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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일상 2015년 2월 20일자 <오늘의 갑질>과 70년대생에 대한 단상

2015.02.21 02:54

갓마미갓루카 조회 수:125

오늘 극장에서 알바 대타뛰다가 갑질의 현장을 체험했다.

내용은 대략 이러함.


상영관 2개짜리 자그마한 독립극장, 내 임무는 티켓팅과 프로젝션임.

근데 티켓팅하다가 영화 시작하는 시간이 되어서 영사 들어가면 내가 티켓팅을 못하니

그때는 그 시간에 맞춰서 극장 당직 직원이 대신 나와서 티켓팅을 해주는데

사단은 오늘 2관 마지막 타임(20시 10분) 틀때 났음.


박스오피스 옆에는 커피나 음료를 파는 미니카페가 있고 오늘은 임시로 어떤 누나가 대타를 옴.

참고로 카페 쪽은 극장과 완전 별개라서 티켓팅 이런거 거의 모르고 함부로 손댈 수도 없음.


내가 박스오피스를 비우는데 어차피 나는 정시에 들어가는 거니까 당직 정직원을 부르지 않고 들어감.

그런데 내가 들어가고 직원이 나오는 사이에(길어봐야 1~2분임) 극장 프리미엄회원(아줌마임)이 초대권을 들고 다급히 왔다 함.

와서 티켓팅을 부탁했는데 이 누나는 카페일 정리중이었고 그냥 정직원 곧 온다고 대답만 했다고 함.


당직 정직원(여직원임)이 조금 뒤에 나왔는데 그 사이에 나는 영화를 틀었고.

여직원이 바로 2관으로 안내를 했는데 독립영화관이니 광고가 없었고, 영화는 딱 제작사 로고 지나간 상황.

그 여자가 그 상영관 문 열려있는 데에 대고 '시작했잖아!' 하면서 소리를 빽 질렀다 함.


씩씩대면서 와서 카페 누나한테 막 지랄지랄 하는데

기본이 안되어있네, 직원 불러달라 해도 설거지만 하면서 오신다고 말만 했네, 그래서 영화 시작부분을 놓쳤네

정직원이랑 그 누나 머리 조아리면서 사과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계속 갈궈댐


정직원이 좀 달래려고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모처럼 오셨는데 보고 가시는게 어떠신지요' 했더니

나 기분 잡쳐서 영화 안보겠네, 계속 삿대질 쳐하면서 어쩌고 하는데 영화틀고 사운드 확인하고 나오던 나는 어리둥절행


뭐 이런 스토리가 있었다...

그래서 아래 같은 생각을 하게 됨. (이거 트위터에도 써놓은 내용임)


나는 솔직히 '꼰대'라고 하면 40대후반부터 해서 한 60대 초반? 까지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트위터 김가장 봇(@kimgajang1970)이 1970을 아이디 뒤에 달았을때 조금 갸우뚱 했었다.

그런데 요즘 과거 '386세대'로 불렸던 엄마랑 얘기를 하면서 진짜 또라이꼰대들은 70년대 출생자라는걸 알았다. 


아니 솔직히 요즘 흔히들 N세대라 부르는, 지금 고등학생들부터 30대 초반까지를 싸잡아서 꼰대질날리고 갑질하는건 전부 그 70년대 생들이었다... 

보면 40대 초중반, 30대 후반에서 그 갑질, 어글리코리안의 전형이 다 나옴 ㅋㅋ 땅콩회항 봐라 조xx70년대생아니냐?

김가장이 엉덩이 쓰다듬으면서 맨날 핥는 홍대리는 아마 20대에서 30대 초중반일걸?

물론 실제로 그 나이에는 다들 사원이겠지만 초고속 승진하는분들 20대에 대리 달기도 하니까


오늘 극장에서 상영관 문열었는데 거기다대고 시작했잖아! 하고 소리 빽 지른 미친년도

정산하면서 회원시트 살짝 보니 76년생 40살이드만 씨발...

하여튼 꼴에 IMF때 대학가에 있었다고 지들 어려웠다고 입터는 세대들 수준

 

조금만 생각해보면 김가장으로 대표되는 30대 중후반~40대 초중반이 지금 한국 사회의 주도층인데, 그 사람들이 주도하는 한국사회는 어떤 평가임?

미개 그 자체 아니냐?


이원복이 자기 저서에서 그러더만. 전세계 X세대는 지금껏 인류가 경험했던 사회중 가장 풍요로운 사회에서 자란 세대라고.

한국도 적어도 70년대생들은 마찬가지임. 10대때 3저호황 다 누리고, 대학교 입학하니 이미 선배들의 피로 얼룩진 민주화가 이제 막 태동하던 시기였음.

게다가 3저호황 끝물이라 돈 귀한 줄 모르고 펑펑 써대던 시절.

학교 선배들이 학교 학고맞고 낮부터 술빨고 잔디밭에 누워서 수업째도 졸업만 하면 기업이 줄을 서던거 보면서 지들도 적당히 겉멋에 학교 다니고.


