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앨범 리뷰나 해볼까-Love letters
2013.10.09 02:13
아무도 안보지만 이게 마지막 편이니 꿋꿋하게 올리고 자러갑니다
와 앨범을 받아서 뜯어본지 무려 11일만에 쓰는 리뷰가 되겠네요
저도 참 쓰레기...
지난 앨범 리뷰에서 빠진게 뭔가 생각해보니 '총평' 부분이 빠졌더군요. 깊이 반성하고 이번엔 넣기로.
1. See You Tomorrow
개인적으로 1번트랙부터 들으면서 '이번 앨범은 왜 이러지?'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도입이라고 하기에는 흥미를 제대로 끌지도, 이번 앨범의 주제를 알려주는 느낌도 그다지 주지 못하는 노래라고 하면 될까요.
아키 특유의 발랄함/귀여움이나 CHEEKY에서 보여준 멜랑꼴리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말이죠.
다만, 가수로서의 '토요사키 아키'가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가졌는지는 확실히 표출해 준 노래입니다. 의외의 파워와 성량을 보여줍니다만...
지나칠 정도로 이질적이기도 하고, 이런 노래를 도입에 쓰다니요.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하는게 좋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그 가수가 가진 개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얘기이고,
설령 가수의 개성을 약간 묻어버리는 시도를 하게 될 경우에는 적어도 그 앨범 중간이나 후미쯤에서 해줘야죠.
첫 곡만 듣고 '내가 이 가수 노래를 듣고 있는게 맞나' 라고 의심하게 만들면 안된다 이겁니다.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된 애매하고 미묘한 노래.
2. music
음... 영국맛이란게 이런 것인가요.
이런 싱글 타이틀이었습니다만... 역시 미묘...
뭐 나쁘지 않은 곡입니다. 그런데 밋밋해요. 이거다! 하는 임팩트도 없고 첫 곡 때문에 이 곡도 묻혀버리는 느낌이 들어요.
고음 처리 부분에서, 스튜디오 앨범인데도 힘겨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착각일까요.
크게 할 말은 없습니다. '장르는 팝, PV도 영국풍으로 냈다'고 하는데 전작에 비해 3천장 정도 하락한 초동이 보여주듯
팝 가수로서의 토요사키 아키는 별 거 없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3. CHEEKY -clover mix-
이 앨범리뷰 시리즈의 첫번째 리뷰가 CHEEKY였죠.
아키쨩이 부른 노래 탑 5안에 넣고 싶을 정도의 노래입니다.
저는 CHEEKY를 처음 들었을 때, 2집 앨범에 들어간 노래들이 다 이런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집에 비해 무거워지고, 좀 더 <나를 찾아서> 라던가, 홀로서기 같은 느낌의 노래들이 모여있을 거라고...
곡 자체 뒤에 '클로버 믹스'라는 문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노래는 리믹스버전입니다.
그런데 리믹스 자체도 아주 만족스럽게 된 것이, 기계음으로 믹싱을 하거나 한게 아니라
단지 원곡보다 악기의 비중을 줄이고 아키 본연의 목소리를 좀 더 늘려주는 식으로 믹스를 한겁니다.
아키의 매력을 잘 살려주는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한 층 더 살려준 곡이 바로 클로버믹스 CHEEKY였습니다.
4. さすらいの迷える仔猫
길을 잃고 방황하는 아기고양이... 아키의 귀여운 면을 잘 드러내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역시 귀에 딱 꽂혀 들어오는 '이거다!' 하는 곡은 아니에요.
들어보니 뭔가 애니메이션의 타이곡인거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그냥, 아기고양이의 모험입니다. 집을 나가고 길을 헤매며 배고픔과 추위에 쓰러져가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요.
노래도 발랄합니다. 멜로디 라인도 1집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
5.ただいま、おかえり
미묘하네요. 이 노래는 어떻게 표현해야될까...
이번 앨범은 1집보다 인상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노래들이 많아졌습니다. 음...
평범하게 따뜻한 느낌의 노래.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그저 차분하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불안하지도 않은.
치유하기 좋은 노래네요.
