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핫라인 마이애미 소개글
2013.09.22 18:56
핫라인 마이애미는 이상한 게임입니다. 그건 핫라인 마이애미가 2012년에 2D 탑다운이라는 고전 게임 형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 졌기 때문에 하게 되는 말이에요. 게임을 계속해서 다시 하게 만드는 기반이 하이스코어 달성에 달려있다는 건 그래픽에 어울리는 고전 게임의 그것인데, 그렇다고 이 게임이 의미없이 사람을 때려죽이고 그걸로 점수 따먹기를 하는 게임은 아니거든요.
메뉴부터 느껴지는 몽롱한 분위기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굉장히 독특한 스토리 전개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원한다면 하고 싶은 챕터를 불러올 수 있는 시스템인데도 동시에 발단부터 결말까지 이어지는 스토리가 인상깊게 다가와요. 챕터마다 나오는 게임 플레이에 관계 없는 듯한 파트가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죠. 스포일러는 안 하겠지만, 확실히 매력이 넘치는 스토리에요.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다니 대단합니다.
분위기를 형성하는데는 그래픽도 제 역할을 하지만, 역시 제일 인상깊은 부분은 다들 말하듯 음악이죠. 게임을 끄면 음악 만들어준 분들 크레딧이 무조건 올라오게 해놓았을 정도로 핫라인 마이애미의 음악은 게임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독립된 음악으로 따져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점 줄줄 말했으니, 이번에는 부정적이었던 부분도 말해야겠죠. 우선은, 난이도가 꽤 있어요. 물론 하면서 익숙해지는 부류의 게임이고 이걸 어렵다고 하면 충분히 어려운 고전 게임이 몰려와서 항의할 수준이긴 하지만, 그대로 그 방법을 알아낼 때 까지는 계속 죽고 계속 부활 버튼을 눌러야 할 거에요. 나는 그랬거든요. 한 번에 깬 건 순전히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안 쉬고 계속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도 A+ 받겠다고 한참을 붙잡다가 유튜브 공략 덕분에 겨우 깼거든요.
그리고 저 부활 시스템에 불만이 있는데…그걸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네요. 사소한 거지만 난 그게 정말 아쉬웠다고요. 스포일러를 최대한 줄여서 이야기 해보자면, 난 부활 시스템을 스토리랑 연결해서 이해하고 있었다고요. 근데 후반부에서 그냥 게임 시스템이라고 해버려요. 내가 너무 오버한 걸까요. 하지만 충분히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고, 여러모로 설득이 되는 부분도 많았는데, 그게 결국은 그냥 게임 시스템으로 끝나니까 약간 아쉬웠어요.
2014년에 핫라인 마이애미 2가 나온다고 해서 안 사고 버티려다 샀는데, 잘 한 거 같아요. 총 플레이 시간은 30시간, 도전과제까지 전부 깼고 전세계 하이스코어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서 더 이상 다시 이 게임을 켤 일은 없을 거 같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2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