠. 높은 수준의 작화는 높은 비용을 필요로한다. 이거 진짤까요?
돈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입니다.
그럼 사람 많이 고용하면 시간에 댈수도 있으니 결국 돈문제 아니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근데 애당초 시간 문제가 왜 발생했던가요?
제작관리에 구멍이 생겨서겠죠? 근데 인원을 늘리면 더 관리가 어려워 지는거 아닌가요?
거기다 그 제작인원은 여러군데의 현장에 호환불가 상태로 산재해 있습니다.
가까운곳은 도쿄도내에 흩어져있고 멀리는 우리나라나 대만까지도 떨어져 있죠.
그게 또 다 "다른 회사인원들" 입니다. 누가 뭔 권한으로 그걸 조절하나요?

정리하자면 작화퀄리티의 문제는 돈보단 제작관리능력에 좌우된다고 할수 있습니다.




여기서 업계인들의 말을 되새겨 보죠.
"K모 회사 같은데가 인기를 끌면 (작화경쟁)때문에 일애니판이 작화의 과잉경쟁으로 공멸한다"
란 말을 공식적인 인터뷰로만 제가 직접 확인하걸로 몇번이나 됩니다.

이 말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서의 작화란 한컷한컷의 수려함이 아니라 균질한 안정됨을 뜻합니다.
이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돈이 아닌 관리의 문제고 
현 일애니업계는 생산품질을 안정시킬 의지가 없다라고 스스로 선언한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소비자라면 업계인들은 장사꾼들입니다.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겠죠.
업계인이 하는말은 그 자체로 신중하게 해아려 들을 이유가 소비자인 우리에게 분명히 있습니다.

그들이 사기꾼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기를 칠 주변 머리라면 애니판에 남아있지 않고 딴거 했겠죠.
그들은 사실 그대로를 말한겁니다. 그건 믿습니다.
대신에 그들이 사기는 안칠지라도 얼마든지 무책임하고 게을러 질수는 있다는걸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어찌해야 하는가 하고요.

현일애니의 시스템은 약 반세기전의 데즈카오사무 시절에 성립된 시스템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반세기 전이면 막 일본이 패전이후 허덕일 시절이죠. 뭐 바로 일어설 호재가 터지긴 했습니다만.
그 때 뭔가 산업을 하려면 최대한 저임금에 축소지향적인 방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자연히 체계적인 규모보단 주먹구구식의 영세한 모습이었겠죠. 그때는 그랬을거라고 이해됩니다.

문제는 그 뒤의 고도성장시대에도 그걸 그대로 답습했다는 거죠.
돈이 흔하던 시대이니 낭비가 생겨도 돈으로 막습니다.
그렇게 구조개선 없이 지나다가 돈이 떨어지는 날이 왔어요.

출판사라던가 음반사라던가, 방송국, 배급사등 규모가 큰 기업단위는 어찌어찌 버티더라도
실제로 애니를 만들 애니제작사는 영세한 구멍가게 수준이라 이 여파를 직방으로 받게 됩니다.
부자와 서민의 차이죠.
그 결과는? 애니제작사는 노예가 되었습니다. 

일단 일감과 돈을 받아야 회사를 돌리는데 그 일감과 제작비가 애니제작사엔 없습니다.
근데 아까 말한 좀더 큰 기업단위엔 일감도 있고 돈도 있어요.
여기에 기생하게 됩니다. 
작금의 수많은 애니화타이틀의 양산시대는 이렇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단 자체구조를 개선해야 겠죠. 어떻게 하면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것인가...
업계인이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반세기 넘게 그일 해왔으니 불편함을 모를리 없습니다.
다만 이것들이 진성M인지라 왠만해선 꿈적을 않죠.



여기서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앞서가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공공의 적, 예의 그 K 모 회사입니다. 
도쿄도가 아닌 지방에 본사를 두고 각 제작현장을 한곳에 집중하여 관리효율이 좋습니다.
이렇게 관리된 작화로 데뷔해인 2003년도에서 십년 다되도록 안정된 작화를 뽑습니다.
안정된 제작환경으로 스탭들의 활동도 안정이 되어 작품마다 그 시즌의 주목을 받습니다.
자체적인 인재양성에도 손을 대고 있으며 특히 스토리분야의 발굴을 통한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젊은 인재들이 그 회사에 들어갈걸  희망해서 업계로 유입됩니다.
정말 간만에 회사자체의 브랜드파워를 형성한 업체로서 올라섭니다.
노예가 아니라 스스로 주인인 회사. 자기 작품의 스폰서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리는 몇안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 작품은 제 취향과 전혀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애니제작사로서 제가 바라는 요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회사 빠돌이짓하는 이유는 "아직도 방법은 있다"라는 그 사실 그 자체를 실현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일애니 않늦었습니다. 스스로 방법도 압니다. 그걸 하면 되요. 
돈없어요? 더 돈없던 전쟁직후에도 살아 남았습니다. 한번에 다 이루지 않아도 되요.
장기적인 의지를 가지고 한시즌한시즌,한해한해 해나가면 됩니다.
덕후들만 애니봐요? 그럼 일반인도 Ko시킬만한 작품하면 됩니다. ----> 이 부분은 담에 기회되면 따로 발제 하겠습니다.
맨날 심야덕후애니만 바라보고 있으니 작품도 다 그런거죠. 
3류 포르노 동인지는 무려 2차 "창작" 인데 애니화는 왜 창작의 대접을 못받습니까? 이걸 바꿔야 합니다.

이걸 그네들 스스로는 생활고에 눌려 엄두를 못낸다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그들에게 요구해 줘야합니다. 
그들과 우리를 위해.






안 그래도 긴글 횡설수설에 점점 같은말만 반복하고 있네요;;;  
글을 정리합니다. 간만의 3줄요약.

작화는 돈이 아니라 관리이다.
기업인 애니제작사는 관리개선을 할 의무가 있으며 소비자인 우리는 그걸 요구할 의무가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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