이러다가 IMF 구제금융 빌어먹으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주저앉으니 자기들은 힘들었다고 빼애액 거리는데

그보다 더 힘들었던 세대들도 많았거든.
그리고 중요한 건 진짜 망한 건 그 윗세대, 베이비부머~X세대 전반부 10년 정도에 태어난 세대임.

 

아니 그걸 지들이 금 팔아서 달러 팔아서 여기저기 발품 팔아서 다 갚았냐?

서민들 모두의 허리띠를 졸라매서, 그 풍선효과로 기업들 살려서 극복했고

그 후유증이 지금 터져서 다 비정규직 계약직에 2년짜리 시한부 사는데 그 고통 니네만 지고있냐고.

니들은 그나마 정규로 취직은 한거 아니냐? 여기는 비정규지옥이에요 씨바

연고대생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데 이게 장난으로 들리냐?

 

좋다. 시대 상황 얘기를 물질적인 측면으로만 말하는 건 상당히 편향적이니 문화나 교육적인 배경도 가져와 보겠다.

당시 문화는 전에 기술했듯 인류 역사상 최대의 풍요와 한국의 경우 정치/사회적 새 시대의 도래로 개성이 중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개성이라는 것, 자유라는 것도 일정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것은 방종이라 봐야한다.

70년대생들은, 민주화 이후 성인기를 맞이한 첫 세대이고, 자유의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70년대생들은 진짜로 지 꼴리는대로 한다. 법규고 뭐고 어겨놓고도 지들은 당당하다.

그리고 실제로 정오 여부를 막론하고 자신들은 항상 옳다.

그들 마인드에는 개성=내 식대로가 옳다 인 것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포인트가 숨어있다.  

아까 설명한대로 이들은 민주화 이후, 즉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의 첫머리에 성인이 된 이들이다.

자연 선대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를 누리고 개성을 표출했는지 전혀 모른다.

, 이전 세대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 위에 개성이라는 포장이 잘 씌워졌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자기만의 개성이랍시고 자기 마음대로 주변을 휘두르려 하면서 이전 세대의 잔재인 눈치보기와 조직문화는 여전히 신봉하고 있다.

왜냐면 배운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걸 더 어린 세대들에게 그대로 전승하려고 한다.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이 자유와 개성,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 교육 과제로 삼은 대상은 83년생, 즉 이해찬 1세대이다.

다시 말하면 다원주의적 사고관이 정립되지 못한 채 민주화를 맞이해버려서 개성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니 조직문화 물이 덜빠지고 눈칫밥이 덜 소화된 상태로 위에서 계속 갈굼먹고

그걸 애들이랑 마누라한테 풀었으니 이게 애들한테는 꼰대질이다.

한편 마누라는 그걸 밖에 나가서 푸는데 알바들은 어리고 룰대로 하는데 욕먹으니 억울해서 썰 풀고.

(물론 그 '김가장'들도 갑질을 하긴 한다. 그리고 그 세대 '마누라'들도 '김가장'처럼 조직문화에 치여 산 사람들도 꽤 많다.)

이 풀린 썰이 매스컴을 타면 '갑질'이란 이름으로 핫이슈가 된다.

'갑질''꼰대질'의 대표주자를 굳이 70년대생으로 잡은 이유는 이런 긴 사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시대 배경 얘기를 쭉 풀면 시대의 문제고, 또 하나의 '수직적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세대차이 라고 할 수 있겠다.

사이에 낀 당신들 잘못이라고 탓은 못하겠다.


하지만 이들은 귀가 너무 일찍 닫혔다.

 

김가장의 꼰대질트윗을 보면 그냥 귀막고 아아아아아 하는걸로 보일 때가 많은데, 꼰대질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젊은 세대가 근거나 논리를 가지고 맞받아치면, 반응은 제각각이나 주로 '어린놈이 감히'라는 말로 눌러버린다.

이건 전세대랑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이다.


뭐 이건 여러 부분에서 드러나는데, 현 집권당 선거 조작, 노란 리본,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스캔들 조작 의혹'......

증거도 없이 무조건 의심부터 하고 보고, 증거를 가져오는 이들은 블락한다.


그리고 70년대생들을 까고싶은 또 한가지 이유.

분명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말대답이라고 갈구면서 정작 자기들은 자기 윗세대에 대해 엄청난 반감을 가진다.

이건 위에서 잠깐 설명한 새누리당의 노장파들에 대한 반감만 봐도 이미 충분하다고 본다.


*혹시 '그럼 70년대생 고졸 이하는?'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쪽까지는 제가 어떻게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제가 빠져나갈 구멍을 하나 만들자면, 아까 말한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세대'의 부모 세대가

자녀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것은 성적이고 공부였습니다...


듣자하니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답니다.

그런데 이런 대학 진학률이 50세 이상에서 높을까요?

제 생각은 역시 전후 얼마 되지 않아서, 혹은 아직 3저호황이 오기 전에 20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대학 진학이 쉽지 않았으리라는 겁니다.

역시 가장 풍요로운 세대인 그분들 세대가 80% 진학률에 크게 이바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저희 세대는 높은 등록금이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지방대 갈 재원들도 기술습득 후 취업 직행을 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그래서 70년대생 중에 고졸 이하는 상대적으로 소수일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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