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도미네이터
2012.11.09 20:30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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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나게 보는 작품이 많아 행복함.
사이코패스에 화두가 되는 것이 시빌라시스템과 사이코패스계측, 그리고 집행도구인 도미네이터.
매화 이것들에 대한 떡밥을 던저주는게 입질이 찰짐.
1화즈음에 도미네이터의 2단계 집행모드인 리셀 엘리미네이터 - 배제 의 작동방식 연출에 대한 예기가 있었지.
쓸데없이 잔인한거 아니냐고. 우로부치 X놈.
근데 우로부치는 개놈은 개놈인데 미친개임. 뭐가 미쳤냐믄 자기나름의 기준에 따라 일을 벌이기 때문임.
일반의 기준을 벗어나 자신의 기준을 관철한다라는게 작중에 등장하는 범죄의 정의에 한없이 가까움.
(사실 난 우로부치에 대해 잘 모름. 그냥 마마마,페제 애니판을 봤을 뿐임.
ㅅㄱ 큰애부터 죽이고 작은앤 아껴뒀다 죽인다는것 정도?)
하지만 아무리 불합리한 기준이라도 그 기준이 있고 없고에 차이가 큼.
영화 쏘우를 보면 엽기적인 방식의 고문살인연출이 나오는데 이게 잔혹하게 느껴지는것이
단순히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룰이 적용된다는것임.
그 룰에 의해 피해자자신이 선택한 결과로 범행이 실행된다는게 핵심이지.
그 선택에 의한 결과의 참상보다도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번뇌가 잔혹의 기준이 되는것임.
흔히 지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지옥의 본네타라고 할수있는 성서에 이 지옥에 대한 묘사가 있음.
"영원토록 고민하는곳"
하룻밤새 고민해서 잠을 못잤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하룻밤동안의 지옥 체험을 한 샘이 됨.
즉 일련의 불합리한 룰에 의해 선택을 강요받는것 자체가 지옥의, 잔혹의 척도라고 할수 있음.
시빌라시스템은 이러한 고민에 이르는 과정을 생략해 주는 도구임.
지옥을 걸으면서도 자기 스스로 판단을 해야하는가, 고민 없이 시빌라시스템의 판정에 따르는가.
이에 대한 갈등이 본작 사이코패스의 주제.
사실 오늘 나온 화의 감시관이 형사로서의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범죄계수가 폭증했는데 테라피를 거부해서
결국 집행관으로 "합격"했다는걸 보고 마마마에서 마법소녀가 능력을 과도하게 쓰고도 소울젬세척을 안해 결국
마녀로 "성장" 한다는 매커니즘이 생각났음.
마법소녀가 되고 결국 마녀가 되는 모든 과정이 본인의 선택의 연속임.
선택과 룰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드는게 우로부치표 비극이 아닌가 싶음.
이제 부터 제목에 나온 도미네이터 얘기를 하겠음.
만약 도미네이터가 일반적인 화약식의 총기로 작동된다면 이런 문제가 있을수 있음.
오늘 나온 5화에서도 나오는데 제압이 아닌 배제판정이 떨어졌는데 빗맞아서 대상이 생존함.
근데 재사격하려고 하니까 그세 감쪽같이 범죄계수가 폭락해 배제판정이나 집행대상판정이 취하됬다면?
시빌라시스템과 도미네이터의 형평성이 논란이 될것임.
고민을 안하려고 만든게 시빌라시스템인데 사용에 고민을 할 상황을 만들면 본말전도.
따라서 배제모드시 한번에 확실하게 대상을 배제하는 방식이 필요함.
그게 본작에 나오는 리셀 엘리미네이터 모드.
설령 5화에서 처럼 빗겨 맞았다고 해도, 일반 총탄과는 피탄자가 받을 정신적충격의 급이 다름.
총탄의 경우 피탄자가 스스로 맞았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할 경우도 있음. 아예 관통해버려서 느낌이 없다던가.
도미네이터의 경우 그럴 염려가 없음. 확실하게 자신의 파멸과 죽음을 인지할수 있음.
그래서 한번 도미네이터에 피탄했을시 평정을 유지하고 범죄계수가 하락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
즉 - 한번 내려진 배제판정이 취하될 일이 없어짐.
한번 내려진 판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는게 시빌라시스템과 도미네이터의 매력인 관료주의적(행정적) 편의성.
이것이 우로부치가 본작에 깔아놓은 불합리하지만 절대적인 룰임.
주인공들은 그 룰 안에서 선택을 강요받는거고.
스스로 생각하며 지옥을 맛볼것이냐 생각을 멈추고 편해질것이냐.
5화에 인터넷이야기가 나옴.
인간의 사회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도구로서의 인터넷이
진짜로 인간의 사회성을 강화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
이것은 인간의 범죄를 합리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시빌라시스템이
정말로 범죄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짐.
정말 매화마다 적절한 썰을 풀어주는게 독자에 대한 친절이 돋보임.
그래서 결말을 짓자면 도미네이터 연출은 작중의 설정에 부합했다는것임.
