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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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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에덴 (Eden of the EAST), 2009

2012.08.28 00:48

한솔 조회 수: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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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100억엔(약 1400억원)을 줄테니 이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보라" 고 한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건가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까? 이 동쪽의 에덴은  '선택된 사람', 세레손이 되어 나라를 구하기 위해 100억엔을 사용할 의무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노블리스 핸드폰. 그들이 그 노블리스 핸드폰으로 연락가능한 인공지능 쥬이스(Juis)에게 행동을 부탁(말)하면 그만큼의 차익이 빠져나가고, 0엔이 되거나 구세주에 걸맞지 않은 용도로만 사용하거나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서포터에게 소멸되며, 한 명의 세레손이 나라를 구한다는 사명을 다 할 시에 나머지 세레손은 소멸하는 시스템이다.



     그들이 일본에 상주하는 한, 일본에 거의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다. 'Juis, 공항에서 나가고 싶어' 같은 부탁부터 '일본 전역에 토마호크 60발 발사' 같은 터무니없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그 난이도에 따라 그들의 잔고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천차만별이며, 이것을 부탁하고 난 뒤에는 항상 Juis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 앞으로도 ~~한 구세주가 되기를' 이라는 멘트를 듣게 된다. 자, 이 시점에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자. 당신은 100억엔으로 세계를 구하는 게임에 참가하게 됬을 때, 어떤 일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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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 포격을 받은 일본,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의 역할을 해서 에덴을 만들라는 이야기. 일본은 그 정도로 어려운 걸까? 간단하게 살펴보면 동쪽의 에덴이 배경이 되는 시기는 지금과 거의 같은 시기다. 1990년 버블이 붕괴되고 잃어버린 20년이 지속된 그런 일본의 사회라는 거다. 지속적인 디플레이션과 제로금리, 엔고 현상까지 지속적인 성장동력이 없는 사회에서 NEET족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현실. 이것에 대한 불만은 참으로 많고 해결책도 많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의 문제로 뒤숭숭한 이 세상을 구원할 방법, 무엇일까?



     세레손들은 각각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실행한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100억엔으로 노인들을 고용해서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축구에 대부분을 투자해서 스포츠로 그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거나, 강간마들을 거세시키거나, 토마호크 60발로 빌어먹을 기성세대에게 엿먹이거나, 65년 전이었던 전후로 돌아가 다시 쌓아올리거나, 니트들을 사회의 동력으로 삼거나. 각자가 생각하는 법은 다르지만 그 목적은 나라를 구하는 것. 즉, 구세주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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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손 No.9,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 - 타키자와 아키라와 구세주를 구원하는 사람 - 모리미 사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사실 동쪽의 에덴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단순하다. 니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다는 것. 극중에 예시되는 나라를 구원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제시되지만 그것은 극단적으로 치우쳐진 방법이거나 작은 부분의 해결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작품에 나타나다시피 그들을 고용하는 것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고, 일할 의욕이 없는 사람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기가 주어진다면 그들 또한 스스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것은 20년간 이어져 왔고,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일본에 던지는 감독의 메세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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