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모에요소의 관련에 대한 고찰
2013.07.09 05:38
1. 서론
현대 제패니메이션의 모에요소들 간의 관련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장 먼저 나온 것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츤데레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모에요소'라고 캐릭터에 성격을 부여하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를 형성하고 거기에 성격을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하자면, 현대 제패니메이션의 캐릭터는 우선 츤데레니, 쿨데레니 하는 모에요소를 각각 정해둔 다음에, 그 틀에 맞추어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반면 90년대 중반 이전의 재페니메이션의 캐릭터는 캐릭터 자체가 만들어진 다음에 성격이 입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좋게 말하자면 캐릭터 성격의 다양화라고 볼 수 있겠으나, 반대로 말하면 전형적인 캐릭터의 반복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어찌됐건간에 우선 현대의 제패니메이션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에요소들을 분석해 나가다 보면, 과연 '캐릭터성'은 현대처럼 모에요소의 함축으로 만들어지는가, 아니면 90년대 중반처럼 캐릭터 그 자체의 매력인가 나름 해답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글은 두번째 장에서 '츤데레'를 집중적으로 탐구 해 보고자 한다. 그 다음으로 삼절에서는 90년대 이전의 제패니메이션의 캐릭터성을 살펴볼 것이다. 그 후 사절에서는 과연 어떤 방식이 '캐릭터성'을 더욱 더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가 알아 볼 것이다.
2. 츤데레 - 첫번째 모에요소
츤데레란 과연 무엇인가. 물론 이 절의 논의에서는 이후의 논의와 달리 츤데레를 하나의 전체로 취급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의 츤데레는 '츤'데레, 츤'데레', 다시말하면 츤의 강조와 데레의 강조로 나뉘어 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본 절에서는 츤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와, 데레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를 따로 구분해 분석 해 보고자 한다.
우선 '츤'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는, 그 기원을 억지로라도 찾아 내 보자면, 에반게리온의 소오류 아스카 랑그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에반게리온은 90년대 중반 제패니메이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써, '츤데레'라는 요소를 미리 설정 해 둔 다음 캐릭터를 설정한 것은 아니다. 지극히 아스카는 아스카라는 캐릭터 자체가 먼저 만들어진 다음 그 성격이 추가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찌됐건 간에 아스카는 츤데레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잡았으며, 모순되게도 '츤데레'를 설정하고 만든 캐릭터가 아니었지만, 츤데레라는 모에요소의 전형적인 모델로써 존재한다. 그렇다면 츤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의 대한 답은 단순하다. 아주 많이 츤츤대면서 가끔 데레한 모습을 보여주는, 어떻게 보면 가장 원형에 가까운 츤데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데레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는 어떤 것인가. 캐릭터를 억지로라도 끄집어 내 보자면, 그 시초는 아마 루미코 여사의 우루세이야츠라의 히로인 라무를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라무라는 캐릭터를 살펴보면, 시도때도없이 데레데레거리자만, 정작 중요한 장면에서는 츤츤거린다. 그녀의 폭력성을 보노라면, 정말 라무가 남자주인공을 좋아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강력한 츤츤적 모습을 보여주고는 한다. 따라서 데레의 강조점으로서의 츤데레는, 기본적으로는 데레데레거리지만, 중요한 장면에서 츤츤거리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시말하자면 '츤'데레와 츤'데레'는, 평소의 태도와, 결정적 장면에서의 태도가 어떻냐에 따라서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3. 90년대 이전의 캐릭터의 성격
그렇다면 90년대 캐릭터는 어땟는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현대의 캐릭터 생성은, 우선 모에요소를 두고, 거기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볼 수있다. 반면에 90년대 이전의 캐릭터들은 우선 캐릭터가 형성된 다음에, 캐릭터에 성격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중층구조에 입각해 설명 해 보자면, 과거의 애니메이션은 캐릭터가 성격보다 순서상으로 먼저 형성되는 것이며, 현대의 애니메이션은 성격-즉 모에요소가 캐릭터보다 순서상으로 먼저 존재하는 것이다. 즉, 90년대 이전 캐릭터들은 대부분 모에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 캐릭터 나름의 성격이 있다는 것으로 파악 할 수도 있다.