언제나의 한줄 요약 : 우로부치 ㄱㅐㅅ...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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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s
2012.11.0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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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2.11.09 22:18
뭐 사이버펑크보고 그 안의 사상적인 흐름까지 읽어서 즐길 사람은 거의 없죠. 그냥 SF액션 장르일뿐.
다만 감독이 대중적 흥행작을 만든 경력이 있어서인지 예전의 사이버펑크류에 비하면 꾀나 친절한편이긴 합니다. -
미믹
2012.11.09 21:29
과연 우로부치가 정신적 충격같은 설정까지 고려했을지는 의문이지만..
대체로 정리 잘 돼있네
그리고 피탄당하진 않았지만 번복됐잖아 1화에서
빗맞았든 맞기 전이든 판정이 변하면 그 자체로 논란이 있지
그걸 앞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일 테고 -
사람사는곳
2012.11.09 22:16
원래는 번복될게 아니었죠. 아카네가 스스로 판단했다는 변수를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으니
행정적 관례상 문제는 안일어날 예정이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런 모순점이 앞으로의 이야기겠죠. -
언제나 많이 배워갑니다.
나이가 어려서인지 사이코패스같은 작품은 대강의 흐름을 잡기에도 버겁네요. -
사람사는곳
2012.11.10 04:35
흐어; 저도 시읏시읏님 올리시는 글 보면서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하면 비웃음 살진 모르겠는데 각각의 시대엔 시대상이란게 있습니다.
감성이라고도 하죠.
우리 부모님 세대의 감성과 그 시대상을 담아낸 고전가요를 우리세대가 완전히 따라가긴 어렵습니다.
사이코패스 같은 세기말 사이버펑크류는 8,90년대에 유행하던 시대물이죠.
따라서 2012년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은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이 작품을 감상할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냥 현재의 자신의 감성대로 감상하는게 최선이란 겁니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따로 이렇게 해야한다는 건 없는거죠.
각자의 다양한 감상방법대로 감상하고 서로 그걸 공유하는게 커뮤니티의 의의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감상 부탁드려염. -
베카별표
2012.11.10 01:18
사이코패스의 세계관에선 수색영장 들고와서 신나게 추격적하고 후둘겨패서 수갑을 채우고 끌고와서 심문실에서 취조하고 범인과의 술레잡기가 없다.
왜냐? 사이코패스 수치가 비정상인 놈이랑은 접촉 자체를 꺼리거든.
1화에서 나왔지? 사이코패스 오염이 전염된다는거
즉 얘들은 범죄를 Crime으로 본다기보단 Pandemic 같은거로 본다
그래서 나도 내 소중한 정신이 앓아누을까 무서워 사이코패스 오염이라는 병원균을 갖고있는 보균자, 감염자를 즉시 제거해버리는 거다.
그래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죽일놈도 인권챙겨주는 시대인데 이 세계관에서 범죄자, 사이코패스수치가 그리 심하게 오염되지 않아 갱생의 여지가 있어 스턴건을 맞는 정도일지라도, 에게는 인권은 개뿔 가차없이 제압하고 제거하는 걸보면 꽤나 재밌지않나싶어
과연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때, 시빌레시스템과 같은 제도가 있어야 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것인가?
웃긴건 그렇게 정신이 오염되는게 무서우면 드론들이나 풀어서 다 죽여버리지 그건 또 아니라는거지... ㅋ
감시관을 대신해서 열심히 정신오염되어주시고 더러운일 해주시는 집행관이 있다는 공안국 시스템 자체가 예능이다.
그리고 범죄가 사회의 악이라지만 범죄를 일으키는 요소를 '제거'하는게 옳은 것인가? 그것을 일으키는 요소의 주체는 결국은 '사람'인데
'사람'을 편익을 위해 존재하는 시빌레시스템의 그의 주인인 사람을 '배제'한다.
웃기지않아? 마치 사람이 기계다루듯, 도구다루듯 그냥 범죄자 죽여버리는거보면?
3화쯤에서 사람들 그냥 시스템에의해서 알맞은 위치에 직업배분하고 그런거보면 그냥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도시를위한 기계부품처럼보이고 그런다. -
starblazer
2012.11.10 01:47
따로 인력을 쓰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함미다. 이미 인간이 사회의 부품이 된 사회에서 기계가 해도 될 일을 인간이 하는 것에... -
사람사는곳
2012.11.10 04:10
확실히 얘네가 범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병원균보균자를 바라보는 의사같다고 느껴집니다.
역으로 지금 건강한 사람도 얼마든지 병원균에 전염되 잠재범 내지 집행대상이 될지 모르는거죠.
그런 의미에선 본 작품의 도시라는게 인간이라는 세균을 배양하기 위한 인큐베이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를 위한 인간의 부품화라는 차원을 넘어서요.
사실 진짜 도시를 위한다고 한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방해만 될뿐입니다. 일거리일뿐.
완전무인화가 도시로서의 기능향상에 더욱 부합됩니다.
