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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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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내여귀 세계관

2013.06.25 20:41

사람사는곳 조회 수:2288

빙과소식에 뜬금없이 내여귀글을 쓰게됬다 -_- 이런게 인생wwwww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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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 얼척없이 세계관이냐 하면...

사실 이 글의 발상이 됬던 이번주 방영분 12화에 대한 얘기부터 해야겠군.


12화는 세간에 알려진데로 "아야세 턴"에 관한 에피소드 였다...

라고하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정반대 였다.

이것은 일개 히로인전용 에피가 아니라- 이 이야기의 틀을 엿볼수 있는, 세계관의 한 단면을 보여준 에피였다.


먼저 그저께 쓴 이 글 http://www.haganai.me/talk/1953172 부터 봐보시길


그리고 처음부터, 근본적인 부분 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


이 작품의 제목은 무엇인가? 


짤방을 다시 봐보자. 내여귀신드롬을 일으킨 일러와 제목을.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 - 통칭 내여귀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이 대사의 화자는 누구냐??


쿄우스케라고 정해져있다. 랄까 애니에도 나캄이 나레이션 하니 쿄우스케가 맞다. 그런데...

잘 떠올리기 힘든 사실인데 이 작품에서 진짜 시스콘마니아는 쿄우스케가 아니다.


바로 키리노다.

위 제목의 화자를 키리노라고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자.


내여귀라는 작품은 키리노라고 하는 소녀가 구축한 여동생의, 여동생을 위한, 여동생의 의한 세계가 된다.

모든 것은 키리노가 바라는 이상적인 여동생낙원 건설을 위한 과정인 것이다.





12화를 떠올려보자.


애초에 이 상황과 전개의 근본 원인은 누구인가?

스티커? 아니다.


바로 부모의 쿄우스케에 대한 태도다.

이 태도를 만든건 누구인가?

키리노다.

키리노가 그야말로 엄친딸의 스펙을 쌓으면서 부모를 다년간 조련한 결과다.


아주 오래전부터 키리노는 쿄우스케와 부모와의 사이에서 벽을 만들었다.

가족내에서 쿄우스케를 붕뜨게 만들었다.

마치 친자식이 아닌 것처럼.

피가 이어지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이 세상에서 쿄우스케의 실질적인 육친이라는 유일한 포지션을 만들었다.

부모가 퇴장한 상태의 오빠와 여동생이 남은 것이다.

이렇게 내여귀의, 여동생낙원의 기본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쯤 되면 키리노가 왜 마나미를 숙적으로 생각하는지 알수 있다.

마나미는 쿄우스케에게 결여된 가족애의 대체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키리노에 의한 여동생 낙원의 기본틀을 흔드는 존재다.

오빠와 여동생 외에, 소꿉친구라는 요소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이 마나미로 인해 키리노는 상당한 세월을 돌아서 가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세월은 흘러... 키리노는 자신의 친구라는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마나미에 의존하는 쿄우스케의 정서를 뒤흔들기 위해.





내여귀에 등장하는 모든 히로인들을 다 언급하는건 그다지 의미가 없을 테고

주요 히로인 두명, 쿠로네코와 아야세만 추려서 생각해보자.


먼저 12화의 주역이기도 한, 또한 불쌍한 꼭두각시이기도 한 아야세다.


이 아가씨는 간단히 말해

쿄우스케가 그리고 있는 이상적인 여동생=흑발 키리노의 페르소나다.

쿄우스케가 키리노본인에게서 바랄수 없는 모습을 현실에서 눈에 들이댈수 있는 카드다.

즉 쿄우스케가 여동생이라는 개념을 떠올리수 있게끔 준비된 도구란 이야기다.


왜 도구로서 준비됬다라고 표현하냐면,

이 아가씨는 쿄우스케 주변의 히로인이기 전에

근본부터 키리노의 추종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세계에서 키리노가 구축한 이미지는 그야말로 여신이다.

교주다.

아야세는 그 키리노교의 신자인 것이다.


그리고 때가 이르러, 자신의 신도인 아야세를 집으로 데리고와 쿄우스케의 눈앞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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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야세에게 쿄우스케를 깊숙히 각인 시키는데 성공한다.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라고 하면 좀 야하게 들리지만 사실 그냥 몸개그다.


12화에 이르러 드디어 아야세가 

키리노 신자가 아닌 한명의 여자로서 쿄우스케에게 고백을 한다.

그러나 이미 이 시점의 쿄우스케에게 있어 연애대상은 오직 여동생이며 

그 여동생은 그누구도 아닌 키리노이다.

더이상 흑발키리노의 역할은 필요 없어졌다.


쿄우스케의 자취생활 중의 "몸시중"을 아야세에게 들게 한 키리노의 의도는 대충 이렇다고 생각된다.

쿄우스케가 바라는 이상의 여동생 흑발 키리노와

실존하는 여동생인 본인 중 어느쪽으로 기울었는가를 최종확인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쿄우스케가 언제까지고 본인의 이상적 여동생, 흑발 키리노에 사로잡혀서는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반드시 내여귀 세계의 주인인 키리노를 자신의 이상적인 여동생이자 연인으로 인지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나의 히로인이 "사용"되어졌다...







또 다른 히로인인 쿠로네코.


이 아가씨는 여타 히로인들과는 꾀나 다른, 마나미와도 겹치지 않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바로 키리노월드 내에서 쿠로네코월드를 구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쿠로네코의 캐릭터인 중2병의 중요한 속성은 바로 세계관창조이다.

키리노가 내여귀를 통해 하고 있는것과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쿠로네코는-


키리노월드와 충돌하기 보단 그 세계관으로 편입되는걸 선택한다.

쿠로네코가 데스노트삘로 작성중인 그 책...

그것은 키리노월드를 바라보는 관조자인 쿠로네코의 시점을 그대로 드러낸 장치다.


자신이 세계관의 작가란 위치이기 때문에 

키리노월드와 그 작가인 키리노를 좀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타의 히로인들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쿄우스케의 (전)연인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를 선점하게 된것이다. (키리노도 아직 이루지 못한 경지다)

이 과정에서 키리노 조차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그냥 묵인했다. 그 키리노가... ㄷㄷ


그리고 적당한 때에 쿠로네코는 물러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키리노월드를 더욱 굳건히 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독자세계의 창조주라는 포지션을 포기하고 

쿄오사카 남매의 관조자라는 포지션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그녀의 세계, 그녀의 Destiny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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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노월드의 관조자 쿠로네코






세월이 오래 흘러 10년후가 되었다고 한다.


소란스럽던 과거를 뒤로하고 

여동생인 키리노와 여동생인 타마키만이 남았다.

내여귀 세계의 창조주 키리노와 관조자 쿠로네코의 후예인 타마키다.


창조주와 관조자.

작가와 독자.

내여귀와 우리.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


키리노에, 키리노를 위한, 키리노에 의한

여동생에, 여동생을 위한, 여동생에 의한 이야기.

위대한 갓리노에게 영광있으라 V 피스.


이것이 내여귀 세계관이다.


1줄 요약 :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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