우선 루미코여사의 메종일각부터 살펴보자. 물론 요즘에 들어서는 유부녀모에, 미망인모에라는 모에요소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이 작품의 히로인인 쿄코는 다분히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다. 현대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모에요소로 대표되는 성격 단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질투도 하며, 사랑도 하며, 분노도 하고,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하는 지극히 보통 여성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현대의 애니메이션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현대의 애니메이션은 어디까지나 모에요소가 먼저있고, 그 후에 캐릭터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절대로 그 모에요소에서 나타나는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들어 루이즈는 항상 츤데레일 뿐이며, 츤데레 이외의 다른 성격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쿄코는 진짜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여성처럼, 인간다운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4. 캐릭터성- 현대와 과거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이 더 캐릭터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까. 물론 본 글에서는 과거의 캐릭터 제작방식을 선호하는 입장을 다분히 보이고 있지만, 캐릭터성에 와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앞서 말했던 쿄코를 살펴보자. 쿄코는 실제로 존재하는 여자인 것 같은 아주 다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녀를 단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그것은 쿄코라는 단어 이외에는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를 거꾸로 생각 해 보자면, 그녀에게는 요즘 오타쿠들이 추구하는 모에요소, 즉 겉으로 두드러지는 성격-모에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반면에 앞서 말한 루이즈를 살펴보자. 그녀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해보자. 그럼 열에 아홉은 '츤데레'라고 표현할 것이다. 그녀의 성격은 아주 단순히 '츤데레'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 츤데레적 요소는 그녀를 대표하는 성격이 된다. 그녀의 이러한 요소는, 지극히 츤데레를 좋아하는 덕후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며, 이런 캐릭터를 아주 많이 만들어 놓는다면, 더 많은 수의 덕후들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캐릭터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과거의 캐릭터는 다면적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끌어당기는 요소가 부족한 반면, 현대의 캐릭터는 성격이 매우 단면적이지만, 그 단면적인 모에요소-성격 단 한가지로 다수의 덕후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형성과정은, 물론 캐릭터 하나하나의 완성도는 떨어질 지 모르겠으나, 상업적으로 더 많은 덕후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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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중독
2013.07.09 08:38
이거시 과탑의 필력! -
하이웨이
2013.07.09 12:00
과탑성님의 글을 잘난거로 -
사람사는곳
2013.07.09 13:12
하나의 상황적 시츄에이션에 불과한 츤데레류의 개념이
캐릭터의 속성화, 나아가 속성이 캐릭터의 상위개념으로 올라간 배경에는
적당한 상황적 시츄에이션을 구현하지 못하는 "스토리텔링의 한계"에 있다는 생각이 듬.
츤데레의 핵심은 "갭모에"에 있다고 할 때 "갭"을 전혀 느낄수 없는 스토리에서
억지로, 상황과의 인과관계가 고려되지 않은 캐릭터의 행동, 속성을 통해
시츄에이션을 완성해 놓고
"이래서 이 캐릭터는 무슨무슨 속성에 속한다" 라는
궤변이 통용되게 됨.
즉, 말이 잘 안통하니 억지를 부려서 이야기를 관철한 모양새가 됨.
말발이 딸리는 거지. 스토리를 만들.
캐릭터 중심의 덕후산업이 스토리가 부족해진 이유는 "억지를 쓰니까" 라고 생각함.
결국 모에요소들이 모에하게 안느껴지고(억지를 쓰니까) 모에가 안느껴지는 캐릭터에 돈을 쓰기 싫지.
캐릭터덕후산업이 어려워진 이유는 단순히 캐릭터들이 안 모에하니까(상품이 안좋아서) 장사가 안되서 망함.