6.パタパ
시작부분부터 좀 특이하게 전개하는데,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은 노래입니다.
제가 미도리로 음영을 넣은 건, 저는 好 쪽이었다는 얘기겠죠?
개인적으로 아키쨩의 목소리로만 표현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전자기기를 쓰지 않고, 순수히 자기 목소리로만 낸 소리임에도 독특한 음색을 보여주죠.
7. LiLi A LiLi
새로운 시도를 제대로 보여준 노래이자, 이 노래도 도입이 특이한 노래입니다.
전자음을 최대한 배제하고도 전자음처럼 들리게 할 수 있는 '아키로이드'의 위력이 드러나네요.
물론 저기선 전자음을 썼을지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성우 앨범에는 EQ조작같은 짓을 잘 하지 않습니다.
성우는 목소리가 생명, 즉 자기 목소리로 팬들을 끄는 것이기 때문에 목소리 조작은 판매 저해요인이 되겠지요.
노래 내내 아키만의 음색으로 음침한 목소리를 내며 (오그라드는) 나레이션까지 넣습니다만...
그래도 꽤나 잘 어울립니다. 분위기도 신비스러운데다가 목소리도 신비스러운 숨소리(...) 비슷한것까지 들어가요.
치하야 메구미에 가까울까요? 아니라면... 음... <여름색 기적>의 타마키 린코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가사를 찾아봤는데 가사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에요.
사랑하는 남자가 떠나가고, 그를 잃은 슬픔에 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고 싶어하는 실연당한 여자...
아... 설마... 톰핵...?
http://blog.naver.com/ootani0818?Redirect=Log&logNo=50180355824 가사
8.シロツメクサ
아키쨩 솔로 앨범으로 낸 곡들 중에서 제일 처음 들어본 노래입니다.
그래서 미도리로 칠했는지 모르겠지만, 노래 자체도 꽤나 완성도 있는 노래입니다.
노래 자체는 좋아요. 좀 평범하고 밋밋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들으면 제대로 힐링(...) 되는 노래입니다.
따뜻함, 치유받는 기분, 상냥함, 평안. 이런걸 찾으려고 아키 노래 듣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플립플롭보다 이 싱글이 더 나았던 것 같은데, 역시 톰핵 동거설 이후 하락세였던 게 결정타였을까요.
역대 싱글 중에서 위클리 순위가 가장 낮은 20위였답니다. 7669장. 물론 CHEEKY보단 잘팔렸어요.
9.フリップフロップ
음... 이 노래는 좀...
일단 전 이 노래 싱글나왔을 때 자켓도 마음에 안들었고, 아키 얼굴이 좀 상했네 하는 느낌도 받았고.
곡 자체를 들어보니 이 곡도 '새로운 시도'를 한 곡들 중 하나입니다만... 미묘...
발랄하지도 슬프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후와후와 날아오르지도 않으면서 인상이 딱히 그려지지도 않는 흐릿한 노래...
10.リンゴのせい
아키로이드 No. 2. 이걸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도입이 락이라 좀 놀랄 수도 있을텐데, 걱정 마십시오. 우리의 아키로이드는 그로울링 같은거 하지 않아요.
노래 자체도 귀여워요. 개인적으로 아나타와 쟈스티~스 하는 부분이 너무 귀여워서 미도리로 칠했습니다.
11.オリオンとスパンゴール
이 노래도 새로운 시도를 했네요. 이번 앨범들어서 아키쨩이 락 풍의 노래에 발을 들여놓는 경우가 좀 있네요.
그런데 의외로 괜찮아요. 이 노래도 1, 2집 통틀어서 몇 안되는 '아키쨩 본연의 목소리를 내는 노래' 입니다
물론 뒤에 들어가는 코러스 녹음은 만든 목소리로 녹음한 것이지만, 적어도 메인 멜로디라인은 아키의 원래 노래목소리입니다.
아키 노래 맞나 싶을 정도로 갭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게 매력이죠, 성우 솔로음반이라고 한다면 역시.
12. true blue
제목 그대로 청산가리 먹고 바다에 빠져 진짜 퍼런 시체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우울의 아우라를 내뿜는 노래입니다...
