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잡다한거 게시판 정전 방지)현대 미술의 간단한 이해
2012.07.29 15:36
현대 미술에 관심은 있는데 현대 미술이 뭘 목적으로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 분들을 위해 하등동물인 고3 따위지만 글을 올려 봅니다. 대학교를 안 가 봐서 대학교 현대미술 교양 시간에 이런 걸 가르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미술선생님께서 현대 미술에 관하여 말씀하신 비유 중에 제가 정말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요. ‘현대 미술가들은 정해진 식사 예절에 따라 잘 익힌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고급 식당의 탁자 위에 핏물이 줄줄 흐르는 날고기를 던져 놓는 일을 한다.’
날고기를 식당의 탁자 위에 던지는 행위는 감상자들에게 순간적인 충격과 자극을 주어 미술품에 집중하게 만들고 새로운 사고를 유도하는 일이에요. 식당의 분위기와 대조되는 ‘요리’인 날고기는 식당의 식사 예절, 즉 의문을 제기하기 어려운 클리셰로부터 탈피하도록 유도하는 요리이면서 어떤 주방장의 조리, 즉 특정한 관점의 의미 부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요리예요. ‘핏물’로 표현되는 존재성이 발견되며 순수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식당에 앉아서 스테이크를 썰던 사람들에게는 흉측함과 야만스러움이 보일 따름이지요. 만약 그들 중 누군가가 미술가의 바람대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날고기의 가치를 궁금해 하게 되더라도 미술가는 특정한 방향으로 감상자를 이끌지는 않아요. 그들이 날고기를 보고 떠올리는 생각은 미술가에게 주입받은 것이 아닌 본인의 것이에요.
여기서 신경써야 할 부분은 의문을 제기하기 어려운 클리셰가 어떠어떠한 것인가 하는 부분이에요. 의식 쪽에서의 클리셰라면 다르게 말해서 절대 다수가 거의 모든 상황에 인식하는 것ㅡ다인에 의해 규정된 대상의 의미, 관습, 존재 가치와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실존주의에서는 이를 본질이라고 명명하고 실존을 가리는 것으로 간주하지요. 문제나 현상의 전제를 파악하려는 탐구심이나 이미 의식 속에서 답을 낸 것도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는 노력이 없다면 클리셰를 극복하기 힘들어요. 클리셰를 주입받은 사람들끼리 서로 영향을 주면서 클리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뿐이에요. 하지만 극복하려는 의지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가질 수 없지요. 그래서 현대 미술은 주로 감상자의 사고에 충격을 주어서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돼요.
제게는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없나 보네요.
댓글 5
-
수은중독
2012.07.29 18:52
네 글의 패턴 : 글을 시작 - 어찌어찌 풀어감 - 애매한 결론 - 나 병신임 어흐어흐엉 ㅠ -
1234
2012.07.29 22:30
대충 맞음
세번째고 존나 쳐자긴 했지만 그래도 미술의메카 홍익대 현대예술과미학이라는 교양을들었는데
거기보면 비슷한 내용 나옴.
근데 나도 강의 안들어서 설명은 못함ㅋ -
앱씨
2012.07.29 23:23
스테이크 먹고 싶다 -
사람사는곳
2012.07.30 22:21
피카소 이후 백년... 인간이 상상가능한 거의 모든걸 실행에 옮겼습니다만... (위에 말한 날고기 투척에 관한)
결론은 "그것도 식상하다"입니다. 근데 더이상 튀는 짓이 남지 않았습니다.
일예로 지면에 대형 캔버스를 깔고 건물 옥상에서 작가가 투신해서 캔버스에 남은 잔해로 작품을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란 말이 이쪽 계통에선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있는건 새로운 해석을 통한 개념창출인데 이게 결국 말장난이거든요. 작품 없이 작가의 궤변에 의존한단 뜻이죠.
당연히 이것도 식상해집니다.
그럼 이제 뭐하냐면... 옛날의 전통적인 회화를 그립니다.
여기서부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현대미술의 결론이 식상해진 이유는 작품을 하는 방식이 '상상임신'의 그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과 다를건 없어요. 입덧까지 합니다만... 낳는게 없죠.
그 반동으로 작품을 통한 작가세계의 확장이라던가 작가의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죠.
작품의 매력은 곧 인간의 매력입니다. 매력이 떨어지니 남는건 식상함이죠.
부부관계도 이렇게 되면 이혼을 하잖습니까? 그래서 결국 전통회화로의 회귀가 되는거죠.
뭐 저도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이런 말장난을 통한 작업에 시간을 낭비한 일이 있던지라
몇글자 올립니다. -
사람사는곳
2012.07.30 23:10
뭔가 부정적인 느낌만 쓴거 같아 좀더 첨언하자면
현대미술의 개념미술이 낭비인건 아닙니다. 수많은 사고실험과 개념창출기술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직접적인 이전에 없던 기술적인 진보가 있다고 해도 되겠지요.
다만 그것이 수세기, 수천년에 걸처 주류화 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것 뿐입니다.
현대미술적 감각은 미술외의 여타 장르에 많은 영감을 주게 됩니다.
영화나 CF같은 영상물이나 음악같은 곳도요. 애초에 개념미술이 되면 더이상 미술조차도 아니니까요.
암튼 현대미술은 미술로서보단 산업과 문화전반에 대한 영향이 의미있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그 작가들에게도 귀중한 경험이겠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590 | I don't know what to do. [19] | 수은중독 | 2012.08.03 | 337 |
2589 | 디아 3 불지옥 정 ㅋ 벅 ㅋ [6] | 하야테2 | 2012.08.03 | 383 |
2588 | 너희들 조심해라 [11] | 쿠로누마사와코 | 2012.08.03 | 406 |
2587 | 한글화 [4] | 에리카 | 2012.08.02 | 344 |
2586 | 요시 | DogBlade | 2012.08.02 | 460 |
2585 | 판스온을 해봤는데 뭐가 뭔지 영 모르겠다 [1] | 리카아메 | 2012.08.02 | 388 |
2584 | 마도카마기카 온라인 클베 소감 : 빅똥 [9] | 리카아메 | 2012.07.31 | 594 |
2583 | 스토커해라. [5] | 등푸른생선 | 2012.07.31 | 764 |
2582 | 사실 오늘의 지름은 상당히 흥했다. | DogBlade | 2012.07.31 | 547 |
2581 | 오늘도 난 지른다 [3] | DogBlade | 2012.07.31 | 451 |
2580 | P4U 영상 촬영했습니다. [4] | 에리카 | 2012.07.31 | 351 |
2579 | P4U캡쳐샷 [3] | 에리카 | 2012.07.30 | 304 |
2578 | 달립니다. [1] | 에리카 | 2012.07.30 | 353 |
2577 | 뭘까이건[자동재생] [2] | 여랑 | 2012.07.30 | 511 |
2576 |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4] | 여랑 | 2012.07.29 | 399 |
2575 | 밑에 한화관련 글이 나와서 말인데 [4] | 조홍 | 2012.07.29 | 634 |
» | (잡다한거 게시판 정전 방지)현대 미술의 간단한 이해 [5] | 달룡 | 2012.07.29 | 470 |
2573 | 미드 ap들 개인적인 평가 [9] | 조홍 | 2012.07.29 | 447 |
2572 | PS3판도 있습니다. [1] | 에리카 | 2012.07.29 | 460 |
2571 | 혼천교 중급신도복 [5] | 조홍 | 2012.07.28 | 6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