누구 책임? -
하야테2
2013.07.09 17:49
역시 영감님은 통찰력이 다르시군여 ㄷㄷ. 확실히 요즘 애니메이션들은 스토리의 깊이가 이전과 비교가 안된다고 생각함다. 뭐, 대부분의 작품이 1쿨에서 끝나버리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쨋거나 안타까운건 사실이죰 -
시읏시읏
2013.07.09 17:26
90년대는 츤데레라는 명칭이 태어나기 전이니 이 얘기는 좀 틀린얘기가 아닐까
예를들어 소오류 아스카 랑그레이 라는 캐릭터를 만들때 안노새끼가 '츤데레캐릭터를 만들어야징' 은 아니어도 '평소에는 츤츤거리지만 정작 속은 데레데레한 여자아이를 만들어야징' 을 생각하고 그 캐릭터를 만들었을텐데 이글은 마치 옛날의 캐릭터는 실제 인물을 그대로 애니에 옮겨온 반면에 현대의 캐릭터는 수식을 대입하면 한가지 답만 나오는 컴퓨터에 비유를 해놔서 좀 아닌거같음.
실제로 열에아홉이 루이즈를 연상했을때 '츤데레'를 연상하는 이유는 이미 만들어진 쿠기밍효과나 현 오타쿠의 짧은 생각때문에 그한단어로 정리할뿐이지 위에 사람사는님같은 구 오타쿠들이 맘잡고 루이즈 캐릭터성에 관해 정리를 해보면 루이즈는 꽤나 다양한 면이 있는 캐릭터라는걸 알수있을것임. 예를들떄 제로의 사역마가 아니라 나친적같은걸 들었어야지 사역마때까진 이지랄이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음! 내가 보아온 바로는 작품 분위기의 깊이에 캐릭터 성격의 다양성이 비례하더라. 그래서 내가 뽕빨하렘물을 매애애애우우우 싫어함. 연애물말고 하렘물. 투러브같은거. 야미같은애들은 진짜 '쿨데레' 이외엔 정의될수가 없지.
츤데레 쿨데레 얀데레 등등은 그저 캐릭터성을 뜻하는 고유명사에 불과하고 진짜 욕할건 그 고유명사에 집착하고 틀에박힌 캐릭터를 찍어내는 제작사들과 그 상황을 만들어낸 현 오타쿠의 짧은 사고에 입각한 소비체제에 관해 한말씀하셔야지 괜한 모에요소 괴롭히시면 안되죠. 현대의 캐릭터들도 많지는 않지만 늑향의 호로나 마왕용사의 마왕, 사이코패스의 거의 모든인물들같은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가 분명히 있음. 옛날 캐릭터들도 현오타쿠의 짧은 사고로 놓고보면 노비타 같은애는 '찌질이', 나디아 같으면 '당찬소녀' 정도로 축약이 가능함. 아는만큼보이니까.
체제를 이렇게 만든건 오타쿠들이고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현오타쿠의 수준을 끌어올리던가 물갈이를 하던가 둘중하나임. 바른캐릭터만들기는 이미 우리도알지만 만드는놈들도 안다구요 안만드는게 아니라 못만드는거임 안팔리니까. 뭐 이얘긴 말안해도 알테고.
죄송;; 루이즈욕하길레 울컥함;; -
시읏시읏
2013.08.23 19:00
그게 좋은거다!!!!!!!! -
조홍
2013.08.22 02:16
하지만 루이즈는 가슴이 작아 -
시읏시읏
2013.07.09 18:07
ㅇㅇ 근데 단지 요즘에 평면적인 캐릭터가 많아졌다 뿐이지 분명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존재한다는것도 알아주기 바람ㅇㅇ.
그리고 루이즈 츤데레맞지만 여타 양산형 츤데레와는 다르다구요. 이른바 프로토타입 츤데레니까 ㅇㅇ -
하야테2
2013.07.09 17:47
90년대 이전 캐릭터들의 형성과정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모에요소를 설정 해 두지 않고, 다면적인 캐릭터를 만드려고 헀음. 그것이 역설적이게도 모에요소를 형성해 버린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네가 말하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 안만드는게 아니라 못만든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