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수사국(FBI)의 '10대(大)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던 아동 포르노 제작자가 체포됐다. 미국은 아동이 등장하는 포르노를 만들거나 유포할 경우 테러에 준하는 범죄로 엄벌에 처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포르노 제작자 에릭 저스틴 토스(31)가 니카라과에서 붙잡혔다고 23일 보도했다. 토스는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국경 인근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토스는 2008년 워싱턴DC의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동료 교사가 그의 카메라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량의 포르노 사진을 발견하면서 범죄 행위가 드러났다. 그는 특히 어린 남학생에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촬영한 동영상을 외부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토스가 수사를 피해 달아나자 FBI는 2012년 4월 '10대 지명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이 수배자 명단에서 빠지고 토스가 대신 들어간 것이다. 그는 삼엄한 수배망을 뚫고 미네소타·버지니아·애리조나주(州) 등을 오가며 가정교사 겸 보모로 일하며 아동 여러 명을 추행하고 도피 자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장기간 집을 비울 때마다 토스가 아이들과 함께 지냈으며, 평소 어린이들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수업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전했다.

2008년 8월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국제공항 주차장에서 토스의 유서가 담긴 차량이 발견됐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2009년 애리조나주에선 신분을 세탁하고 노숙인 센터에서 지내던 중 경찰이 출동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FBI는 토스에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의 현상금을 거는 한편, 뉴욕과 워싱턴DC 일대 버스 정류소와 도로 주변에 수배 광고까지 실었다. FBI로서는 빈라덴만큼이나 반드시 체포해야 할 범죄자였다.

토스는 명문 코넬대에 입학한 뒤 퍼듀대로 편입해 교육학을 전공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보안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FBI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