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몇년전 나름 디시갤 청정구역이라고 부심부리던 애갤러스 였습니다.
거서 부심부심 거리던 사람사는곳은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라는 모친없는 제목의 작품의 풍문을 듣게 되지여.
애니로 한다더군여. 우왕 기대...
당시엔 아직 근친소재를 직접거론하는 작품도 없었고 있었어도 뭔가 매우 진지빠는 일반문학에서 어쩌다 언급되는 정도?
암튼 세상물정 모르는 저는 내심 기대가 있었답니다...
시작과 함께 그럭저럭 긔욤한 그림체에 하루히 이후 주목할 만한 쌍년포스를 선보이는 키리노님이 쌈박했습니다.
거기에 대꾸조차 못하는 오라비와 부모들의 대우, 집안 분위기 등등 막장냄새가 구수했죠.
근친이전에 저의 눈에 비친 쿄오사카家는 이미 문제가정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키리노를 감싼답시고 지 애비랑 멱살잡이 하는 쿄호구놈에겐 기가찼더랬죠...
당시 일본서브컬처를 접하면서 느끼던게 "아버지"에 대한 작품내의 처우가 매우 맘에 안들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실상의 없는 사람 취급이 당연하게 나오는거에 질색을 했죠.
그리고 내여귀에 이르러 기회된 김에 한마디 합니다.
그랬더니 여러분도 아시는 모분과 언쟁이 붙었죠.
뭐 얼마나 곱게 자랐길레 겨우 멱살잡이 가지고 패륜운운하느냐고 하더군여...
그래요.
사실 전 이 쿄오사카家에 꾀나 감정이입을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전직 경찰관이세여. 저 여동생이 있습니다.
덕질의 경우 제가 먼저 하던걸 동생이 재밌어보였는지 같이 보다가
나중에 성우학원까지 다녔드랬죠...
글고 여동생이 남친 사귈 때 밀어주고 결혼 할 때도 적극 지원사격 해준게 접니다...
평소엔 일없다가도 일생기면 도와줄 맘이 있는 나름 평범한 가정입니다.
아버지가 여동생 야단칠때 대신 아버지께 따지기도 했고요,
그와 별개의 일입니다만 소시적엔 아버지께 주먹도 휘둘렀었죠.
뭐 맞진 않았지만 이미 그걸로 out 입니다...
평범한 가정입니다.
그래서 쿄오사카家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지요...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저 나름에 있어 본작 내여귀는 꾀나 몰입할 요소가 있었습니다.
결코 처음부터 내여귀란 작품에 환멸감을 가지고 대하던게 아니에여.
딱히 어느 히로인을 밀지 않아도, 작품 중간중간의 시츄에이션이 공감이 안가도,
내여귀란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더란 말입니다.
그러나,
애니를 통해 내여귀에 입문한 저는 기존의 내여귀 팬덤에 전혀 어울릴 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당시 내여귀 네타는 (지금도 그렇지만) 전적으로 원작 소설네타에 의존하고 있었거든여.
애니판이 언급 될 때는 원작판에 비해 모자란 부분을 디스 할 때나 언급될 때 정도였습니다.
애니판 가지고 얘기에 끼어들게 되면 기존 팬들에게 다구리 당하기 쉽상이었죠. (뭐 본인의 피해망상입니다만)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잠자코 몇페이지가 넘어가는 끝없는 글들을 보고 있는 수 밖에 없었지만)
그다지, 별로, 작품 얘기를 하고 있지 않더란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근친과 반근친의 이합집산.
이미 본작의 내용은 자신들이 바라는 이상적 결말의 밑밥으로만 차용될 뿐,
당시 팬들의 관심사는 누가 더 자신들의 망상과 욕구를 그럴싸하게 논리를 포장해 주장하는가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른가여?
세월은 흘러 내여귀도 완결의 시점이 다가옵니다.
이야기의 시작이 있다면 끝이란게 나올수 밖에 없죠.
그리고 매우 자연스럽게도 그 결말은 팬들 각자의 이상적인 결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출처가 원작자란것만 제외하면 본편의 결말은 당시 팬들간에 오고가던 수많은 결말 중에 하나에 불과한거지요.
예전에 팬들 끼리 결말에 관한 논리모델을 경쟁하던게 지금에 와서 오피셜과 논박이 벌어진걸로 상대가 바뀐겁니다.
