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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3D 퍼시픽림 재탕 감상평

2014.03.22 00:13

사람사는곳 조회 수:1132

어저께 퍼시픽림을 첨부터 끝까지 다봤다. 이전에 앞부분 띄엄띄엄 몇번 봤다가 뭐랄까 그대로 잊어버렸던건데 결국 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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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부터 얘기하자면 양키가 쓴 에바팬픽이란 느낌.


내가 에바를 첨 본건 고딩때였다. 

일본에서의 생방은 나 중딩때였으나 당시 일본생방을 챙겨볼 인프라가 없던 시절이었고 

결국 본건 씨디도 아닌 비디오테이프.


당시에 국내 비디오대여점에서 유통되던 수입판하고 불법복제판이라고 해야하나 걍 일본꺼 녹화뜬거 두종류의 테이프판이 있었다.

수입판의 경우 내 기억에 끝까지 나왔던가가 기억이 아리송하다. 

한 중간까지는 봤던거 같은데 후의 내용이 꼬이는 부분이나 최종화의 그 부분같은걸 수입판으로 본 기억이 없음. 


수입판에서 인상에 남는건 "왜색"을 지우기 위한 캐릭터들의 명칭변경. 물론 더빙판이었으니 가능한 조치.

미사토를 미사라고 바꾸는 식으로해서 바꾼건데 꽤 자연스럽게 들렸던것도 사실이다.

신지, 레이의 경우는 그냥 그대로 나왔고(더 줄일 음절이 없으니) 

완전히 바껴서 불린 경우는 아스카. "에레나" 라고 하는 별개의 명칭이 창조되었다.


근데 더빙이 우수했던 탓인지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어색함을 못느꼈던게 당시 감상.

오히려 나중에 해적판을 보면서 재적응해야 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당시 90년대 문민정부 막바지였다. 시대가 변하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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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이란 얘길 하면서 왜 과거 내얘기를 하냐면,

나도 당시 에바에 심취한 관계로 팬픽도 쓰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에바의 2차창작품이라기 보단 설정플롯을 따다가 아주 별개의 이야기를 만들었었다.

대신 에바를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아 이거 에바 배낀거구나 라고 알수 있는 수준.


부끄럽지만 약간 설정을 말하자면

거대인간형병기 대신에 거대해양생물형 병기가 등장한다. 고래같은?

무대는 당연 수중전 위주가 되고, 사실 에바의 사도도 바다로부터의 습격이 많으니 분위기는 별로 다를게 없다.

특히 제6사도 에피소드가 결정적이었지.

주인공들이 학생인거라던가 악역?으로서 거대괴생명체가 나온다거나, 그걸 요격하기 위한 특수기관이라던가 

주인공의 주변관계, 그걸 바라보고 서술하는 감성.

뭐 오리지널리티라곤 국끓여먹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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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감이 올려나? 

내가 고딩때 하던 망상이 수십년 지나서 헐리우드에서 실물로 재현된 것이다. (오히려 에바보단 내 팬픽쪽이 더 비슷)

다분히 헐리우드영화 기본흥행코드=양키센스 로 점철되어서 말이지. 


일일히 뭐가 에바를 따라한거고 뭐가 양키센스적인 변형인거고 따지고 싶진 않다.

감상자에 따라선 달리 생각될 여지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니까.

다만 "그래서 무얼 전달하고 싶었는가"란 전체적인 주제라고 하는 면에선 오리지널에 대한 열화판이라는 감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오리지널인 에바 본편에는 제대로된 주제란게 있었는가에 대한 논박은 일단 잊자-_-;;)


단지 일본애니오타쿠가 부들부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그게 사실이겠지.

그래도, 말하고 싶은 바는 헐리우드의 창작자들에게도 일본산애니의 감성은 먹혔다는 것이고,

그게 비록 기본 흥행코드에 부합되게 만드느냐 여러변형이 가해졌지만(자기애보다 가족애의 강조, 영웅적인 남주인공, 식상한 오리엔탈리즘 등등)

일본산애니는 세계에, 일반 메이져시장에도 먹혔다는 것이다.

그것도 현재 일본애니트랜드에서는 구식이 된 컨텐츠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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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들은 지들 손으로 직접 세계권을 대상으로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들 딸치기 위한 작품은 적당히 줄이고.

그러기 위해선 일본의 국민의식도 좀, 아니 많이 손볼 필요가 있긴 한데, 그 수준까진 무리일려나.

퍼시픽림에서도 키워드가 된 "양방향 연결"이 작품을 향유하는 가운데서도 일어나야 하거든.

서양사람들의 오리엔탈리즘을 거북스럽게 생각하기에 앞서 일본인들의 세계관, 아시아관, 역사관을 언급 안할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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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생각해보니 일본작품에서의 서양인관도 우스꽝스럽긴 마찮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귀국자녀면 귀국자녀지 왜 그네들이 서양인처럼 생겼느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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