누구의 얘기일까 싶을 정도로 심해에 빠져드는 분위기... 지금껏 발랄하고, 귀여운 목소리의 아키, 평범하게 노래하는 아키를 생각하고 들으면
다른 사람의 앨범으로 갑자기 넘어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로, 한층 가다듬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아키를 발견하게 될겁니다.
이 노래도 좋아서 가사를 찾아봤더니... 상실의 슬픔에 대한 노래더군요.
'잃고나서 처음, 진짜 <소중함>에 깨닫게 돼.' 라는 내용의 가사, 마지막의 I need blue, I know blue...... 누구의 얘기일까요.
http://blog.naver.com/ootani0818/50180356023 가사
13. letter writer
시작은 12번 트랙의 뒤를 잇는 것 같지만, 도입이 끝나는 순간 밝아지면서 꿈나라 같은 노래가 이어집니다.
과연 타이틀 트랙 답네요. 다만 앨범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뭐 워낙 앨범 자체가 다양한 아키쨩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클라이막스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고, 아주 가볍지도, 그렇다고 지나칠 정도로 진중한 노래도 아닌 그 중용의 미덕을 지키는 노래입니다.
가사 내용도 단순한 사랑놀음도 아니고, 일상 속의 장난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오한 철학을 지닌 것도 아닌, 새로운 시작을 희망하는 노래입니다.
(물론 해석에 따라선 헤어졌지만 거자필반이라며 그대가 돌아오길 기다릴게... 라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http://blog.naver.com/ootani0818/50180356504 가사
참, 이번엔 뮤비 멍청도식 캡쳐가 없으니 그냥 <letter writer> 뮤비만 리뷰할게요. 간단히.
진격의 거인 이후라 그런지 아키를 거인으로 상정한 듯한 배경이 재밌네요.
이번에도 아키쨩의 PV에는 아키쨩 혼자뿐입니다. Dill 이후에는 아예 나홀로 뮤비만 나오네요.
총평...
1집 리뷰때는 안 썼는데... 2집 리뷰를 쓰다보니 확실히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집은 아키의 매력을 보여드립니다! 라며 매력을 최대한 끌어다 쓰면서 밝고 발랄한 일면만을 어음찍어내듯 마구 팔아서 2만장을 넘겼지만
2집은 1집에 비해 '성우로서의 아키'를 팔아먹는 쪽보다는 가수로서의 아키쨩 본인 목소리를 제대로 내도록 하는 곡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시도도 많이 늘어났고, 1집에 비해서 노래의 분위기나 내용도 진중하고 심각한 방향으로 점차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굳이 말하자면 2집은 1집에 비해 '상실' '홀로서기' '나 찾기' 라는 세 키워드가 좀 더 강조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나 머릿속이 꽃밭일 순 없고, 소녀의 감성만을 가지고 살 수는 없잖아? 라는 듯이, 이제는 한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기쁨,
혹은 슬픔이나 고뇌를 어느 정도 표현해 준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앨범은 이 리뷰만큼이나 인기가 없어서 첫 주 위클리가 13위, 초동 판매량으로는 1집의 절반도 못팔았더군요. 첫날 데일리는 7위로 좋았는데.
음반계에 불황이 온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아키는 오와콘인가 하는 서글픈 생각도 드네요.
2집의 추세로 볼 때 3집때는 왠지 true blue같은 분위기의 노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게 안됐으면 하는데...
P.S
졎밥같이 다른 컴퓨터에서 제가 올린 이글루스 직링크 사진이 보이는지 안보이는지 확인도 안하고 글을 올려놓고 잘났다고 좋아했네요.
어차피 앨범 평가에 졎도 필요없는 내용이니 삭제하겠음. 보고싶으신 분은 제 이글루 moehoukago.egloos.com 오시면 볼수있음.
앞으로 리뷰는 글로만 써야겠네요. 어차피 앨범 리뷰는 앞으로 아키 3집 정규 나올때까지 안쓰겠지만.
아니, 써도 아무도 안읽잖아 애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