위에 starblazer님 말씀처럼 일부러 인간에게 안시켜도 될 일을 시키는건 다른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도시의 목적을 인간을 위한 도구라고 본다면
개개의 인간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인생을 영유하게 하고 다른 인간을 관리하게 하고 하는것
전부 이 작품의 도시의 순기능입니다. 그러니까 불합리해 보여도 제대로 잘돌아가는 중인거죠.
결국 인간사회의 유지와 번영을 위한 도시라는 체계가 진짜로 순기능을 하고 있는냐란 의문이 생기는데
이는 시빌라시스템의 실효성이란 관점과 연결 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본작의 주요 스토리겠고요.
뭐 답은 이미 나온거죠. 그게 아니다란 답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앞으로의 재미겠습니다. -
베카별표
2012.11.10 01:20
우로부치는 아무래도 이러한 부조리하고도 아이러니한 상황에 착안해서
그러면 정신적으로 매우 퓨어한, 더러운 생각을 일체 안하는 사람이 범죄자들과 접촉하면서 정신적으로 오염되고 타락해가는 과정은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사이코패스 각본을 써내려갈꺼라고 나는 생각해
그리고 분명 히로인은 멘붕하고 병크 터트리고 죽겠지
난 우로부치의 그런 작중의 온실속에 자라난 화초같은 인물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더라. -
사람사는곳
2012.11.10 04:41
전 페제로 애니판 1쿨 마지막 부분에 그 살인광? 청년이 캐스퍼에게 신의 사랑을 설파하던 장면이 굉장히 인상에 남습니다.
지옥도에서 신에 대한 찬미가가 울려퍼지는 광경이 우로부치의 감성이 아닌가 해서 말이죠. -
베카별표
2012.11.10 01:24
그리고 도미네이터에 대해서 바르게 이해한듯
그거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랬으면 사이코패스가 오염되서 범죄자가 됐겠지 -
starblazer
2012.11.10 01:34
지금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비약일거 같은데요...
이후의 진행이 글에서 말씀하신대로 스스로 생각하고 지옥을 맛볼 것이냐, 생각을 멈추고 편해지느냐' 하는 이 주제를 드러내는 사람과 그 핵심 에피소드가 신야와 그 흰머리와 신야가 집행관으로 강등당하게 된 그 미제사건이 아닐까 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나아가서는 시빌라 시스템이라는 기술로 시민의 삶을 국가에서 결정하고, 시민의 사고까지 실제로 통제하고 있는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로부치 작가의 성향과 마마마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도 이견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지난 마마마에서 비록 진부한 내용일지라도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했던(사야의 노래,페제 같은 전작에서는 정말로 '미친개'였죠. 메세지가 있었지만 적어도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작가의 노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사이코패스는 더 기대가 됩니다. -
사람사는곳
2012.11.10 04:18
저도 기대가 됩니다.
공개된 미디어에서 나온 내용이니 네타가 아닐거라 생각해서 말씀드리자면
사이코패스 애니라지에서 언급된 것인데 제작스탭쪽의 정보로서
"감동의 피날레가 준비되 있다"
"총감독이 완성된 극본을 다 읽고 눈물을 흘렸다"
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작품의 결말에 제대로된, 공감할수 있는 메세지가 있으리라 기대중입니다.
예전 마마마 때의 우로부치가 개인트위터로 날려대던 언플하곤 다르게 주변스탭쪽의 정보니 믿어보려고요.
그당시 우로부치는 마마마는 절대로 비극적인 내용이 아니다, 자신은 새사람이 됬다, 믿어 달라고 드립을 쳤었죠.
그리고 마마마를 감상한 전 세계인이 우로부치 ㄱㅅㄲ를 외쳤지요. -
古戸ヱリカ
2012.11.10 18:52
얼마나 관리하기 쉽고, 합리적인 사회인가... 개인의 의견과 희망을 다 존중해줄순 없을 뿐만 아니라, 취조와 검문등의 비인도적인 행위로 통치하는 건 체계화되고 문명적인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명사회에 걸맞게 모든 사람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사람들에게 제시된 가장 행복한 길(사람들은 이게 진정으로 행복한 길인지 의심의 여지도 못갖고)을 걷게 만듬으로 국가에 대한 반감을 최소화시킨다.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에 대한 '반감이나 범죄지수'까지 관리하여, 자칫 국가와, 사회의 암이 될 인간들을 수치화된 값에서 초과치만 도려내어 관리한다. 더 이상 고민을 할 필요 없는 신세계...
라는 세계관을 만들고 잘근잘근 쳐부셔주시는 우로부치 성님의 필력은 레알 ㅎㄷㄷ
이게 진정 나만이 할 수 있는 길인가, 정말로 행복한 길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감시관으로 취직한 이 여자도 곧 쫒기게 될 걸 생각하니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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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로부치가 하고싶은건 뭐같은 세상에서 인간들이 할수있는 무언가를 자기 나름대로 보여주는것이군..
하지만 이걸 보는 모든 사람들이 그 의중을 파악하고 오 이건 정말 좋은 작품이다! 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어려운거같음..