자 축제를 시작합시다. 이미 시작됬네여.
원작을 찢어발기고 원작자를 화형시킵시다.
사실 여지껏 해오던거하고 별로 다를 것도 없잖아여?
끝까지 자신의 이상의 엔딩을 믿고 추구합시다.
아름다운 그녀와 함께.
이상이라는 이름의 망상속에서.
내여귀 이후 몇몇 작품에서, 내여귀 정도는 아니나 그 여파를 엿보게 됩니다.
어마금(과초)나 나친적 등등이여.
진히로인 논쟁이라는 겁니다.
저는 이러한 논쟁은 작품에 대한 감상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현실에 살면서 이상을 그리는 존재입니다.
이상을 현실에 적용하면 살기가 괴로워 집니다.
그 괴로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고자 책을 자르거나 태우거나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하는거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위안, 딸딸이 입니다.
어떤 그럴싸한 논조를 들이데도 그 한계는 변하지 않아요.
몇 달 뒤면 제가 외삼촌이 된다고 합니다.
최근 동생내외가 잠시 귀국한건 그 때문이죠.
출산 자체는 사는곳에 가서 한다고 하더군여. 영주권문제도 있고여.
뭐 그바람에 팔자에 없이 최근 실컷 놀러다녔습니다.
평생 코피한번 난 적이 없었는데 지난주엔 피로가 쌓였는지 샤워하고 나오는데 피가 주르륵;;;
암튼 세월이란걸 실감하는 요즘이네여.
그런데 왜 2D에서는, 또 게시판에서는 그 세월이란게 무상해지는 느낌일까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아직도 애니를 보며 낄낄데는 스스로를 보자면 그런거 같습니다.
아마도 이번주 오는 일요일에 저는 지난주와 마찮가지로 내여귀를 보면서 낄낄거리고 있겠지요.
즐거운 덕질 라이프 되세여. 끗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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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누마사와코
2013.06.07 00:18
한줄요약 마음에 들어서 ㅇ.. 아니 추천해주고 싶다 -
흔한애니광
2013.06.07 00:19
모분이 누구냐 -
Winial
2013.06.07 00:20
왠지 나갈없은 어떻게 태어났는가랑 관련해서 봐야할 것 같은 진지해 보이는 글이지만 1줄 요약의 임팩트는 굉장했다! 섹스! -
터메릭
2013.06.07 00:22
헐... 모분이 누구냐 대체
아버지 멱살한번 잡아보셧나봄 ㅋㅋㅋㅋㅋ -
하이웨이
2013.06.07 00:39
감정이입이 안될수가 없는 가정이네 ㅋㅋㅋㅋㅋㅋㅋ -
터메릭
2013.06.07 00:39
글 잘읽었다.
그런데 작품에 대해 고풍있는 감상과 리뷰를 써야만 하는 곳은아니잖아 여기가 ? 어차피 몇일 가지도 않을 떡밥 잠시 흥하는거가지고
톡톡에서부터 계속 안좋게 보는거같은데 완장질로 밖에 안보인다... 진히로인 논쟁이나 결말을 까거나 작가를 욕하거나 애니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충분히 나올만한 얘깃거리들인데 망상이니 이상이니 하면서 질을 따지는거같은데, 여긴 딱히 타사이트랑
다른 특별한곳은 아닐텐데...나 역시 너가 쓰는 글들 좋아하고 잘읽었음 AKB0048 은 안봣지만서도 리뷰는 잘썻으니까 .
솔직히 취향이 아니라 볼생각도 안드는 애니를 리뷰글읽고 관심생겨서 시간나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글은 잘쓴글이다.니글이 그럼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선은 긋는건 분명히 잘못됫다고 생각한다. 질좋은 리뷰는 좋은 감상의 영역이고 진히로인 논쟁,
설정싸움 ,작품비판은 좋은 감상의 영역이 아니다? 라노베나 애니나 대리만족, 망상 그 자체인데 특히 뽕빨물...
자기위안, 딸딸이가 나쁜거냐 ? 라이트노벨 나는 말그대로 가볍게 읽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의 원작인 애니니 가볍게 보면 되는거고 .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작품이니
어떤 결말을 내더라도 욕은 먹었을거라고 보는데, 모든사람을 만족하는 결말을 내기는 힘드니...
