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및 시리즈 구성 : 신카이 마코토
- 「별의 목소리」, 「초속 5cm」, 「별을 쫓는 아이」 감독
캐릭터 디자인 : 츠치야 켄이치
장마가 오는 6월 즈음, 구두 장인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 1학년생 아키즈키 타카오는 비가 내리는 날 아침이면 '비가 오는 날에 지하철을 타고 싶지 않다'는 핑계로 학교 오전 수업을 빼먹고 어느 공원의 일본 정원에서 구두를 스케치한다.
어느 날, 일본식 정자에 앉아서 구두의 스케치를 하던 타카오는 옆에서 초콜릿을 안주삼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수수께끼의 여성 '유키노'를 만난다. 첫 만남 이후로 두 사람은 비가 내리는 날만 되면 만남을 거듭하며 차차로 마음이 통하게 된다.
작화. 무슨 긴 말이 필요하겠는가. 신카이 마코토다.
연출. 작품 전체적으로 "날씨"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를 보여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배경 작화를 보여주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영화와 관련된 용어 중 "설정 쇼트(Establishing Shot)"라는 것이 있다. 시퀀스의 도입부에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제공하는 장면을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설정 쇼트는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 또는 "공간"을 포착하여 보여준다.
이 설정 쇼트를 시퀀스의 시작부분에 배치하는 이유는
1. 사건이 벌어지게 될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 앞으로 전개될 사건에 대한 극적 분위기를 미리 알려 주기 위해서이다.
만약 이런 식의 설정 쇼트가 없다면, 관객들은 사건이 진행되는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하고, 이를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사건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이런 설정 쇼트를 시퀀스 중간에 다시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을 재설정 쇼트라고 한다.
재설정 쇼트와 같은 경우는
1. 공간에 대한 인식을 다시 환기시키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고
2. 공간에서 시간이나 날씨, 상황 등의 변화가 있을 때 이를 시청자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신카이 마코토는 이 설정 쇼트와 재설정 쇼트를 이용해 날씨의 지속과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요소를 한번쯤 눈여겨 보아도 좋을 것이다.
성우. 개인적으로 하나자와 카나의 목소리와 여주인공이 살짝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견이다.
내용.
"「恋(こい)」는 「孤悲(こひ)」라고 썼습니다. 고독하고 슬프다는 의미입니다."
"본작「언어의 정원」의 무대는 현대지만, 그려내는 것은 그러한 사랑(恋)───사랑(愛)에 이르기 이전의, 고독하게 누군가를 희구할 수밖에 없는 감정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와의 사랑(愛)도 유대도 약속도 없이, 먼 곳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개인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언어의 정원이 극장에 공개되기 이전 신카이 마코토가 「언어의 정원」에 대해 했던 말이다 (출처). 리뷰를 쓰는 본인은 위와 같은 사랑을 해본 적이 없기에, 저 말만을 봤을 때 쉽사리 와닿는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이를 상당히 잘 묘사해 준 듯 하다. 4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작중 등장인물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신카이 마코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단편의 미덕도 언뜻 엿볼 수 있다. 100의 내용이 있다면 그 중 70 정도만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그 70 안에 나머지 직접적으로 보여지지 않은 30을 독자가 명료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단편의 미덕이다.
다만, 내용 자체에 커다란 기대는 하지 말 것.
by 하루카나(@Harukana007)
댓글 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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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추천 게시판 사용 안내 [4] | 하레 | 2011.08.02 | 15477 |
외로움, 고독함, 그리움, 절실함
love와는 다른 우리들의 恋을 잘 표현했다.
사랑한다는 것이 아닌 사모한다는 그 감정.
고독한 개인들이 자신들의 외로움을 나눌 상대를 절실하게 그리워하며 바란다는 그 감정.
그 가슴 먹먹해지는 절실함이 46분동안 잘 전달되었다고 난 생각한다.
꼭 봐야하는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