그런데 어차피 글은 작가가 쓰는거고 우리는 그저 읽기만 하는 망상병돼지새끼들이니까 그냥 조용히 감상만하면돼! 이게 더이상하지않음?
물론 어차피 결말은 바뀌지 않는데 아쉬워서 푸념 몇마디 늘어놓거나 불만을 표출한다고 몇줄 글싸질르는게 그렇게 나쁜건지모르겠네..
한줄요약 금서목록의 진히로인은 미사카 미코토다 >< -
사람사는곳
2013.06.07 01:05
ㅇㅇ 그래서 나도 뭔가 같이 놀려고 이런 개인사 까지 공개된 게시판에 공개하고 있음...
뭐 톡톡에 쓰던 시점(오늘이랑 몇일전)에선 꾀나 스스로 날이 서있던건 맞음여.
애갤시절의 그 일들은 내 덕질 라이프의 트라우마임. 말하자면 이곳 나갈업은 그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요양처 같은 곳임. 나에겐.
님이 얘기한대로 작품의 결말에 안타까운 마음에 반응하는건 나도 늘상 하는 짓이니까 이해하지.
단순히 내가 트라우마가 있어서 신경질을 부린거 뿐임여.
이거 어제 오늘 그런것도 아니고 이런 사태가 벌어질게 거의 확신이 있어서 몇달전 2분기 시작 시점에 쌍욕을 쓴 글도 올렸지.
http://www.haganai.me/talk/1840105
그리고 네타가 뜨고 나머지는 님도 아는대로 흘러갔음.
그래도 아까 톡톡에서 님이랑 서로 얘기할 때 좀 맘이 누그러 들어서 뭔가 나도 이 기회에
내여귀를 통해 소통해보고자 하는 맘이 생겼슴. 그게 본문이고. 완장질의 마음으로 한건 아니에여.
톡톡에서의 그건 완장질 이전에 내가 발작 일으킨 수준이였으니 뭐 그거 가지고 누가 공감이나 했을까 싶다...만
톡톡에다 똥싸질른건 사실임. 죄송. 앞으론 주의 하겠음여.
그래서 본문은 완장질이나 극딜의 의미가 아니고 좀더 덕질즐겁게 하자는 취지의 글입니다...
저도 님이랑 늘 얘기가 통해서 감사하고 있음여. 좋게 봐주셔서 감사함. -
시읏시읏
2013.06.07 00:58
영감님 존대쓰지말랬죠
덕후새끼들이 결국 다 그렇지 얼마나지나든 -
사람사는곳
2013.06.07 01:06
존대쓰면 누가 따먹으로 올줄 알고 기대했는데...뇨롱 -
뀨뀨함폭
2013.06.07 08:22
나는 진히로인 논쟁도 충분히 작품과 관련된, 생산성 있는 담론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짜피 '캐릭터 소설' 이라고까지 불리우는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에서, 더군다나 내여귀같은 러브 코미디에서
"어떤 년이 선택받을까" 하는 것은 독자들의 관심사이자 이야기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임.
그거에 대한 이야기를 빼면... 내여귀에선 대체 뭐가 남냐.
어찌됐든, 적어도 지금 이곳은 구 애갤처럼 근친빠 비근친빠만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는 아니다.
내여귀 결말에 관련된 글이 꽤 많이 올라왔음에도
'진히로인은 ○○여야 한다!!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할 수 있다!' 하는 인간들은 없잖아.
2010년 당시의 그 키배 당사자들은 몇몇 보이지만wwww -
사람사는곳
2013.06.07 15:44
누가 선택받을까를 도키도키하며 궁금해 하는거야 나도 그렇고 있을만한 얘기지.
근데 이미 작가의 선택 이전에 팬들 개인의 선택이 먼저 성립된 상황이고
이건 바꿔 말하면 작품이 있기도 전에 감상이 먼저 존재하는 상황이기도 함...
본문에 "감상의 영역을 벗어났다"라는건 그런 측면에서의 얘기임.
그럼 뭐시냐? 창작의 영역이지.
2차 창작물가지고 원작이 비판을 받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 말.
뭐 그게 잘못됬냐? 생산성이 없냐? 무의미 하냐? 라는건 개인의 주관이라 봄.
난 이런 일 이후에 "그 다음의 이야기"라는 단계로 진입할거란 희망이 없음.
그냥 "이전 이야기"의 루프가 될뿐.
지금 내여귀 팬들 중엔 나중에 작가군으로 합류할 예비작가들도 있을거임.
그들이 작가가 됬을떄 무슨 얘기를 할까?
내여귀 떄 이루지 못한 자신의 이상적인 루트를 피로하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 다른 캐릭터의 매력을 수용하기 보다는 배제하는식의 이야기로 흐를거라고 보는게 자연스럽지 않음?
이게 잘못됬다는게 아님. 현실적으로 작가군 레벨에선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
그냥 내가 졸라리 환멸감이 뻗친다는것 뿐.
남들 내여귀 결말에 빡쳐서 한마디 하는거처럼 나도 빡처서 한마디 한거 뿐임. -
사람사는곳
2013.06.07 15:55
캐릭터 소설로서의 라노벨에서 진히로인의 의미가 딱히 남주와 최종결정이 되어야만 성립하는 것일까?
단순히 승자독식의 논리로 1등 만이 기억되고 지향해야할 목표일까?
캐릭터 소설의 매력은 다양한 캐릭터를 피로 한다는것에 있다고 봄.
그중에 우열을 논하는건 다른 영역이라 생각함.
즉 특정 작품에 내 취향 적중인 캐릭터가 나온다면 그걸로 충분히 의미 있는거고
내 취향 캐릭터를 빨기 위해 다른 캐릭터를 까내리거나 주인공과의 썸씽을 구축하거나 할 필요는 없음...
만약 내가 초전자포에서 사텐을 빤다해도 사텐은 주인공 토우마랑 연결될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지.
거기다 미사카와 경쟁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래도 충분히 캐릭터 빨면서 놀수 있음.
내여귀라면 현실적으로 내 옆에 있어 줬으면 하는 캐릭터는 있긴한데 그게 꼭 쿄우스케놈이랑 연결되야 한다곤 생각지 않음.
오히려 연결되면 더 빡칠듯?
다시말하지만 누가 주인공이랑 연결 되느냐는 충분히 몰입할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임.
그러나 내가 "그" 캐릭터를 사랑함에 있어선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는 문제임.
캐릭터 소설로서의 라노벨의 가치는 이정도면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지.
세간의 진히로인 논쟁은 수단과 목적이 바뀐 본말전도된 느낌이 있음여. -
뀨뀨함폭
2013.06.07 10:33
야 근데 다시 읽어보니 딱히 내용은 없어도 좋은글인것같다. 노벨수필상 주고싶다. 이런게 잘난거로 가야지 ㅉㅉ -
달룡
2013.06.07 19:50
ㅇㅇ 잘난거로 보내 주시죠 운영자님
...까진 아닌지 몰라도 제가 느꼈던 게 여기 적혀 있네요. -
달룡
2013.06.07 19:51
애갤은 눈팅도 안 해 봤지만 올라오는 글들 보면 어땠는지 상상은 충분히 가고... -
앙리에타™
2013.06.08 16:07
ㅎㄷㄷ;; 말로만 듣던 애부심...........
근데 더쿠들은 학습과 수용, 그리고 변화라는 개념이 없기때문에
또 다른 내여귀가 나온다면 또 발정나겟지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면 다들 츤데레처럼 불지르고 지랄병들 떨지만
그만큼 작품을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도되긴 함.........
결론이 마음에 안든다고 비판할수는 있겠지만 이런식의 반응들은 젗지멘토 완장을 차고싶게 만들기도하지........
하지만 내마음속엔 영원한 하렘엔딩이니 메데타시 메데타시~☆ -
ECLAIR
2013.06.09 16:15
팬들이 원하는 건 납득할 수 있는 결말.
놀라운 결말도 상관없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도 상관없음.
하지만 결말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그건 틀린 거임.
쓰는 건 작가 맘대로지만 작품을 쓴다는 것 자체가 독자와의 상호작용임.
그거 싫으면 혼자 쓰고 출판하지 않고 혼자 자위하면서 읽으면 됨. -
사람사는곳
2013.06.09 16:20
그 자위질이 정발되고 또 거기에 발정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작가나 팬이나 구분이나 가야 구분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